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권우성
한나라당이 대선패배 이후 당 쇄신을 위해 지난 30일 당·정치개혁 특위(공동위원장 현경대·홍사덕 의원)를 공식 출범시킨 가운데 당내 쇄신운동에 앞장섰던 원희룡 의원이 민주당 개혁세력과도 협조할 뜻을 내비쳐 주목된다.
최근 '지도부 즉각 사퇴' 관철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소장·개혁파 원내외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 공동대표직을 사퇴한 원 의원은 30일과 31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민주당 개혁세력과 연대나 협의, 대국민선언도 가능하다"며 "정책대결, 대변인제 폐지, 정당예산 인터넷 공개, 정치개혁 입법 등에 대해 양당이 필요하다면 신사협정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또 당·정치개혁 특위 위원에 미래연대 소속 회원 10명이 포함된 것과 관련 "비록 우리가 요구했던 지도부 사퇴, 최고위원회의 전권 수임이 관철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특위의 쇄신안이 최고위원회 등 다른 기관에서 번복되는 일이 없이 그대로 인준한다는 조건이 확보된 상황에서 참여쪽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그러나 "특위의 쇄신안이 기존 당 체질 때문에 번복되거나 왜곡되는 등 거꾸로 흔드는 일이 벌어진다면 언제든지 전면적 투쟁으로 다시 나갈 것"이라며 "서 대표는 개인을 위해서도 명확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당 개혁을 위해 뒤에서 힘을 실어주는 영광스러운 길을 가라"며 거듭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다.
원 의원은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나라당내 개혁파들의 탈당설과 관련 "전부 민주당이나 전부 개혁당으로 가라는 것은 오히려 지나치게 편의주의적이고, 단순화된 논리"라며 "한나라당에 씌워진 여러가지 이미지들과 제약, 한계가 있겠지만 이 속에서 당의 체질을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해 '탈당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 의원은 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제안한 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서는 "현재는 노코멘트"라면서도 "노 당선자가 2004년 총선을 의식한 선거구제 변경을 얘기한 것은 정치개혁의 의지나 의도를 오도시킬 수 있는 실책"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다음은 원희룡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한나라당의 대선 패배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시대의 변화, 시대의 흐름을 수용하기에 힘든 당의 고정관념, 기존 기득권에 안주한 안이한 사고방식, 그런 면에서 낡은 패러다임 전반이 결국은 상황이나 선거 전략, 후보의 약점에 대해 그것을 보완하면서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것을 이뤄내지 못한 내부적인 요인이 있었다."
- 선거기간 동안 한나라당이 네거티브 전략에 치중하지 않았느냐는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길게 봐서는 김대중 정권 5년 내내, 한나라당은 건강한 중도개혁적 보수라는 깃발을 내걸면서도 그에 걸맞는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지 못한 채 김대중 정권 실정이라는 반사이익에 안주하면서 갔다. 그것에 대한 관성이 생겨서 대선전략도 부정적인 폭로 위주의 선거전, 의석수를 늘리는 몸집 불리기를 통해 대세를 굳히려고 하는 낡은 고정관념에 의한 선거전략에 의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