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권 남발, 제2의 IMF 부른다

등록 2002.12.31 14:53수정 2002.12.3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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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은 30일 각종 비리사건에 연루됐던 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과 김선홍 전 기아 회장, 강정훈 전 조달청장을 포함한 경제인, 공직자, 공안사범, 선거사범, 외국인 등 122명에 대해 31일자로 특별사면, 복권을 실시했다.

이번 사면은 어떤 명분도 없는데다 사면 대상에 대한 기준조차 없어서 한마디로 선심성 사면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밖에도 김대중 정부는 7차례에 걸쳐 운전면허 벌점 면제를 포함해 1037만여명을 사면조치했다. 이렇게 기준없이 남발되는 사면권으로 인해 발생되는 부작용과 국민의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고 있는 상황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제2의 IMF 위기에 대해 논해보겠다.

첫째, 이번 경제사범에 대한 사면은 IMF의 주범인 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과 김선홍 전 기아 회장과 대우사태와 관련된 대우임원진 9명이 사면되었다. 명분은 외환위기가 치유됐다는 이유로 사면대상에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사범들은 불법적 비자금조성과 기업자금 횡령과 뇌물죄 및 공적자금 유용의 죄를 지은 중대 범죄인들이다. 이들로 인해 우리나라의 IMF가 촉발되었고 우리 경제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기업은 부도나도 기업인은 잘 산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을 정부가 인정하고 손을 들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기업이 사업 잘 해서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뇌물과 횡령과 불법대출과 자금유용을 잘 해서 이윤을 남기는 것이 훨씬 똑똑한 짓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가르치는 것과 다름없다.

기업이 투명하지 못하면 기업의 이익은 사회의 이익으로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부정축재로 이어져 끝내는 기업이 파산하고 경제 전반적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둘째, 이번 사면에서 비리에 연루된 고위 공직자의 사면은 세풍(稅風) 사건 등에 연루된 배재욱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 전병민 전 청와대 정책수석비서관 내정자, 김영재 전 금감원 부원장보, 최일홍 전 체육부 차관 등 5명이다.

특가법상 뇌물수수로 불구속 기소된 김영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타이거풀스 관련해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일홍 전 국민체육공단 이사장이 이번 사면에 포함되었다. 이렇게 정경유착과 뇌물수수에 관련된 고위공직자들을 사면함으로써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묵인하게 되었다.

공무원들은 나라살림과 국민생활을 책임지는 공공의 책임을 진 사람으로서 가장 깨끗해야 하고 , 만약 잘못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사면을 남용하면 공무원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사면을 시켜주기 때문에 더 많은 불법을 감행할 것이다. 그러면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고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고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되어 국가경영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작년에 실시된 신용불량자 사면과 그 부작용을 들어보겠다. 작년에 실시된 신용불량자 사면은 IMF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들을 구제하는 차원에서 실시되었다. 그런데 막상 결과는 11월말 현재 신용불량자가 257만명에 달하고 경제활동 인구의 11%가 신용전과자가 됨으로써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신용불량자 사면을 해 주었더니 국민들은 언젠가 또 사면이 되겠지라는 기대로 또 다시 신용불량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신용카드 부채와 관련된 살인, 강도 등의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20-30대 젊은이의 파산선고가 급증하고 ,이른바 “ 명품” 에 대한 과소비와 수입급증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는 등의 부작용이 이루 말할 수 없다.

또한 가계빚(가계대출+ 미결제 물품대금)은 작년 말 341조7천억원에서 지난 11월말431조원으로 무려 90조원(26%)이나 증가했다. 지난 9월말 기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로 6월말(70.8%)보다 크게 높아졌을 뿐 아니라 가계부채 비중이 높은 미국(2001년말 75.3%) 수준이 됐다.

가구당 빚은 약 2900만원(9월말)으로 올들어 570만원(24.4%)이나 늘었으며 연말에는 3천만원을 웃돌 전망이다. 이렇게 신용불량자 사면의 부작용은 개인과 가계의 신용불량과 부채를 확산시켰으며, 경제상황 변화로 금리인상과 부동산 가격하락이 발생하게 되면 금융기관에 심각한 손실로 인해 우리 경제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넷째, 운전면허 벌점 면제와 면허취소 및 정지에 대한 사면의 부작용이다. 김대중 정부는 올해에 대대적으로 벌점면제와 면허취소자와 면허정지자를 사면하였다. 특히 면허취소나 정지자는 거의 대부분이 음주운전과 관련된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국민들은 사면을 통해서 음주운전해서 취소나 정지되도 좀 지나면 사면시켜준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이 다음의 결과로 명백히 드러났다.

경찰청은 지난달 올 들어 지난 10월말까지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사람이 4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음주운전이 급증하는 연말까지 집계하면 올해 음주운전 사범은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01년 전체 음주운전 단속자 수가 36만4800여 명과 비교하면 2002년 10월말 현재 4만명이 더 늘어난 셈이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교통사고 발생율 1위,2위를 차지하는 부끄러운 딱지를 달고 있다. 이것은 우리 국민들이 음주운전이나 과속, 신호위반 등의 법규위반이 많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결과이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의 사면은 교통사고 발생율을 더 높이고 ,국민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채질해서 재산손실, 인명손실을 방치하는 방임행위인 것이다.

이렇게 사면권의 남발로 빚어지는 갖가지 부작용을 검토해 보았다.

사면권의 남발은 기업인들이 사업을 통해 이윤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과 부정을 통해 사업을 키워나가려 하고 ,공무원들은 불법과 비리를 서슴없이 저지르게 되고 ,신용불량자 사면으로 인해 더 많은 신용불량자 양산과 가계부채 급증으로 인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 운전면허정지 취소에 대한 사면으로 더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국가적인 손실은 부정부패, 국민의 세금낭비, 개인부채 부실로 인한 금융기관의 부도, 재산과 인명의 손실은 우리 정치와 경제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제2의 IMF가 발생할 우려도 없지 않다.

내년 경제는 북한 핵위기와 이라크 사태, 세계경기 악화 등의 외부요인으로 인해 불확실성과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되면 우리 경제는 태풍을 만나 휘청이는 선박처럼 흔들릴 수 있다.

사면권의 남발은 결과적으로 국민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과거의 잘못에 대해 뉘우치지 않게 되고 똑같은 범죄를 더 많이 양산하게 된다. 잘못이 있는데 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비전과 희망이 없게 된다.

잘못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고, 성과가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받는 합리적이고 책임지는 사회가 되어야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바로 설 수 있고 대한민국호의 희망찬 미래가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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