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문에서 바라 본 내소사 풍경안병기
능가산. 내소사는 바로 능가산 자락에 있다. 능가산(楞伽山)의 능가(楞伽)는 파리어로도 마찬가지지만 범어인 Lan、ka-의 음역이다. 부처님이 번뇌의 근원은 무한한 과거로부터의 습관에서 오는 것으로, 모든 법은 오직 자기 마음의 비춤이라고 설파하는 능가경을 설한 곳이 바로 이 능가산이란 산이다. 아마도 산 이름은 거기서 유래했을 터이다.
천왕문을 지나 내소사 경내로 들어섰다.겨울 내소사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지그시 눈을 내려깔고 있을 뿐 아무것도 說(설)하지 않는다.저것이 이른바 無說(무설)의 說法(설법)이란 것인가. 겨울 내소사는 내게 말한다. 침묵하라고, 그대의 마음 밖으로 자꾸 비어져 나오려는 소리를 가라앉히라고 한다. 나는 마음의 체로 말들의 찌꺼기를 걸러낸다. 淸(청)하다.침묵의 진면목은 淸(청)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