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폰, '몰카' 악용사례 증가

등록 2003.02.16 02:41

수정 2003.02.20 16:54

경남경찰청 기동수사대는 최근 카메라폰을 불순한 의도로 사용하는 ‘카메라폰 몰카족’이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된 휴대전화, 일명 카메라폰이 등장하면서 사생활 침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몰카’는 흔히 은밀한 장소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놓고 상대방을 찍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카메라폰 몰카는 공개된 장소에서 촬영해도 이를 전혀 눈치 챌 수 없어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자신이 찍힐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홍모(28)씨는 지난 12일 오후 9시쯤 경기도 안성의 모 아파트 상가 여자화장실에 숨어서 옆 화장실에 일을 보러 온 최모(23)씨를 카메라폰으로 촬영하다 들켰다.

최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홍씨의 의도가 불순하다고 인정,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서울 강동경찰서는 애인 조모(여·24)씨의 나체사진을 카메라폰으로 찍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린 진모(30·무직)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조씨는 인터넷상에 자신의 나체 사진이 나돌고 있는 사실을 경찰에 신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아이피 추적을 통해 진씨를 검거했다. 피의자 진씨는 조씨와 정을 통한 뒤 전화통화를 하는 것처럼 위장해 카메라폰으로 조씨의 알몸을 촬영,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오후 8시쯤 대전의 한 찜질방에서도 비슷한 소동이 벌어졌다. 카메라폰을 휴대한 정모(24)씨 등 친구 두 명은 찜질방 탈의실에서 나체 여성들의 알몸사진을 찍고 있었기 때문이다.

피해자 이모 여인의 신고로 경찰에 연행된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어제 카메라폰을 구입하고 사진이 잘 찍히는지 시험해보려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최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카메라폰은 현장에서 손쉽게 촬영해 곧바로 전송할 수 있고 화질과 색상이 진짜 카메라에 버금갈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 이를 이용,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려 돈벌이로 악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현행법상 카메라폰을 성범죄에 악용할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5년 이하 징역과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덧붙이는 글 | <경남시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경남시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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