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미선 추모농성 계속할 방침"

범대위, 추모농성 폭력진압 규탄 기자회견

등록 2003.01.02 13:23수정 2003.01.0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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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위는 2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범대위 철야농성장 폭력진압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범대위는 2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범대위 철야농성장 폭력진압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오마이뉴스 김지은
서울시청과 종로경찰서가 지난 1일 새벽 '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이하 범대위)'측이 철야 추모농성을 벌이고 있던 현장을 급습, 강제로 철거한 데 대해 범대위측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범대위는 2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미 대사관 옆 열린시민공원에서 '효순·미선이 추모 농성 폭력진압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와 경찰측의 처사를 강력히 비난한 뒤 "앞으로도 시민공원에서 추모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범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시민공원 추모농성장은 그간 시민들과 종교계의 장갑차 사건 해결 의지를 표현하는 상징적 장소였다"며 "그런데도 이런 국민의 의지를 폭력으로 꺾으려 한다면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12월 2일부터 범종교인 등 추모 철야 농성이 계속됐던 열린시민공원의 임시 분향소(위). 1일 강제철거 뒤 기동대원들이 농성장 및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아래).
지난 해 12월 2일부터 범종교인 등 추모 철야 농성이 계속됐던 열린시민공원의 임시 분향소(위). 1일 강제철거 뒤 기동대원들이 농성장 및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아래).오마이뉴스 김지은
범대위는 구랍 2일부터 31일까지 열린시민공원에서 범종교인들이 연대해 효순·미선양 추모 철야 단식 농성을 한 데 이어 같은 장소에서 지난 1일부터 철야 농성을 시작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범대위 상임공동대표)는 "효순·미선양 사건 해결을 위해 함께 나서야할 정부가 오히려 해결의 의지를 탄압했다"며 "이 땅의 진정한 평화가 안착될 때까지 우리의 목소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렬 목사(범대위 상임공동대표)도 "민족자주와 평화를 위한 우리의 촛불행진은 계속돼야 한다"며 "이 자리를 계기로 우리의 촛불은 앞으로도 밝혀질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날 범대위는 "앞으로 열린시민공원에서 '경찰의 추모농성장 강제 철거를 규탄하는 1인 촛불시위 및 철야 농성을 계속하겠으며 오는 4일에도 대규모 규탄 촛불시위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범대위는 이날 이후 시민들의 자원을 받아 대규모 시민농성단도 모집할 예정이다.


"새벽 6시 기동대원 100여명 기습… 효순·미선 영정도 밟히고 찢겨"
[미니인터뷰] 농성 참여했던 정대연 전국연합 정책위원장

▲ 정대연 전국연합 정책위원장.
ⓒ오마이뉴스 김지은
이날 기자회견에는 1일 범대위 철야 농성에 참여했던 정대연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이하 전국연합) 정책위원장이 참석,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범대위는 구랍 31일 "범종교인들의 철야단식 농성에 이어 범대위 소속 단체들과 연대, 1월 한달동안 릴레이 철야농성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위원장은 "새벽 6시께 갑자기 서울시청 녹지과 직원과 경찰기동대 100여명이 들이닥쳐 천막과 영정 등 농성장을 강제 해산시켰다"며 "이후에도 농성단을 경찰버스에 강제로 실어 해산시켰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 후 정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

- 당시 몇 명의 회원들이 철야농성을 하고 있었나.
"나를 비롯 전국연합 회원 3명과 민주노동당원 5명, 그리고 청소년 1명이 있었다."

- 농성을 시작했던 1일 오후 종로서 경찰이 다녀갔다고 하던데.
"1일 오후 11시께 '종로서 정보과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찾아와 '앞으로 열린시민공원에서의 농성을 허가하지 않을 방침'이라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농성단이 '정식 통고냐'라고 물었지만 그는 '정식 통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이튿날 새벽 4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그런데 새벽 6시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쳤다."

- 당시 상황이 어땠나.
"기동대원 100여명과 시청 녹지과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불법시설물이니 철거하겠다'며 천막 등을 철거했다. 또한 농성단원들도 강제로 경찰버스에 실었다. 경찰에게 '왜 철거하는가. 법적인 근거를 대라'고 했지만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경찰은 이후 우리를 버스에 실은 뒤 신촌부터 수색역까지 한 사람씩 강제로 내리게 했다."

- 미선·효순양 영정사진도 훼손됐다던데.
"경찰에 의해 해산당한 뒤 범대위와 소속 단체들에게 연락한 후 농성장소로 다시 돌아왔다. 1일 아침 8시 30분께 였다. 공원으로 돌아오다가 미 대사관 뒤편 쓰레기통 옆에 농성장에 있던 미선·효순양 영정사진이 버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사진에 발자국이 찍히고 영정 하나는 찌그러져 있었다. 바람에 심하게 날렸는지 사진도 심하게 긁힌 자국이 있었다.
영정사진을 들고 농성장소로 왔지만 경찰은 다시 영정을 뺏고 우리를 해산시켰다." /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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