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술 전시 판매대우동윤
5일마다 서는 시골장을 경험하신 분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정과 푸근함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TV에서도 잊을만하면 시골장에 리포터와 카메라를 보내지 않습니까. 다 이유가 있겠죠. 좀 야박하게 말하면, 아직도 그런 풍경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만한 상품성이 있는 것이기도 하겠고, 점차 사라져 가고 있으니 희귀성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 시대에 전통문화의 상품성에 대한 아쉬움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이번 술과 떡 축제가 열리길 기다리며 내심 왁자지껄한 가운데서도 사람 사이의 정과 고향에 온 것과 같은 푸근함이 느껴지길 기대했었기 때문에 생기는 아쉬움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벤치에 앉아 아픈 다리를 쉬면서, 직접 술과 떡을 빚어 잘 어울리는 그릇에 담아 역시 잘 어울리는 곳에서, 비록 돈을 받고 파는 것이지만, 관람객들과 나눈다는 의미를 살릴 수는 없을까, 혼자 고민해 봤습니다.
요컨대 술과 떡이라는 물질적 대상에 대한 축제가 아니라 그 대상을 창조해내고, 나누는 과정을 대상으로 한 축제를 만들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또, 주위에서 벌어지는 각각의 이벤트들이 연관성 없이 따로 놀지 않고, 술과 떡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어울릴만한 흥겨운 놀이로 채워졌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도 생겨났습니다.
우리 문화에서 술과 떡이 지니는 의미는 나눔과 정일 것입니다. 이 축제의 기획의도에서도 나와 있듯이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술과 떡을 빚어 이웃과 나누며 '우리는 하나' 라는 공동체 정신을 일깨우고 상부상조하는 우리의 아름다운 정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문화관광부에서도 우수 축제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규모와 시설, 그리고 다양하고 바쁘게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에서 주최측의 노력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제 글이 그 분들의 노고를 폄하하기 위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술과 떡이라는 소재로 이렇듯 큰 국제규모의 행사를 만들어 주신 그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라져 가는 우리의 것을 지키고, 풍성한 지방문화를 세워 나가는데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노력이 얼마나 큰 힘이 되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경주시에서 마련한 이번 축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발전해 지방문화 컨텐츠 발굴의 모범사례로 남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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