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챌 커뮤니티의 유료화를 선언한 전제완 대표이사오마이뉴스 남소연
프리챌 천천천 서비스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질문이나 의견이 쏟아지고 있지만, 어느 직원 하나도 답변을 달지 않는 등 무성의한 서비스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얼마 전에는 프리챌 측이 커뮤니티 활동 보상지수를 10~300원 정도로 책정하고 이 돈을 볼모로 커뮤니티 폐쇄를 못하게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원성을 사고 있다.
이러한 면은 전혀 짚어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문화일보는 지난 6일자 보도를 통해 112만개 커뮤니티가 단순히 110만개로 줄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또한 이 기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사가 6만 개의 커뮤니티 예약 서비스에 대해 프리챌의 입장을 그대로 옮겨 긍정적인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프리챌이 예상한 유료화 동참 최저수준은 현재 112만개의 10%인 11만개, 하지만 유료화를 딱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서도 6만 개의 커뮤니티만이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그 중에서는 현재 유료 예약을 취소하기를 바라는 이용자도 상당수이다. 이러한 사실은 전혀 보도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보도가 단순 현상나열에 그치고 있다. 유료화 찬성이나 반대 논쟁에 임하는 네티즌들의 태도에 대해 지적하는 기사는 아예 찾아볼 수도 없었다. 이번 논쟁에서 일부 네티즌들의 태도는 비난 받아 마땅했다.
무조건 찬성형, 무조건 반대형을 비롯하여, 욕으로 일관하는 사용자, 돈내고 안내고의 관점에서만 입장을 피력하는 사용자, 회사 경영상태를 임의적으로 해석하는 사용자들도 상당했다.
또한 프리챌의 유료 부가 서비스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유료 서비스인 게시판 꾸미기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든지, 열린 커뮤니티를 지향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유료화 반대 커뮤니티는 로그인을 하지 않을 경우 조회조차 불가능하게 한다던지, 전제완 사장의 출신학교와 같은 사적인 부분을 물고 늘어지는 네티즌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모든 언론이 묵묵부답이었다.
게다가 많은 네티즌들은 다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클럽 역시 얼마 있지 않아, 유료화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연합뉴스 17일자 기사만이 이를 약간 언급하고 있다. 대부분의 신문이 업계의 이야기를 받아적기에 바빴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많은 신문들은 이번 사건에 앞서 대부분의 인터넷 유료화가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것은 업체의 입장에서 성공한 유료화일 뿐, 네티즌들의 입장에서는 부실한 유료화 서비스의 한 종류에 불과할 뿐이다. 언론이 인터넷 유료화에 대해 논하기 전에 그들의 시각자체가 그들의 독자이자 동시에 서비스 이용자인 네티즌들의 시각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편 매일경제, 내외경제, 머니투데이 등의 경제지는 일방적으로 업체의 얘기만을 받아적기에 바빴다. 경제지 답게 철저히 업체의 입장에서 사건을 보도했다. 네티즌들의 입장을 보도한 기사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대부분의 신문이 적어도 기사를 하나 이상 다룬 반면, 뉴스 기사의 연성화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방송사의 경우에는 단 한 곳도 이 문제를 다루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이 기간 흔한 기사거리인 인터넷 중독 등의 부정적 기사 거리와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는 긍정적 기사 등 새로운 사실이 아닌 기사만을 반복하여 내보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일부 연예프로그램의 다시보기 서비스의 유료화를 시작한 서울방송을 비롯하여, 문화방송과 한국방송 역시 유료화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 회사에 민감한 기사는 아예 취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여진다.
일부 인터넷 신문들이 기자회원이 만들어가는 신문의 특성을 살려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한 것에 비하면 기성 언론들이 보여준 보도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단순 사실의 나열과 업계의 입장에서만 보도하는 태도는 상류층을 대변한다는 신문이나 서민을 대변하다는 신문이나 별반 차이가 없고, 메인 뉴스에서 명품족, 부익부 빈익빈을 경계한다고 하는 방송사도 별반 차이가 없다.
인터넷 상에서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 문제가 제기된 지 상당히 오래 되었다. 이번 유료화는 기본 서비스의 유료화라는 점에서 부익부 빈익빈의 문제까지 제기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재미 위주의 단순 사건 나열식의 보도 내용은 지양되어야 한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인터넷 문화가 발달한 만큼 이제는 언론이 인터넷 문화에 대해서도 좀더 심도 있는 차원에서 다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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