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들교회 어린이 풍물패의 추모공연박현주
베트남 전쟁 때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참회하는 노래 "미안해요, 베트남"을 약간 개사한 곡이다. 30년 전 한국인은 아무런 원한도 없고 싸울 이유도 없는 베트남 땅에서 양민을 죽이고 짓밟았던 비극을 만들었다. 피의 대가는 미국에게 현금으로 지불받았고 그 돈은 경부고속도로를 뚫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그 일을 잊었지만, 그 땅에 살던 사람들은 아직도 그 비극의 날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그리고 30년 후 그들의 자손들은 가난을 벗어나려 한국땅에 왔다. 3D업종에 종사하면서 갖은 멸시를 받으며 이 나라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응아의 죽음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모순덩어리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여러 개의 단어들이 떠오른다. 제국주의, 남성우월주의, 천민자본주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 약자에게 가하는 자연스런 폭력...
2년전 응아의 영정 앞에서 흐느끼던 베트남 노동자들과 외노모임의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이 가만히 떠오른다. 연락을 받고 급하게 달려간 병원, 처참한 모습, 동료노동자들과의 대담, 죽음의 원인을 밝히려는 노력, 회사와의 싸움, 공장 안에서의 추모제.... 늦가을의 찬 비가 흩뿌리는 잿빛하늘 아래에서 눈물 흘렸던 우리들.
응아의 죽음 후 빈들교회와 대전지역외국인노동자를 위한 모임(외노모임)에서는 응아의 고향땅에 복지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여러 차례 베트남을 방문하였다. 필자는 외노모임 일행과 함께 지난 3월, 고향 땅에 묻힌 응아의 묘를 찾아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