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딸과 함께 찿은 겨울 석남사

눈 구경은 못했지만 두 사람은 너무나 즐거워 하였다

등록 2002.12.30 14:33수정 2002.12.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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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마지막 일요일.

마지막 휴일 나들이를 하자는 아내의 제안에 가족이 가까운 석남사를 찾기로 하였다. 공부를 한다는 아들 녀석은 따돌리고(?) 우리 셋은 차를 타고 언양 방면으로 차를 돌려 언양 인터 체인지에서 24번 국도로 차를 달렸다.

약 20km 정도 되는 짦은 거리였지만 휴일이고 날씨가 따듯해서 인지 많은 차들 때문에 약 1시간이 걸려서 석남사 주차장에 차를 댈수가 있었다. 절 입구에서 대웅전까지는 약 1km 가을에 왔을 때에는 떨어진 단풍잎과 솔가지로 인하여 콘크리트 바닥이 푹신하였는데 겨울에는 왠지 을씨년스럽기만 한데 그것에서 아내와 딸은 함께 포즈를 취한다.

a 석남사입구

석남사입구 ⓒ 전병윤

절 입구에 다다르자 계곡에는 약간 살얼음이 얼었지만 아직은 겨울의 맛이 나지 않는 듯 물은 흘러내리고 있었다. 돌다리를 건너 절 안으로 들어가 대웅전에서 참배를 하였다.

석남사는 영남의 알프사란 가지산 동쪽 석남사골 함수 지점에 자리하였으며 신라 헌덕왕16년(824) 도의국사가 개창한 선찰로 비구니들이 수도하고 있으며 보물 제369호로 지정된 도의국사 사리탑인 8각 원당형 부도와 1973년 스리랑카 스님이 불사한 부처님 진시사리를 봉안한 3층석탑(유형문화제22호)이 있다.

주변의 맑은 물과 짙은 숲은 가을이면 단풍닢으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a 석남사다리위에서

석남사다리위에서 ⓒ 전병윤

절을 내려오면서 딸에게 물었다, 어떤 소원을 빌었냐고. 딸아이는 피식하는 웃음으로 답을 대신하였다. 겨울의 산사는 봄의 향긋함과 가을의 화려함은 없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의 마음을 다듬기에는 참으로 아름다운 곳 같았다.

내려오는 길에 저멀리서 목탁 소리와 풍경의 청아한 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먹기 위해 절 주변에 있는 산채 비빔밥 집에 들렀다.

안의 모습이 시골 집 같이 따듯하고 정감이 가는 곳이었다. 벽 면에는 한 해를 마감하는 아쉬움의 글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아름다운
글들이 벽면 가득히 메워져 있었다.

a 석남사에서 아내와 딸

석남사에서 아내와 딸 ⓒ 전병윤

우리 가족도 촛불에 불을 밝히고 서로의 건강과 한 해를 반성하는 글들을 남겼다.

"아내여
올 한 해도 우리 가족을 위해 힘쓴데 대해 고맙소
당신의 자그마한 몸이 이 가지산 보다도 더 높고 더 아름답게
보임은 왜 인가요
그것은 당신이 우리가족을 사랑함이 아닐런지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오"

식사를 마치고 마당에 놓여져 있는 군불 속에 고구마를 구우면서 새해에는 우리 가족 모두 열심히 하자는 맹세를 하였다. 뜻있고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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