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24%, 최대 취업 걸림돌 '외국어 실력'

올해 취업실패 원인 "자신의 탓도 있지만 외부요인도 커"

등록 2002.12.27 11:13수정 2002.12.2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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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는 인재채용 기준으로 적극성이나 실무능력을 꼽고 있는 반면 취업에 실패해본 경험이 있는 구직자들은 미취업의 가장 큰 원인으로 '외국어실력의 부족'을 꼽고 있어 취업의 당락을 결정짓는 채용기준에 대한 기업과 개인의 시각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취업사이트 파워잡(www.powerjob.co.kr)이 지난 18일 부터 23일까지 6일 동안 구직자 1268명을 대상으로 '올해 미취업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구직자 4명 가운데 1명 꼴인 310명의 구직자가 '외국어실력 부족'을 미취업의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이같은 결과는 올해에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어에 능통한 구직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실제 적지 않은 취업준비생들이 구직활동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한 외국어능력이 취업에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 한해 삼성 SK LG 등을 포함한 몇몇 대기업의 경우 채용과정에서 ‘외국어성적 우수자에게 가산점을 주겠다'고 발표하는 등 채용에 있어 ‘토익’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외국어능력에 대한 구직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은 증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특별히 외국어능력을 중시하는 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의 경우 대부분 외국어 능력보다는 실무능력이나 적극성 또는 장래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외국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에만 치우칠 경우 정작 기업에서 요구하는 실질적인 채용기준에 소홀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파워잡이 지난 상반기 기업 인사담당자 10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인재채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적극성(27.7%), 성실성(11.8%), 직무능력(11.4%) 등의 순으로 조사돼 외국어실력을 미취업의 원인으로 꼽은 구직자들의 시각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아울러 학력이나, 학벌, 연령, 성차별 등의 취업차별을 올해 미취업의 주요원인으로 꼽은 구직자들이 21%를 차지해 기업들의 보수적인 채용관행은 올해에도 여전히 미취업자들의 발목을 붙잡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력이 취업에 걸림돌로 작용해 올해 일자리 마련에 실패한 구직자들도 17%에 이르러 대졸 신입자들의 경우 더더욱 취업 문턱 넘기가 힘겨웠던 한해로 기록됐다.

외국어능력과 함께 실무능력 역시 취업의 보증수표임을 입증하듯 올 한해 실무능력이 부족으로 취업에 실패했다고 응답한 구직자는 11%를 차지했으며, 경력 부족을 미취업의 원인으로 꼽은 구직자들은 17%에 이르렀다. 실무능력과 경력을 중시하는 기업들의 채용기준 때문인지 올해에는 실무능력을 쌓기 위해 '무보수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력 쌓기' 등 보다 적극적인 구직활동에 나서는 구직자들도 눈에 띄었다.


한편, 실무능력이나 경력 부족 등 미취업을 자신의 능력 탓으로 인정하는 구직자는 전체의 57%에 이른 반면, '취업운이 없었다'거나 '일자리 부족 및 취업차별'등의 외부요인으로 돌려 생각하는 미취업자들도 43%에 이르렀다.

파워잡 정철상 본부장은 "지원하고자하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주요 채용기준에 미흡했던 점이 곧 미취업의 원인과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취업을 위해서는 기업이 요구하는 기준에 부족한 점들이 무엇인지 알아본 후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갈 수 있는 성실한 노력이 요구된다"며, "외국어능력의 경우 모든 기업이 외국어 능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필요없이 외국어능력에만 매달려서 실제로 기업에서 요구하는 실무능력을 겸비하지 못해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파워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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