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지도교사인 김원진 선생님과 편집장인 김선용 학생모형숙
매일같이 선생님께 불려가 '공부해야지 신문 만들 때냐'며 '네가 그렇게 신문 만들면 세상이 변할 것 같냐'는 선생님의 타박에도 씩 웃고 나서 꿋꿋이 기사를 쓰는 씩씩한 기자도 있다.
지난 2000년 10월 9일에 첫 발행된 창간 준비호 1호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벼리가 어떤 신문이기를 원하는가에 대한 반응을 기재, 더불어 만들어지는 신문이기를 고민했다.
벼리에 대한 기대, 어떤 신문이기를 바라는가, 다뤘으면 하는 내용, 학생들의 의견, 신문을 읽지 않는 이유 등을 꼼꼼히 준비해 1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는 학생들의 현실을 반영한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학생들이 신문을 읽지 않는 이유에 대해 50%는 '관심이 없다'라는 것과 그 외에 나오는 단어들이 어렵고, 똑같은 정치얘기만 반복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2년이 지난 지금 벼리는 지겨운 신문이 아닌 서로가 공유하고 고민하며 참여하는 신문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0교시의 문제점을 수 차례 기사화 해서 학생들로 하여금 0교시의 비효율성을 인식시키게 된 계기를 만들었던 적도 있었고, 경기도까지 찾아가서 미선이와 효순이의 장갑차 사건을 취재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한 적도 있었다.
'애기똥풀'의 사진과 안도현 시인의 '애기똥풀'시를 소개하는 내용 등을 담은"시, 봄꽃"이라는 기사는 많은 호응을 얻은 지면이기도 하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기자들이 직접 답사하며 취재했던 "여수 향일암 특집"르포 기사는 향일암의 일출장면부터 시작해서 경로와 교통편까지 상세하게 소개해 주목을 끌었다.
▲5기 신입기자 자필 평가 모습벼리
또한 새벽을 밝히는 사람으로 주번이 아닌데도 1년 동안 학교 후문 쪽을 매일같이 청소하는 학생을 소개한 내용이며 우리동네 곳곳에 알려지지 않은 소외된 문화와 교복에 관한 얘기 등은 어른들이 등한시한 청소년들의 관심사가 담겨져 있다.
현재 벼리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김선용(익산고·2년) 학생은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각 반에 10부 가량의 신문이 배포되고 있는데 볼거리가 없다는 학생이 있는 반면 스크랩해서 책에 붙여놓은 친구들도 많다"며 "올해 수습기자 경쟁률이 3대1이었는데 해가 거듭할수록 학생신문으로 자리 매김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뽑은 30명의 5기 수습기자를 제외하더라도 4기까지 배출된 기자는 85명. 이 학생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성숙시켜 기자라는 직업이 아니더라도 사회 각 분야에서 올바른 목소리를 내다보면 사회는 분명 조금씩 바뀔 것이다.
익산의 학생 문화를 선도해 나가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만들어진 벼리. 아무런 조건도, 대가도 바라지 않는 기자들의 버팀목은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익산의 학생 문화라고 말한다. 그것이 보람이고 자부심이라고 표현하는 어린 기자들의 생각 속에서 익산의 미래는 밝기만 하다.
| | 여러분의 힘을 실어주십시오 | | | "호주머니 후원인" | | | | 벼리는 예산이 적다. 한 달에 한번씩 신문을 발행하기에도 부족해 기자들의 취재비용은 자신들이 부담한다.
준비과정과 만들어진 시간까지 포함하면 5년. 시에서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넉넉하지 않다. 돈이 없어 폐간되는 신문이 될까봐 걱정이다. 그래서 후원인 제도를 도입하는 게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제안해 봤다.
며칠 후 지도교사인 김원진 선생님에게서 한 통의 메일이 왔다. 벼리를 소개 해줄 때 후원인 제도에 대해 홍보를 부탁한다고…. 벼리는 큰돈을 바라지 않는다.
서로가 관심을 갖고, 작은 돈이지만 정성이 담긴 마음이 전해질 때 벼리는 더욱 힘을 발한다. 천원, 만원의 호주머니 돈으로 만들어지는 후원금은 풀뿌리를 어렵게, 어렵게 심어 가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단위농협 553-12-139272 임재욱> / 모형숙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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