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립대학 불문과 교수 채용 잇단 논란

등록 2003.04.05 21:41수정 2003.04.0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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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개 국립대학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불문과 신규 교수 임용에 대해 '나는 고발한다'라는 제목으로 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중부지역 국립 A대학은 지난 3월 신규교수를 채용했다. 이 대학 불문과 K교수는 이번 임용에는 커다란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신규교수 J씨가 박사과정인 DEA 성적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박사 논문의 학과 이름을 삭제했음을 지적했다. 또한 J씨는 언어학 전공으로 불시 강의자로서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같은 학과내의 다른 교수들은 DEA는 박사준비과정으로 한국에서 석사를 마친 J씨가 DEA 성적 증명서를 제출할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K교수가 한국불어불문학회가 DEA를 박사과정으로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밝히자, R, H교수는 학회의 유권해석은 옳으나 한국학제와 프랑스학제가 다르므로 꼭 그렇게 해석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전공 적부에 대해서도 K교수 측은 언어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J씨는 당연히 불시 강의자로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박사 논문 또한 문학적 관점에서 문학을 연구한 것이 아닌 어학적 관점에서 문학을 연구한 것이므로 불시 강의자로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다른 교수들은 문학 장르 중 언어에 대한 연구가 가능한 시 장르의 경우에는 시어와 문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면서, 어학적 관점에서 문학
을 연구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들은 필수 학점이 없는 박사 논문 과정에서는 지도교수의 선택이 중요하며, 인접학문의 지도교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 대학에서는 J교수의 명의로 개설된 고학년 과목이 수강자가 적어 폐강이 되는 등 파행 운영이 되고 있고, 이 학과 학생회 측은 대학 행정당국에 빠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교무처장은 내부 게시판을 통해 적절한 심사 절차를 거쳤고, 프랑스 문화원 측이 DEA를 석사과정으로 유권해석을 내렸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가 있다. 이에 K교수가 계속적으로 DEA가 박사과정이라 밝히며, J씨의 임용은 부적절한 절차를 거쳤다고 밝히고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최근 두 대학 인터넷에 올라온 문제의 글
최근 두 대학 인터넷에 올라온 문제의 글백호
인접한 국립 B대학 역시 불문과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태이다. 현재 채용 심사 절차를 마치고, 교수 임용만을 남겨두고 있는 이 대학의 경우에는, 학과 동문회가 주축이 되어 이번 임용에 대해 크게 반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문회는 학과장이 이 대학 출신을 배제한 채, 총장의 출신대학인 특정 대학 출신의 지원자를 뽑기 위해 임용 절차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학 동문회 측은 최근 몇 년간 본 과 출신의 임용이 거의 없었다며, 타 과와 비교해 턱없이 적은 본 과 출신 시간강사 숫자를 제시했다. 또한 이 대학 출신 시간강사들이 이유없이 강의를 그만 두게 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문회 측은 학과장인 K교수가 '우리 대학 출신은 절대 쓰지 않겠다'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문제를 제기한 동문회 측은 과에 한 명도 없는 희곡 전공자를 뽑지 않고, 프랑스 문학 전공이라는 광의의 전공을 선출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임용 과정 중에서도 의혹을 살 만한 부분들이 있다고 밝혔다. K교수가 각각의 지원자들에게 논문을 제출하라고 밝혔는데, 우선 이러한 접촉이 잘못되었으며, 지원자 전체가 아닌 일부 지원자만 선별해서 논문을 제출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K교수 측의 입장을 지지하던 동문 Y씨의 대필 사건으로 교내 여론이 좋지 않으며, K교수 과목이 폐강 직전이었으나 타 과 학생들로 수강생을 채우는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교수는 87년 이 학과에 부임할 때 임용 절차상 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당시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K교수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문제에 관여된 것으로 지목된 L교수의 석사학위 취득과정 또한 의문시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이 학교 동문회는 증거를 제시하며, 학교 행정당국과 임용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두 교수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두 교수와 학교 행정당국은 공식적인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도 국립 C대학에서 불문과 채용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몇 몇 교수들이 나서서 교수 임용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이 학과는 원래 새로운 강의자를 필요하지 않았느나, 학교 측에서 프랑스 시 분야의 신규 교수를 배정한 사실부터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히며, 특히 외부 심사자의 평가 결과가 상이한 부분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는 임용 절차에 어떠한 다른 힘이 개입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C대학 행정당국 측은 임용절차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문제를 제기한 교수들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했고, 지난해 11월 임용 과정에서 탈락한 지원자들이 대학 행정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고, 1차 행정 공판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3개 대학의 임용 문제가 불문과를 중심으로 일어났으며, 모두 문학 지원자라는 점이 우연한 공통점이나, 일부 대학에서는 다른 과 임용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3개 대학 모두 최종 임용권자인 총장의 묵인 없이는 이런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없다며, 총장과의 연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C대학처럼 이미 법적 절차에 들어간 경우도 있으며, 나머지 두 대학도 교수 임용 문제를 지적한 측은 부당한 임용 과정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것임을 밝히고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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