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찰은 정말 무서워!

등록 2003.02.20 03:12수정 2003.02.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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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러시아의 지하철역이나 기차역 근처에서 경찰에게 맞는 러시아 시민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찰과 비교해 본다면 정말 무서운 경찰이 아닐 수 없다.

예전의 구소련 사회주의에서 이미 지금의 러시아로 바뀐 지 오래지만 아직도 러시아 시민은 경찰을 무서워한다. 이곳 러시아에선 술에 취해 거리에서 주정을 하고 비틀거리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서 어설프게 술을 먹고 경찰에게 주정을 하다가는 몰매맞기 딱이라 할수 있다.

예전에 필자가 지금 다니는 대학에 입학할 때, 같은 학과 한국인 선배들로 이루어진 일명 조촐한 "신입생 환영회" 때의 일이다. 신입생 환영회가 끝나고 혼자서 택시를 타고 집에 오다 경찰에게 검문을 당한 것이다. 술도 거하게 마신지라 약간은 신입생이라 말도 서툴어 횡설수설하자 바로 난 경찰차를 탈 수밖에 없었다.

경찰과 함께 경찰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면서 경찰이 나에게 했던 말은 "100$를 주면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필자에게 흥정을 하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힌지라 필자의 대답은 단호하게 "싫어요"였다. 어디론가 경찰차는 이동 중이었고, 차 안의 두 명의 경찰은 웃으면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다 한 아파트 단지에 나를 내버리듯이 내려놓고 어느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더니 그냥 가버리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경찰들로부터 나를 인계받은 여러 러시아 청년들은(아마도 동네 깡패같았다) 곧 바로 나의 시계와 지갑 속의 돈들을 다 빼앗더니 빈 지갑만 돌려주며 나에게 하는 말이란 고작 "난 너의 지갑을 다 보았다. 니가 어디 학교 무슨 과에 다니고, 어디에 사는지 다 알아. 이해하냐?"란 말이었다. 이 말은 곧 '너 신고하면 재미없어'라는 의미와 상통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졌다.

이것이 바로 러시아 경찰의 모습이다. 여러 사람들은 필자의 이야기가 이해가 안 가겠지만, 애석하게도 러시아에서 조금 살았던 사람이라면 이해하며 동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에 살았던 외국인치고 경찰에게 트집잡혀 벌금을 물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흔히들 러시아를 말할 때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라고 말한다.

또한 예전에 러시아에선 외국인에 한에서 '거주지 등록'이라 하여 여권에 신고된 거주지에만 살아야 하는 법이 있었다. 허나 보통 학생들은 기숙사로 되어 있기 때문에 또한 아파트를 빌린다 하여도 주인 명의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 점을 노리고 경찰이 쳐들어오면 속수무책일 뿐이었다.


처음엔 경찰서 가기도 싫고, 간다 한들 해결책이 없으므로 조금의 뇌물 즉 돈을 해결한다 하지만 경찰들에겐 이것들은 하나의 용돈인 셈이다. 주기적으로 집 앞에서 기다리다 외국인 집에 불이 켜지면 쳐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 러시아에선 자동차 넘버판이 외국인들은 자국인들과 번호판이 틀리기 때문에 항상 운전을 하고 다닐 때도 외국의 자동차는 경찰들의 타깃이 되기 일쑤다. 사소한 교통위반 역시 그들 경찰들에게 용돈벌이인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거리에서 불시 검문을 할 때, 여권이 진짜인지 아닌지 조사한다면서 몇 시간씩 기다리게 만들고 이것 역시 용돈을 벌기 위한 속셈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기다리기도 귀찮고, 경찰과 싸워봐야 손해만 보기 때문에 이런 경우엔 보통 돈을 주고 그냥 위기를 모면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대부분의 시민 역시 경찰들을 욕하고 싫어하긴 마찬가지다. "저 경찰놈의 XX들. 저넘들은 오로지 돈 밖에 모르고 저놈들은 거리의 훌리건들이다"라고 나의 러시아 친구는 말하곤 한다.

러시아는 지금 급속한 경제 발전과 그것과 더불어 예전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지만 이러한 도덕적이고 근본적인 것들은 아직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러시아의 경찰들은 정말 외국인들에게 경계의 대상이요. 외국인들은 경찰들의 봉인 셈이다.

'러시아를 여행하거나 러시아를 방문할 사람들이여, 러시아 경찰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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