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모 회장을 지낸 '명짱' 명계남씨. 그는 대선 당시 '돼지 아빠'로 불릴 정도로 희망돼지 분양 사업에 큰 공을 세웠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최근에 수익사업 논의 같은 경우는 제 소견으로서는 노사모의 뜻을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진로 논의와 수익사업 관련 논의와 같은 일들이 우리들의 의사결정방식인 전자투표에 의해서 결정된 이상, 구성원으로서는 조직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제 개인으로서는 그 당혹감을 극복하는 방법이 이와 같이 '탈퇴'할 수밖에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단 수 만명의 회원조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우리 스스로에게 그리고 노짱에게 부담이 된다고는 생각지 않으십니까? 8만여 명의 회원의사 결정구조가 지극히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게시판에 한두 줄만으로도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악용되는 사실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제 의견입니다만은….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우리는 우리대로 국민은 국민대로 앞으로 더욱더 헤쳐나가야할 수 많은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쯤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새로운 활동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장황하게 늘어놓으려 해도 가슴에 있는 이야기를 다 담아내지 못하는 이런 식의 서투른 글쓰기 재주가 안타깝습니다.
지금 이 순간, 지난 3년간 제주, 부산, 광주, 대구, 전주, 춘천, 성남, 서울 등등 전국각지에서 마주쳤던 뜨거운 눈빛들이 기억납니다.
우리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노무현을 사랑합니다.
저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우리가 나누었던 뜨거운 사랑이 새로운 열정으로 곳곳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꽃을 피우기를 기대합니다.
2003. 3. 31 바밤바 명계남 올림
노사모 게시판에 오른 두 사람의 글 밑에는 "수고 하셨습니다", "당신이 먼저 떠나시는군요…" 등 댓글이 연이어 달리고 있다.
논란으로 떠오른 노사모의 상업화
두 사람의 탈퇴에는 최근 노사모에서 인터넷 투표로 통과된 유료배너 문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노사모는 재정 불안에 따라 홈페이지에 유료 배너광고를 다는 문제를 놓고 21일부터 24일까지 인터넷 투표를 벌인 결과, 총 2964명이 참여해 찬성 2141명(72%) 반대 823명(28%)으로 통과시켰다.
부산 노사모 대표 이상호(ID 미키루크)씨는 "토요일(29일) 문씨를 만났는데 유료배너에 대해 굉장히 화를 냈다"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자발적으로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무슨 상업광고냐고, 이해할 수 없다며 흥분했다"고 말했다. 명씨도 수익사업 논의에 대해 "노사모의 뜻을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료배너 광고가 결정적 계기이기는 하지만 그 배경에는 노사모의 진로를 둘러싼 논란이 깔려있다. 문씨와 명씨는 지난 대선 이후 노사모의 향후 진로 논란에서 '발전적 해체'를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명씨는 탈퇴의 변에서 보다 명확히 밝히고 있다.
명씨는 "저는 사실 노사모의 진로문제가 불거졌을 때 노사모는 해체돼야 한다고 생각했었다"면서 "어떤 형태로든, 어떤 사안이든 노사모의 존속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담이 되어서도 안되고, 동시에 우리가 모였던 그 열정들이 또 훼손되는 일이 있어서도 더더욱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