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라크전은 다중목적 '경제전쟁'

[주장] 원유와 그 가격 결정력 확보 및 국제금융 세계전략

등록 2003.02.12 14:08수정 2003.02.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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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확인된 원유 매장량 2위인 이라크. 석유지질학자나 초국적 석유회사들은 이곳에 미국 매장량의 4배이고, 연간 소비량의 17배인 1200억 배럴 가량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이러한 나라를 상대로 미국이 전쟁을 준비중에 있으며 금명간 공격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의 명분은 이라크가 개발하거나 보유하고 있다는 대량 살상 무기의 억제에 있다고 알려지고 있고 미국은 유엔 등 세계기구를 통하여 이를 강변하고 있으나 이를 사실이라고 믿는 국가나 개인은 많지 않다.

그래서 이 전쟁의 실질적인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많은 관심이 있어 왔다. 그러나 전쟁의 당사자인 전쟁 지도부가 실질적인 목적을 밝히지 않는 한 그 목적을 완전히 알기는 힘들다. 다만 이 전쟁이 세계 각 국의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이 워낙 크기에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우리들의 사후 대책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기존 언론들은 전쟁의 실질적인 목적과 영향을 폭넓게 분석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경제도 세계 각 국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각 국의 정치·경제적 변동은 우리에게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분석 보도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이 경제와 정치의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분석을 종합해 본다. 특히 이 전쟁의 목적이 원유라고 하는 물량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기존의 분석을 넘어 일정하게 가격 결정력 확보와 국제 금융 문제가 연결된 다중 목적의 경제 전쟁이라는 새로운 분석을 제시하고자 한다.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외환 보유고 확대 견제

최근의 세계 여러 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주로 일본 중국 대만 한국 등 동북아시아의 국가들이 세계적인 순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많은 외환보유고는 2차 대전 이후 국제 금융차원에서 IMF나 IBRD 등을 이용하여 일정하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미국과의 수출입 양을 통제하여 경상수지를 조절하는 등으로 경제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여 왔던 미국의 영향력을 일정하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최근 동북아시아 정세가 급격히 바뀌면서 또한 유럽연합이나 북미경제동맹인 나프타에 대항하는 지역 블록을 형성하자는 논의들이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특히 이러한 논의 중에 대표적인 엔화 공동체나 위엔화 공동체는 미국에게 또 다른 유럽연합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것이 일정한 모양체를 가지기 이전에 동북아시아 각 국은 시베리아 철도나 중국철도를 이용하여 유럽연합과 경제적인 교류를 하려는 준비중에 있다.

이러한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유럽 연합이 서로 경제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매우 치명적인 문제이다. 현재 미국과 경쟁적 입장에 있는 유럽 연합의 경제력을 급속히 키우는 것일 뿐 아니라 미국의 잠재적 위협 국가인 러시아와 중국 및 일본의 경제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것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급속하게 감소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 동북아시아권에 속한 일본, 한국, 대만은 석유가 나오지 않고 중국은 전자에 분석한 바와 부족한 상태이다. 이들은 비록 현재 외환을 상당히 가지고 있으나 고유가 상태가 계속되면 이 지역의 국가들의 외환 보유고는 급격히 감소한다. 또한 경제가 수출입 무역구조에 경도되어 있는 이 지역의 나라들은 미국에게 굴복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최근 미국의 간섭을 벗어버리려는 이 지역 국가들을 굴복시키는 지렛대로 국제 유가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가 있다. 또한 미국이 주도하는 유가 결정 능력 밖에 있는 이라크의 유전을 확보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강력한 원유가 결정 능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유로화의 세계 기축 통화로의 진화를 제어

유럽연합이 결성되고 화폐도 하나로 통일되었다. 유럽연합은 현재로서는 인구 3억7000만 명으로 미국 인구보다 많지만 국내총생산(GDP)은 현재 미국을 초월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군사력은 미국에 비하여 상당한 열세에 처해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비록 지금 미국만큼 세계경제를 좌지우지 못해도 반대로 미국 경제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도 않는다. 유럽연합은 미국에 대하여 현재 경쟁적 입장에 있는 경제 블록이고 이러한 경쟁적 위치는 더욱 강화되어 질 것이다. 미국의 자본수요 감퇴와 증시의 안정을 위한 장기이자율의 하락은 유럽경제에 유리한 요소들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과정에서 미국에 투자되었던 자본이 일정하게 유럽연합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력 강화와 함께 미국에 가장 위협적인 것은 유로화의 세계화이다. 유로화가 유럽연맹에서 통용되는 가치를 넘어 세계 경제와 연결되고 이것이 달러화를 대체할 수가 있는 것이다. 점진적으로 유로화의 사용은 지역이나 양이 커지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달러보다 유로화를 선호할 수도 있다.

미국이 이러한 달러화를 대체하는 유로화의 견제를 위해서 타국에 달러화 사용을 강요하기는 힘들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간의 가장 큰 결제액이 필요한 품목을 선점하여 그 판매 대가의 결제를 달러화와 연계시키는 것이다. 물론 대표적인 목적물은 원유이다. 달러화의 국제적인 위상 변화에 주요 변수가 국제 유가의 대금 지급이다.

국제적으로 유가는 보통 달러로 결제를 하여 왔다. 그러나 유로화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제적으로 달러를 대체하는 경쟁 통화로 사용되게 된다. 미국이 자국의 화폐 가치 보유를 위하여 외국에 대하여 달러 사용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달러의 유통이 가장 큰 국제 유전을 확보하고 이를 달러로 결제케 함으로서 유로의 국제 기축 통화로의 발전을 견제하는 도구를 가질 수가 있게 된다.

이러한 연결 고리로 인하여 미국의 석유 군수 산업의 지원을 받는 공화당과 금융 산업의 월가를 중심으로 하는 민주당이 이라크 전쟁 수행에 대한 내부 합의를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중국경제에 대한 장기적인 받침돌 빼기

미국은 중국경제의 성장과 함께 중국이 군사력을 증대 시켜 이 지역의 패권을 잡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 내 외국인투자는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는 것은 물론 미국의 역할 역시 위축시키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의 고속 성장에 따라 중국의 정치적·외교적 입지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미국 부시 행정부는 출범 이후부터 중국을‘21세기에 미국의 패권을 위협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 판단하여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경계하고 견제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도 이후의 경제력 발전은 원유가 확보되지 않고서는 대단히 힘든 사항이다. 이미 중국은 자체 유전만으로는 소비에 필요한 원유를 확보할 수가 없다. 중국이 이후 필요한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안을 탐색하려고 하고 있고 이미 이라크하고는 접촉을 하고 있었다. 결국 장기적으로도 중국은 중동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국은 중국의 성장력 견제 차원에서도 중동의 석유를 사전에 확고히 확보하여야 한다.

러시아의 경제력 약화와 통제의 지렛대로 사용

러시아의 체첸 전쟁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는 경제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는 중요한 원유 공급지역일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이곳을 통과하는 송유관에 있다.

그로즈니는 이곳을 통과하는 원유와 천연가스 송유관의 중요한 연결지점에 해당되기 때문에 원유 정제 시설이 잘 발달되어 있다. 현재 러시아가 체첸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원유 공급지역 보다는 송유관 통과지로서의 지역적 중요성을 더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첸 내전으로 인하여 이 지역이 불안하게 되거나 체첸 공화국의 독립이 실현될 경우 러시아 연방으로서도 심각한 경제적 손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제 러시아의 산유량이 하루 평균 700여만 배럴을 초과, 사우디아라비아에 맞먹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원유와 가스는 현재 러시아 수출 비중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고유가는 러시아 경제 회생에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 러시아의 재무장관은 유가가 21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러시아의 재정은 파탄이 날 것이라고 한 바가 있다.

고유가는 반대로 중동의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서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수입하여야 하는 미국에게는 분명 경제적으로도 마이너스일 뿐더러 국제 정치적으로도 고려하여야 할 변수인 것이다. 러시아는 경제력으로 대단히 취약하나 아직까지도 세계적인 군사 대국이며 기초적인 학문의 발달 및 엄청난 자원을 가지고 있는 국가이다. 러시아는 미국의 경쟁국가이다.

이라크의 유전 확보를 통한 국제 유가 조정 능력의 확대는 이러한 경쟁적인 위치에 있는 러시아의 경제 회생을 통제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 통제 요소를 장악함은 대 소련 외교에서 상당한 협상력의 우위를 확보할 수가 있게 된다.

미국 자체의 원유 매장량 고갈

미국에서 하루에 소비하는 석유의 양은 약 2천만 배럴, 1년이면 70여억 배럴이 된다. 자체 생산되는 석유는 40%, 나머지 60% 정도는 외국에서 들어온다. 전 세계 연간 석유생산량이 약 270억 배럴이니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15%을 수입하는 셈이다. 미국의 석유 지질학자들은 미국 내 유전 속의 석유와 몇몇 새로운 유전에 묻혀있는 석유를 합하면 약 3백억 배럴쯤 될 것으로 추정한다.

3백억 배럴은 적지 않은 양이다. 그러나 석유는 알다시피 한정 자원이다. 기술 개발 등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매장량을 더 찾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더 이상 캐낼 원유가 없어지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 소비국가인 미국이 위기의식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

석유를 이용한 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던 세계는 고갈되어 가는 석유를 바라보며 대체 에너지 개발을 논의한다. 그러나 석유는 아직까지도 전 세계 산업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세계 각 국은 얼마 남지 않은 석유를 생산적으로 채굴하고 새로운 매장지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원유를 일정하게 대처하는 효과가 있는 원자력 사용에 있어 미국은 과거 스리마일섬 원전사고의 기억으로 원자력 발전도 정치적으로 수월치는 않다.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부를 가지고 있는 미국. 그러나 그의 유지는 대체에너지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석유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유지될 수가 없다. 이라크가 미국에 반발하면서 그 유전을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에 제공하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이중적 불이익이다.

국제적으로 타국의 경제력을 견제하는 것과 미국의 경제력을 유지 확대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서로 석유를 매개로 상충관계에 있으며 세계의 석유자원이 줄어들수록 상호간에 제로섬게임을 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라크 전쟁의 목적에서 유추하는 북한 핵 문제와 신 정부의 고려 사항

이상과 같이 이라크에 대한 전쟁은 세계 여러 지역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가 있는 원유와 원유가격 조절 능력이라는 지렛대를 확보하는 다목적을 가진 경제 전쟁이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의 차기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는 북한은 과연 그들의 명분대로 핵이 주요 문제일까?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대적 요구도 밑에는 경제적 목적이 있음을 간과할 수가 없다. 북한은 2002년 7월 시장경제로의 진입을 시사하는 주요 변화가 있었다. 특히 남한 정부와 경협을 통하여 하려고 하는 남북한 철도의 연결과 이를 시베리아 철도에 연결하는 작업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경제 협력과 함께 유럽연합의 경제 양쪽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줄 수가 있는 것이다.

결국 미국이 북한을 견제하는 것은 핵도 목적이 될 수가 있겠지만 실질적인 목적은 북한을 이라크와 같이 완전 영향력 하에 넣고 남한에 대한 기존의 영향력을 재확대하여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봉쇄정책 및 일본에 대한 견제를 계속 하고 이곳 국가들이 시도하는 유럽 연합과의 철도 연결에 의한 국제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견제하고자 한다.

이러한 미국의 동북아시아에서의 세계전략은 한국의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일정하게 충돌할 수밖에는 없었고 특히 신정부의 동북아시아의 경제 중심 국가 정책의 일부분하고는 상충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라크에 대한 전쟁이 미국의 세계 전략과 깊이 연계되어 있듯이 북한에 대한 국제 정치적 목표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면 미국은 핵을 명분으로 하여 남북한에 대하여 상당한 압력을 가하려고 할 것이다.

미국은 일부의 논자들이 설명하는 MD의 대한반도 판매 목적이라는 미시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다중성의 거시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에 자기들의 세계전략을 수행하기 위하여 한국의 신정부에 상당한 정치적 압력을 가할 것이고 또한 북한에는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고강도의 전략을 수행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미국의 세계 전략차원의 우선 순위에서 동북아는 이라크를 중심으로 하는 중동 문제에 준한다. 군사적 행동에는 주변국가의 역량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쉽게 군사적 행동은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나 그 반면에 오히려 한국 신정부에 대한 압력은 거세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신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한 최근에 남미에 좌파 정권이 계속 확대되면서 미국의 남미 정책에 반기를 드는 정권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정책, 특히 베네수엘라의 좌파 정권에 대하여 미국의 간섭과 일부에서 제기하는 정부 전복 공작설 등을 깊이 분석하고 참조하여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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