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우리가 한다 ... 피해는 너희가 봐라

등록 2002.12.31 10:47수정 2002.12.3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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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개발 때문에 한반도의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조금만 돌려서 보면, 금방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북한이 핵무기 대신 전력과 경제동결해제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만 해결해 준다면 핵문제가 더 이상 문제가 될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다.

미국은 북한이라는 나라가 이 세상에 존재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건방지게도 미국에 덤벼드는 나라인 북한, 미국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는 정권인 김정일 정권이 이 세상에 버젓히 살아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전력과 돈 몇푼이면 해결될 문제를 전쟁까지 끌로 가려는 것이다. 전쟁을 통해, 이번 기회에 이라크와 북한이라는 골칫덩이를 단칼에 없애버리자는 생각을 부시는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전쟁으로 미국을 잃을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남북한의 전쟁은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의 군산복합체를 회생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다가, 중동과 아시아에서의 전쟁으로 석유값이 오르면, 석유회사의 주인 부시는 돈 방석에 앉을 것이다.

그런데, 전쟁으로 우리는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한다.

69만 한국군 특히 52만 육군의 땅개들은 미군을 위한 방탄조끼가 되어 수없이 죽어갈 것이며… 300만에 달하는 동원예비군들은 전쟁 2 ~3일전에 갑자기 징집되어 자신이 죽어가는 골짜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숨을 거둘 것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시설은 고철덩이가 될 것이며, 거미줄 처럼 엉킨 정보통신망은 마비되고, 고속도로는 피난차량 위로 쏟아지는 폭탄으로 거대한 공동묘지가 될 것이다.

우리 누이들은 또다시 미군 병사를 유혹하며 생계를 이어가야 하고, 내 자식들은 미군 부대 철조망에 매달려 '기브 미 쵸콜렛'을 애처롭게 반복할 것이다.

나는 전쟁에 반대한다.

어떤 사람들도 전쟁에 반대한단다. 그러나 나와 그 '어떤 사람들'과는 해결법이 다르다. 그 사람들은 전쟁을 막으려면 미국에 찰싹 달라붙어야 한다고, 그러려면 여 중생 두엇이 좀 깔려죽은 것 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며칠 전 중앙일보에 실린 국방대학원 교수 양반과 오늘 아침 전 OECD 대사라는 양반의 칼럼은 그들의 주장을 압축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쟁을 일으키려는 쪽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다. 북한은 가진 것이 거의 없다. 북한은 배고픔과 추위 속에서 자신을 지킬 수단으로 칼 한자루를 쥐고 있을 뿐이다.

미국은 이런 북한을 향해, 그 칼자루를 빼앗으려면 북한을 두들겨 패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들겨 맞던 북한이 휘두르는 칼에 맞을 사람은 미국이 아니고, 바로 한국이기 때문에 미국은 더 크게 '전쟁'을 외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리 마저 '전쟁'을 따라 외친다면, 그 결과는 더 말하지 않아도 자명하다.

전쟁은 막아야 한다. 전쟁으로 막대한 이득을 볼 미국과, 전쟁을 하든 말든 더 잃을 것이 없는 북한 사이에서, 전쟁으로 막대한 손실을 볼 우리가 말리지 않는다면 전쟁은 그들이 하고 피해는 우리가 볼 것이다.

마치.... 제 아들들은 군대 보내지 않은 모 대통령 후보가, 전쟁을 두려워 하면 안된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전쟁이 나면, 현역으로 동원예비군으로 개죽음을 할 우리가 막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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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전문 지식은 없습니다만 군에서 5년간 공보장교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군에 대한 자세한 것까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군의 공보체계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알고 있다고 자부하며, 일부 분야에 대해서는 군내에 지인이 몇사람 있습니다. 군사분야에서 좀더 활동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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