▲오마이뉴스 권우성
이 후보의 어감이나 표정, 그리고 자세는 지극히 부자연스러워졌고 갑자기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유권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이회창 후보가 두아들 병역면제에 대한 심적부담 때문에 받는 심적 압박의 강도가 대단히 치명적이라는 것을 실사구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길종섭 앵커가 이 후보 두 아들 병역문제에 대해서 국민들이 아직도 많은 의혹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특검제를 도입해 수사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대단히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중언부언하면서 '이제 그만합시다'라며 손사래를 칠 때의 이 후보 모습는 떳떳치 못했고, 그러한 이 후보에 대해서 특검제도입에 대한 가부간의 확답을 얻어내지 못하고 은근슬쩍 넘어가는 패널들의 모습은 후보검증의 떳떳한 자세로는 보여지지 않았다.
이어서 진행된 이 후보의 경제분야 모두발언과 김광석 패널의 주택문제 질문이나 박찬숙 패널의 하이닉스 문제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는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답변진행 순간은 이 후보에게는 악몽이었다. 이 순간은 이 후보 검증토론의 평가에 결정적인 순간이었는데 이 후보가 머뭇거리고 수치에 혼란을 느끼며 망설이는 모습이 시청자들이 느끼기에는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이 후보에게는 길고긴 고통의 터널이었을 것이다.
이 후보는 주택관련 문제와 하이닉스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사전에 정확한 수치와 대응논리를 준비했을 것이다. 하지만 길종섭 앵커의 두아들 병역문제와 관련된 신상문제 질문에 이 후보가 내면적으로 사전준비된 토론쟁점들에 대한 체계적인 사고의 붕괴와 심리적인 혼돈을 통해서 패널들의 질문에 동문서답형식의 머뭇거림으로 일관하지 않았나 하는 평가를 해본다.
그 이후부터 이 후보의 답변은 일관성을 잃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후보의 아들 병역면제에 대한 이후보의 심리적 부담이 패널들의 우호적인 협조(?)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검증토론회의 평가를 하는 시청자들에게 결정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데 기여를 했다.
이회창 후보가 후보자들간 합동토론회를 꺼리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것 같다. 그리고 이 후보 검증토론이 후반부로 갈수록 이 후보의 체력의 열세가 나타나지 않았나 하는 평가를 해본다. 이 후보측은 후보검증 토론시간을 심야시간대가 아닌 초저녁이나 낮시간대로 조정해서 참여하는 것이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견이라도 주장하는 후보자가 피곤하게 보일때는 보고듣는 시청자들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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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토론회인가, 초청 '간담회'인가? 후보 · 패널 적극성 결여 '실패한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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