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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우리나라만큼 아름답고 살기 좋은 나라는 없다.
다른 나라를 많이 다녀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조금 건방진 결론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판단이 적어도 얄팍한 국수주의나 졸렬한 애국심 또는 애향심 어쩌고 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도매금으로 처리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우리나라 수도 서울에 대해서는 이처럼 좋은 위치에 한 나라의 수도가 정해져 있는 곳은 세계 어디를 가봐도 없다. 적당히 높은 산이 앞과 뒤 좌우에 받쳐주고 좀더 뒤로는 좀 더 높은 만만치 않은 산이 둘러서 있어 한주일의 피로를 날려버릴만큼 호연지기를 키워주는 곳이 세상 어느 곳에 있는가.
서울에 한강이 흐르는 것을 우습게 보지 말았으면 한다. 물론, 대도시는 강을 끼고 있다. 뉴욕에 허드슨강, 보스톤에 차알스강, 워싱턴에 포토맥강이 흐르고 파리에는 세느강, 런던에는 테임즈강이 흐른다. 또한 중국에 양자강 하류에는 상해가 버티고 서있다.
그러나 그런 곳은 강 그것 하나뿐이다. 도저히 들어간(-) 강이 있는 것만큼 나온(+) 산이 없다. 즉, 조화를 못 이룬다.
무릇 세상은 강한 것과 부드러운 것의 조화속에 발전 번영해 갈수 있는 것이지 오로지 강한 것만 있어도 안되고 오로지 약한 것만 있어도 문제가 생긴다. 즉, 상생(相生)만의 세계는 곧바로 폭발하게 된다. 마치 물리세계에서 말하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처럼. 그러므로 상생이 있는 만큼 상극(相克)이 일정부분 견제와 균형을 이룰때 건전한 성장과 발전이 있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우리네 땅은 어느 한구석 버릴 데가 없는 완전에 가까운 (건방지게 신의 피조물인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며 완전하네 어떠네 하고 판단하는게 우습다는 말이다) 그런 곳이다.
우리네 산하 어느 고을을 가봐도 좀 크다하는 도시를 보면 산과 물이 어우러져 있음을 본다. 그리고 그런 산과 물을 제대로 알고 간수하고 보존할때 그곳의 주민들도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감히 주장해보고 싶은 것이다.
하여, 마땅한 강과 산이 없이 큰 산에 작은 강 또는 하천이 있는 조합이거나 큰 강에 낮은 산의 조합을 이루는 곳은 예외없이 군소 도시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한강과 인왕산 그리고 도봉산이 있어 서울은 한 나라의 수도가 될만한 자질을 갖췄다. 평양은 대동강은 있는데 이에 걸맞는 산이 가까이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평양은 양과 음이 조화가 덜 맞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부산은 낙동강이라는 걸출한 강이 흐르는 것만큼 금정산, 상학산, 백양산이 받쳐준다라고 하기는 고개가 갸웃거린다. 그리고 남북으로 흐르는 강에 남북으로 따라 서있는 산이 오히려 부산을 둘로 나눠버린다. 그래서 낙동강이 부산의 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일 수밖에 없고 부산은 바다를 바라보는 항구 도시일 수밖에 없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대전은 가까운 곳에 계룡산이라는 영험스러운 산이 있는 반면에 그곳을 흐르는 물은 강이 아니라 개천 수준이다. 그러니 하늘의 큰 뜻을 담기에는 속이 좁고 깊이가 얇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대전이나 비슷한 한계를 가진 곳으로는 전주도 예외가 아니다. 전주에도 모악산이라는 중국 철인도 언급한 유명한 산이 있지만 그밑을 흐르는 물은 전주천 하나이다보니 머리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 밑받침이 허약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모악산에서 도통했다는 사람들이 계룡산에서 도통했다라는 사람들 만큼이나 많은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대구에도 팔공산이 있다하나 이를 받쳐주는 강이 마땅하게 없다. 광주에도 무등산은 있지만 강은 개천 수준이다.
이런 지역들이 다시 살고 지역에 인재들이 더불어 같이 번영하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지방의 하천 유량이 많아져야 한다. 이것은 그냥 인공 댐에서 물만 많이 방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반대로 인공 댐보다도 산에 나무를 많이 심어서 여름에 내리는 비를 잡아 땅속으로 스며들게 해야하고 무리한 개간을 하지 말고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여 물이 흘러가고자 하는대로 놔둬야 하는 것이다.
하천에서 골재 채취한답시고 땅을 뒤엎어버리면 그만큼 더 자연은 우리 인간에게 더 큰 시련을 줄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름만 되면 장마에 홍수에 고생하는 산(+)보다 강(-)이 큰 상해지역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재해는 대부분 우리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재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이제 날이 풀리면 또다시 자연을 해치며 이런 저런 길을 뚫고 개간하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반대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길이 무엇인가를 찾아보는 것이 더 우선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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