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 국제결혼절차 간소화 반대자들의 논리

등록 2003.05.13 18:17수정 2003.05.1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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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국제결혼에 대하여 언론에서는 주로 어두운 면만을 지속적으로 비추고 있어 결혼 당사자들의 인권침해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위장결혼 및 사기결혼에 대한 방지 명목으로 베트남이나 중국 국적 배우자들과 혼인의 경우 국제결혼절차를 복잡하고 까다롭게 하여 결혼당사자들의 결혼의 자유 및 행복을 손상시키는 등 인권의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

이처럼 언론과 정부로부터 천대받고 있는 국제결혼 당사자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혼인절차로 겪고 있는 고통을 끊임없이 호소하고 있다. 특히 한중국제결혼 당사자들은 한중결혼인권연대(http://cafe.daum.net/HanJungMarriage)를 결성하여 정부의 불합리한 제도로 인한 인권침해를 고발하며 혼인절차의 차별 폐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장기간의 생이별 및 수속진행상에 드는 수 백 만원의 비용, 그리고 정부로부터 차별 및 잠재적 위장결혼자로의 의심받음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국제결혼절차 간소화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국제결혼절차 간소화에 대하여 달갑지 않게 여기며 정부의 통제를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의 논리가 더욱 힘을 받고 있어 안타까운 일이다. 국제결혼절차 간소화에 대한 반대자들의 논리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외교통상부 및 관련 정부 부서들의 반대 논리를 들 수 있다. 명목상으로는 위장결혼, 사기결혼 방지라고 하지만, 실제로 결혼 및 기타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급증하고 있는 후진국 노동인력의 한국으로의 영구 유입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하고 있는 점이 절차간소화 반대의 내면적 의도라고 본다.

이는 국제화시대의 시대착오적인 국가이기주의적인 발상에 지나지 않는 비상식적인 논리이다. 이는 진정한 국제 결혼자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강제적인 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국가적 횡포이다.

둘째, 결혼수속대행업자들의 반대의 논리이다. 국제결혼절차가 간소화되어 결혼수속대행업자를 통하지 않고도 결혼당사자들이 내국인들간의 혼인신고처럼 간단하게 수속할 수 있게된다면 국제결혼수속대행업자들의 수입이 현저하게 줄기 때문에 반대한다. 결혼수속이 복잡하고 까다롭게 되길 바라며 간소화를 반대하는 이들은 남의 어려움을 이용하여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보려고 하는 악덕업자들이다.


셋째, 일부 위장결혼 또는 사기결혼 피해자들의 논리이다. 국제결혼 피해자들 중에서 자신들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너무 커 국제결혼 자체를 혐오하며 국제결혼 당사자, 즉 해당 국가 외국인들에 대하여 전부 매도하며 혼인절차의 복잡화 및 정부통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들의 고통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깨뜨리면서까지 주장하는 극단적인 사람들이 많이 있어 문제이다.

더 큰 문제는 그러한 피해자들의 사례들을 언론은 충격적인 보도를 하면서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심지어 이를 악용하여 국제결혼중매사업을 하며 돈을 벌려고 노리는 자들의 발생을 유인하기도 한다.


넷째로, 국제결혼중매업자들을 들 수 있다. 국제결혼중매업자들 중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한 부류는 결혼절차가 간소화되면 그들의 중매활동이 용이해져 쉽게 위장결혼 등을 통하여 돈을 벌 수 있고, 위장결혼이 아니라 하더라도 중매건 수가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간소화에 덕을 보려고 한다. 그러나 악덕 국제결혼중매업자들의 극성으로 현행 한중국제결혼절차와 같은 차별적 국제결혼절차 개정에 장애물이 되는 논리를 형성해주고 있어 가장 큰 문제중의 하나이다.

또, 하나의 부류는 결혼절차의 간소화 반대를 하고 있는 국제결혼중매업자들이다. 이들은 국제결혼절차가 복잡하여 현지의 국제결혼을 원하는 외국인 배우자들로부터 국제결혼수속의 복잡하고 어려움을 핑계로 터무니없는 고액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한국인 당사자들에게도 고액을 요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즉, 절차가 어려우면 더욱 위험관리비용이 높아지며 이로 인한 수수료가 높아짐은 당연한 원리이다. 결혼절차 간소화가 이루어지면, 당연히 국제결혼중매업자들의 중매수수료가 낮아지게 되므로 그들이 좋아할 리 없다.

또한, 국제결혼절차의 단계가 복잡해짐으로 인하여 담당 관청들이 많아짐으로써 현지 외국 대행업자들의 지방공무원 및 정부관료들의 결탁, 그리고 외국 파견 한국 영사부의 뇌물 수수 가능성이 높게 된다. 결국 절차의 복잡성이 그들의 부정이익 증대의 기회를 증대시키기 때문에 결혼절차 간소화를 반대한다.

다섯째, 한국 내 일반 국민들의 한중결혼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게 형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절차간소화를 반대하고 있으며 이를 동조하고 있다. 국내언론 매체들에 의하여 후진국 여성들과 이루어지는 국제결혼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부 소수의 매매혼 및 위장결혼이 마치 전부인양 계속적으로 방영되고 있어 국민들에게 나쁜 여론을 조장하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일에 가담하고 있는 국내 언론들은 반성해야 한다. 자극적인 언론보도를 통하여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며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 상업주의적 발상들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의 극단적인 단일민족의식의 문제이다.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며 다른 피와 섞이는 것 자체를 꺼리는 극단적인 편견들이다. 한국인이 과연 순수한 단일민족인가 하는 논쟁은 종종 있어왔다. 그러한 민족의식으로 인하여 한국에 있는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진국 노랑머리 푸른 눈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여 사는 부부들도 달갑지 않게 보는 기성세대들이 많은 실정인데 경제적으로 낙후된 외국인들과 결혼에 대하여는 더욱 심각할 정도로 천대함은 오죽하겠는가.

이러한 대표적인 장애요인들 외에도 다른 요인들이 있을 수 있다. 여하튼, 말 많은 국제결혼문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제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형성과 이로 인한 혼인절차의 간소화의 어려움은 바로 국제결혼을 이용한 돈벌이에 급급하는 업자들과 잘못된 정부관료들의 국가이기주의적인 사고방식, 상업주의 언론, 그리고 극단적인 단일민족의식 등에서 비롯되었다고 하겠다.

그러나,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밥을 먹고사는 정부 당국자들은 그들이 최종적으로 마련한 문제의 차별적 국제결혼제도에 대하여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하겠다. 그들이 각성하여 조속히 간소화하면 해마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국제결혼절차로 겪고 있는 수많은 결혼당사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문제인데 그들은 당사자들의 끊임없는 진정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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