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적성 꼼꼼히 따져 첫 단추 꿰자

등록 2003.04.16 22:44수정 2003.04.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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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수시모집 전형에 대한 고3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래 수시모집 전형은 우수한 인재를 일단 선발하겠다는 대학의 의지와 학생들의 특기 및 적성을 살리겠다는 교육 당국의 의지가 맞아떨어져 제도화된 것이다.

그러나 하루라도 일찍 입시 중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단 대학에 합격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전형에 응시하는 경우가 많고, 명문 학교와 돈벌이가 쉬운 인기학과로 지원이 편중되어 이런 취지는 이미 무색해진 지 오래이다. 학생들이 명문 학교와 인기학과로 몰리는 것은 국내 노동시장의 변화와 시장경제 논리에 따른 고학력 실업률 상승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흥미나 적성은 철저하게 배제되고‘소신’지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진로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따져보아야 하는 것은 흥미와 적성이다. 흥미는 자기가 하고 싶은 활동 중 가장 긍정적인 것으로 와 닿는 느낌을 말하고, 적성은 특정분야에 대해서는 남다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보다 용이하게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흥미와 적성은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대학 진학 후 전과를 하거나 자퇴를 하는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학과를 선택했다는 사실만 보아도 이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수시모집 전형의 애초 의도를 되살리고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진로교육이 필요하다. 어느 대학에 입학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했느냐 하는 것을 중심으로 진로교육을 해야 한다.

명문고교에 대한 평가 또한 바뀌어야 한다. 속칭‘SKY’대학에 몇 명 합격시켰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평가처럼 영역별 평가방법을 도입하여 진정한 의미에서 명문학교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학부모와 교사 및 학생간의 상호작용도 중요하다. 고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자기 자신과 다양한 직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신 있는 진로를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이들간에 긴밀한 대화를 통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 없이 대학에 입학한 후 또 다른 길을 모색하거나, 졸업 후 다시 입학을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이것만큼 비경제적인 일도 없을 것이다. 입학 후 또는 졸업 후 또 다른 진로를 고민하는 일이 없도록 첫 단추를 잘 꿰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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