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 해결, 일본도 역할 담당해야"

김근태·이부영 의원, 한일 국회의원 토론회서 한목소리

등록 2003.03.31 16:49수정 2003.03.3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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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운동가 출신 국회의원들이 모처럼 '동지애'를 발휘하며 합심, 한반도 위기 타개를 위한 지지세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근태·이부영 의원은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일 국회의원 토론회'에 참석해 양국의 공통 관심사인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미간 직접 대화가 절실하다며 일본의 적극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들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각각 '다자틀내 북미 대화', '미국의 대북 대결정책 변경' 등을 제안하고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 획기적인 경제 지원 등에도 일본이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특히 이부영 의원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일본의 국제외교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그간의 "냉담과 무관심을 극복"하고 일본이 대(對)아시아 평화 이니셔티브를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근태 의원 "북핵 문제 다자틀 속 북미 직접협상 해야"

김근태 민주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근태 민주당 의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근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토론회 발제문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의 70∼80% 가량은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에 반대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파병요청을 거절하기 힘든 동병상련의 입장을 털어놓으며 양국간 파트너십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은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으로 미국의 한반도 주변 전력 증강배치와 일본의 동해상 경계강화 조치 등 냉전적 대치 상황이 재현되고 있음을 우려하며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관련 당사자들의 신중함이 요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냉전적 대치상황이 자칫 동북아의 이라크전으로부터 유발된 '충격과 공포' 후폭풍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한일 양국이 주도적으로 동북아 공동체를 구축, 이에 대비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북핵 위기의 해결을 위해서는 다자간 틀 속에서 북미가 직접대화 혹은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일본을 포함한 다른 참가국들의 보증이 뒷받침된다면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일본측의 협조와 지지를 당부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이라크전 파병 문제와 관련 일본의 자위대 파병 유보결정을 주목하면서 이라크전 장기화에 대비해 한일간 평화연대를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부영 의원, 일본의 '대(對)아시아 평화 이니셔티브' 행사 주문

한편, 이부영 의원은 한반도 문제가 개별국가만의 사안이 아니라는 점, 미국의 태도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한반도 분단 자체가 국제정치적 역학관계에서 비롯되었듯이 지금의 한반도 문제는 개별국가의 사안이 아니"라며 "핵 위기가 다시 발생한 것은 북한 문제의 성격이 복합적이고 국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체제의 특수성과 사안의 국제성을 제대로 인식할 때만이 해결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이부영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부영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따라서 북한과 미국 양쪽의 국익과 자존심을 감안하면서도 국제사회의 협력이 병행되는 종합적 해결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부영 의원은 △ 주변국들의 북미간 합의 보장 △ 북한 경제난 해결을 위한 국제적 지원 △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대(對) 아시아 평화 이니셔티브 행사를 촉구했다. 그간 일본이 국제외교적 사안 특히 한반도 문제에 있어 지나친 미국 편향성을 띠어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대북 협상에 진지하고도 전향적 자세로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의원이 "일본인 납치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수교협상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수교협상 과정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내는 전향적 발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것도 이러한 인식의 일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의원은 끝으로 "일본의 주류 사회가 한반도에서의 전쟁위기를 막기위해 발벗고 나선다는 것은 지난날 한일 관계에서는 전례가 없던 획기적 사건"이라며 의미를 평가한 뒤 "이로써 한국과 일본은 과거의 상처를 차츰 치유하고 새로운 한일 협력관계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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