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개혁 위해 직접 나섰다

농·축협 이·감사 광주전남협의회 준비위원회 결성식 가져

등록 2003.03.20 17:56수정 2003.03.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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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지역 농축협동조합들이 횡령사고, 인사전횡, 분식회계 등 각종 부조리로 몸살을 앓고있는 가운데 협동조합들의 이사와 감사들이 협동조합 개혁을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서기로 결의해 주목받고 있다.

a 광주전남지역 협동조합 이사와 감사들은 협의회 출범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광주전남지역 협동조합 이사와 감사들은 협의회 출범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 강성관

광주, 진도, 화순 등 11개 지역에서 모인 70여명의 협동조합 이·감사들은 3월 19일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 강당에 모여 농축협 이·감사 광주전남협의회 준비위원회(위원장 이시형·광주 대촌농협 이사)를 결성했다

<오마이뉴스 광주전남>은 농축협 이·감사 광주전남협의회를 준비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기원주 농축협 이·감사 광주전남협의회 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협동조합 개혁과 개혁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내용.

협동조합 이사, 감사 뭉쳐 이번에는 제대로 한다

- 무슨 계기로 협동조합 이사와 감사들이 단체를 조직하게 되었는가.
"협동조합의 이사와 감사들이 대부분 농협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심지어는 자기 조합의 정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일부 단위조합에서는 정관을 대외비로 분류하는 억지를 부려 이사와 감사에게 공개조차 하지 않는 곳도 있다. 중앙회에서 교육을 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에 접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한국협동조합연구소에서 1천여명의 대의원과 이사, 감사를 교육해오는 과정에서 이들이 조합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실천할 조직의 필요성을 제기해 오늘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a 기원주 준비위원회 부위원장

기원주 준비위원회 부위원장 ⓒ 강성관

- 농협이 개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농협법에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권익과 농민을 보호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현재의 협동조합은 농민들이 바라는 경제사업은 뒷전에 둔 채 신용사업에만 급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합장과 임직원들의 이익을 위한 금고로 전락한지 오래다.

예를 들어 1년 총수입의 80∼90%를 임직원 보수와 경비로 지출하고 5%는 적립시키고 나머지 5%만 조합원에게 배당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경제사업의 일환인 공동구매도 농민의 부담을 경감시킨다는 본래의 취지가 무색하게 오히려 시중가보다 높게 공급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2월 14일에 열린 쌀값 2%인하 저지와 FTA비준거부를 위한 전국 대회에 참여한 조합장이 한명도 없을 정도로 농민의 권익보호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 지난 3월 3일 농협중앙회가 발표한 8대 개혁안에 대한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심한데.
"한마디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놓는 똑같은 내용의 재탕이며 그나마 실질적인 개혁의 내용과는 동떨어진다.

우선 현장에서부터 농민을 중심으로 개혁안이 마련되어 위로 올라가는 상향식 개혁안이 마련돼야하는데 상층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해 진정한 농민의 바램을 소외시켰기 때문이다."

- 8대 개혁안의 무엇이 문제인가.
"중앙회장을 비상근으로 한다는데 이를 실천할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시한을 정해야 한다. 가장 큰 숙원인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다.

협동조합 본연의 목적을 살린다면 당연히 공동구매, 공동판매와 같은 경제사업이 활성화되어야 하지만 지금 협동조합은 돈장사에만 신경 쓰는 신용사업에만 주력하고 있다.

또 조합임직원들 사이에 경제사업부서는 좌천의 상징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는 형편이니 이것을 바로잡지 않으면 협동조합 개혁은 불가능하다."

- 그렇다면 농협개혁의 핵심은 무엇인가.
"협동조합 개혁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해야 한다. 이것을 분리하지 않으면 결국 모든 권한이 중앙회장에 집중되어 예전의 폐해가 반복될 것이다.

이를 위해 신용사업본부, 경제사업본부로 분리 독립 시켜서 그 분야의 전문 인력이 해당분야의 일을 맡아 역량을 키워가야 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신용사업을 담당했던 직원이 경제사업부서로 자리를 옮기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비일비재하여 조합원의 권익과 직결되는 경제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창조성을 기대할 수 없다."

- 앞으로 이·감사 협의회는 무슨 활동을 하는가.
"가장 큰 목표는 당연히 협동조합 개혁이다. 이를 위해 가입회원들은 지역협의회를 구축해서 월 1회 이상 상호 정보교류를 통해 협동조합 개혁법 초안을 마련해서 정부에 건의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연대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또 이사와 감사의 전문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 연2회이상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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