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언어더데이', 이정도면 선전했나?>오용석
상영관 좌석이 354석임을 감안하면 이 극장에서만 모두 2천여 명이 007을 보고 나갔다는 얘기가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날 007 영화를 보러온 사람들 대부분이 4·50대 중년층이라는 것이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스피드한 액션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줌마·아저씨들이 연말 극장을 접수했다고나 할까? 영화상영을 아직 1시간이나 남겨두었건만 다정히 팔짱을 낀 중년의 부부들이 벌써부터 군데군데 대기석을 채우고 있었다.
뽑았으면, 그 사람 말은 들어야지!
이정익(52, 부동산중개업)
-요즘 이 영화(007 언어더데이)를 두고 말이 많다는데...특별히 선택한 이유가 있는지?
“아니, 그냥 젊은이들이 하도 반대한다고 하기에 도대체 뭣 때문에 그러는지 궁금해서 왔소. 허허허.”
-우리나라 자연환경이나 DMZ 상황설정 등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옛날에 ‘람보’나 뭐 그런 월남전 영화보면 마찬가지지. 그 사람들 보는 눈으로 그리니까 그런 것이지 뭐. 지나가는 배경에 불과하잖아 스토리가 중요한거지...”
- 북한을 ‘악’으로 몰아 세우는 내용때문에 더 문제가 된 것이라는데?
“오락은 오락이지 뭐...그리고 원래 내가 007 영화팬이라서....”
- 요즘 촛불집회와 관련해서 미국물건 불매운동이나 헐리우드영화 안보기 운동이 있는데?
“재판을 잘못한 건 사실이지. SOFA도 개정하면 좋고...그런데 미군철수나 불매운동하고 그러면 그건 과잉반응이지. 지난번에 미국대사가 사과했잖아요? 꼭 대통령이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원래 우방끼린데 그정도면 받아들이고 잘 지내는 방법을 찾아야지...”
- 불매운동이 우리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우리가 자꾸 이러면 미국도 감정이 있지 않겠어요...그러면 경제적으로 타격이 있지. 없다고 말할 수 있어. 우리나라가 미국하고 무역도하고 경제적으로 도움도 받잖아요.”
- 촛불집회가 계속되는 데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도 자제해달라고 했다면서...아, 자기네들이 뽑아논 대통령이 말하면 일단 들어주는게 맞잖아?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막무가네는 아니니까 때가되면 자제하고 그럴거에요.”
- 자제분이 집회에 나간다고 한다면?
“우리 딸이 나간다면 말려야죠. SOFA개정 같은 것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지 우리같은 사람들이 얘기해봐야...정치는 정치이지 서민들 사는 거하고는 다른 거잖아.”
배부른 반미세대, 배고픈 친미세대
이윤기(47, 시내버스기사)
- 이 영화를 놓고 관람거부 운동이 있는데?
“특별한 이유는 아니고...20년동안 007 시리즈 팬이라서 보러 왔어요. 뭐 문제가 있다고는 하는데 그렇다고 거부운동하고 그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봐요. 물론, 나도 우리나라(한반도)를 전쟁이 날 것같이 그려놓는 것은 못마땅하지...하지만 영화야 영화일 뿐이지.”
- 촛불시위와 관련해서 반미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불매운동이 전개되는 것으로 아는데?
“나도 젊은이들 주장이 무조건 틀리다는 것은 아니지...잘못된 건 바로 그것을 고쳐야지 엉뚱한 것을 가지고 트집잡으면 안되잖아요. 그리고 우리 생활속에 미국문화가 아닌 게 없잖아. 거의 다 아닌가? ‘반지의 제왕’은 미국영화 아닌가...너무 지나치면 허점이 드러나잖아.”
- 계속되는 반미시위를 미국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정치하고 문화는 별개잖아요. 미국이 뭐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것 같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