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민주당사에 도착한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와 정대철 선대위원장이 꽃다발을 들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노 당선되면 정몽준, "당선자 특사 자격으로 미-북-중 방문"
회동 직후 정몽준 대표는 "노무현 후보의 승리는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하고 생각하고 또 국민통합21의 승리하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시간이 나는 대로 유세기간 중에, 또 선거 후에 노 후보를 자주 만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해서 인간적인 이해의 폭을 더 많이 넓힐 것"이라며 "노 후보가 앞으로 국정운영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첫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미력하나마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후보는 "오늘 이야기는 참 잘됐다"면서 "오늘 우리 이야기를 과거 정치협력 방식과 다른 새로운 협력 방식으로 '뉴딜(new deal)'로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옛날의 무슨 자리 나누고 밀약하던 것을 낡은 정치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와 같은 이해관계의 거래 없이 국민들에 대한 새로운 정치를 실천해보자고 해서 그렇게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해 "미국에서 오랜 세월 유학했었고 세계에 안 가본 나라가 별로 없지만 행정수도 건설로 기존의 도시가 손해를 봤다거나 집값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그런 선전은 악의적인 선전일 뿐이고 무지의 소치라고 본다"고 말했다고 이낙연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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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이 말한 '뉴 딜(new deal)'은 무엇인가
| | | 양당-정부 정례 당정협의회 개최 | | | 노무현-정몽준 13일 합의문 전문 | | | | 다음은 노-정 회동 직후 양당의 이낙연·김행 대변인이 발표한 합의문 전문이다.
합의문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는 13일 오늘 오전 회담을 갖고 후보단일화 정신에 따른 선거공조, 정책공조, 국정운영공조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1. 정몽준 대표와 노무현 후보는 낡은 정치의 틀을 깨고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한 단일화 정신을 재확인하고 이번 선거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2. 노무현 후보의 당선 시 두 사람은 5년간 국정의 동반자로서 끝까지 손잡고 나가면서 국정 전반에 공동 책임을 지기로 했다.
3. 노무현 후보 당선 시 두 사람은 초당파적 국정 운영을 통해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4. 국정운영 전반에 관한 논의를 위해 노 후보와 정 대표는 정례적인 대화를 통해 긴밀하게 대처해 나간다. 또 정책공조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양 당과 정부가 함께하는 정례 당정협의회를 개최키로 했다. | | | | |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가 13일 합의한 합의문은 모두 4개항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핵심은 5항이다.
두 사람은 5항에서 (1) 국정운영 전반에 관한 논의를 위한 노-정 정례 대화 (2) 정책공조의 효율성을 위해 민주당과 국민통합21, 정부가 참여하는 정례 당정협의회를 명시했다.
두 사람은 합의문에 '5년간 국정의 동반자' '국정 전반에 공동 책임' '초당파적 국정 운영' 등을 용어를 사용했다. 양당은 전날(12일) 2주간의 진통 끝에 정책 합의문에 서명한 바 있다.
두 후보가 말한 새로운 정치협력 방식 '뉴 딜(new deal)'이란 DJP 연대와 같이 대통령과 총리, 장관직 등의 '자기 몫'을 미리 정해놓는 형식이 아닌, 노-정 대화와 정례 당정협의회를 통해 양당간에 합의한 정책을 실현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후보와 양당은 일체의 이면합의나 자리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변인은 "오늘 정부조직이나 자리에 관한 논의는 일체 없었다"고 말했고, 김행 국민통합21 대변인은 "정몽준 대표도 공동책임이라고 말했지 공동정부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당이 이같은 정치협력을 모색하는 이유는 '자리 나눠먹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차단 '새로운 정치 실험'이라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겉으로만 정치개혁, 속으로는 밀실야합"
한나라당은 대선 막판에 우려하던 노-정 본격공조가 현실화되자 즉각 "밀실야합"이라며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서청원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11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양자간의 정책합의는 두 사람의 공약을 누더기 꿰매듯이 얽어매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서 대표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합의는 권력 나눠먹기,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대체는 한반도 안보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것이다. 교육부 폐지 역시 국가공교육을 말살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정 대표가 후보단일화 토론에서는 노 후보의 공약을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언급을 회피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서 대표는 "정치개혁과 세대교체를 주장하면서 속으로는 밀실야합을 자행하고 나선 두 사람의 행태를 국민들이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남경필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노-정 공조 합의는 부패권력과 특혜재벌의 5년 연장에 다름 아니다. 일부에서는 노 후보에 유리하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현 정부의 실정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대변인은 "국민들이 '단일화 쇼'에 잠시 현혹됐지만,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 | "대한민국 첫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도록 도울 것" | | | 18일만에 이루어진 노-정 회동 현장 | | | |
| | | ⓒ오마이뉴스 권우성 |
13일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가 먼저 국회 본관에 도착해 현관에 나온 신계륜 민주당 후보비서실장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도착하자 두 사람은 양당 관계자 100여명의 박수 속에서 서로 덕담을 나누며 국회로 들어섰다. 지난 11월 26일 새벽 후보단일화가 성사된 이후 18일만에 만남이었다.
노 후보가 앞서고 정 대표가 뒤서서 회담장소인 2층 귀빈식당에 들어섰다. 두 사람이 포즈를 취하자 연신 카메라 후레쉬가 터졌다. 이미경 민주당 대변인이 "보기 좋습니다"라고 말하자 노 후보는 "실속도 있을 거예요"라고 답했다.
이어 노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통합21로 간 신낙균 전 의원에게 "신 의원님 오늘 옷 색깔이 아주 좋습니다"라며 덕담을 던졌고, 신 전 의원은 웃으며 "예, 좋은 날인 것 같습니다"고 답했다.
"실속도 있을 겁니다"
작은 원탁 회담 테이블에는 두 사람만 앉았다.
노무현 "그동안에 유세하고 바뻐서 연락도 자주 못드리고."
정몽준 "별말씀을. 전화 주셨는데, 저는 만나 뵙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연락을 안드렸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저희 집에 오셨다는데 제가 큰 실례를 한 것 같아요."
노무현 "저보다 우리 아내가 정 대표님 인상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몽준 "하하."
이어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약 50분 후 회담장의 문이 열렸다. 회담장 안에는 노-정 후 사람과 회담 말미에 호출을 받고 들어간 이낙연·김행 대변인과 신계륜 후보비서실장 등이 있었다.
정몽준 "노무현 후보님의 승리는 우리 국민 모두의 승리라고 생각하고 또 우리 국민통합21의 승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제가 노무현 후보님을 자주 못 뵈었는데, 앞으로 시간이 나는 데로 유세기간 중에, 또 선거 후에 자주 만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해서 인간적인 이해의 폭을 더 많이 넓히겠습니다. 노 후보가 앞으로 국정운영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첫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미력하나마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노무현 "정몽준 대표는 이번 선거에 공조할 뿐만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제가 모자라는 많은 부분에 대해서 계속 협력해서 도와주시기로 약속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국정 전반에 관해서 정례적인 대화를 통해서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국정에 대해서 함께 책임져 나가는 자세로 협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참 잘됐습니다.
오늘 우리 이야기를, 옛날의 무슨 자리 나누고 밀약하던 것을 낡은 정치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와 같은 이해관계의 거래 없이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를 실천해보자고 해서, '뉴딜(new deal)'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과거 정치 협력 방식과 다른 새로운 협력 방식을 창조해 나간다, 그래서 '뉴딜'로 이름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정몽준 첫 공동선대위 회의 주재...민주당사 8층 정몽준 집무실 마련
노 후보와 회동을 마친 정 대표는 곧바로 통합21측 인사 20여명과 함께 민주당사를 찾았다. 1층 로비까지 나온 정대철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의 마중을 받으며 4층 대회의실로 올라간 정 대표는 명예선대위원장으로서 처음으로 공동선대위회의를 주재했다. 지금까지 회의를 주재했던 정대철 공동선대위원장은 정 대표 왼쪽에 나란히 앉았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큰집으로 이사를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땅! 땅! 땅!
정 대표를 중심으로 왼쪽 자리에는 민주당 관계자들이, 오른쪽 자리에는 국민통합21 관계자들이 앉았다. 정 대표는 "거룩한 사명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며칠 남지 않았지만 멋있는 선거운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힘찬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회의가 끝난 후 정 대표는 정대철 위원장과 손을 잡고 8층 명예선대위원장실로 올라갔다. 민주당에서 마련한 정 대표의 방에는 책상 위에 미리 준비된 장미 꽃다발이 놓여있었고, 의자 뒤에는 '꿈은 이루어진다'고 씌여진 붉은 스카프가 묶여있었다. 이 방은 원래 부산에서 거의 상주하고 있는 신기남 정개추위 본부장의 방이었다.
김원기 민주당 고문은 "의원들이 정 대표를 서로 수행하겠다고 해서 고민이다"고 덕담했고, 이미경 대변인은 "전에 내가 (정 대표에게) 불편한 논평을 냈더라도 잘 봐달라"며 웃었다.
국민통합21 전성철 정책위원장과 김행 대변인은 2층 기자실로 내려와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하며 악수했다.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이 대선을 6일 남겨놓고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순간이었다. / 이병한 박수원 기자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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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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