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수업중인 어린이들임미정
북한 예술조기교육의 효과적인 시스템
북에서의 예술조기교육은 재능의 발굴과 교육면에서 보면 굉장히 효과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전국의 유치원에서 음악과 무용 등에 자질이 있는 학생은 특별반에 편성되어 따로 교육을 받는다. 이 어린이들을 선발할 때는 음악 무용 실기 테스트가 아니라, 기본적인 리듬감이나 청각의 예민함, 근육의 유연성, 신체조건 등을 따지는 자체적으로 만든 선발기준을 이용한다고 한다.
그 후 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전국 각도에 있는 음악무용학교들은 영재들을 모아서 인민학교 과정과 실기교육을 병행하면서 본격적인 연주자로 훈련을 시킨다. 이중 우리가 방문한 평양음악무용학교는 1949년에 세워졌으며, 전문연주자들을 초기부터 훈련하는 곳이므로 전국에서 온 최고의 영재급 학생들이 기숙하면서 교육받는다. 의무교육 10년과 대학과정을 포함해 학생이 2300명이고, 교직원은 800명이다.
북의 대표급 연주자들은 모두 이 학교 출신이며, 성악의 김진국, 허광수, 조혜경 등 북의 여섯 명의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쿨 입상자들 또한 이 학교 졸업생 및 교원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무용가 최승희 선생이 세운 무용학교가 이 학교 무용과의 전신이기도 하다.
우리가 학교교정에 들어섰을 때, 학생들이 교정에서 거닐거나 연습하는 것이 남쪽의 여늬 음악대학 풍경 같았다. 발성연습하는 소리, 트럼펫소리, 피아노 치는 소리들이 들렸다.
개인 레슨 받는 것을 참관했었는데 민족 성악이라 해서 우리 민요 등만을 전공으로 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그날은 바이올린과 가야금, 성악, 피아노 레슨 등을 볼 수 있었다.
메피스토 왈츠를 레슨받고 있는 박광철 학생
내가 본 박광철이라는 학생은 리스트의 메피스토 왈츠를 레슨 받고 있었는데 일주일 후 베이징에서 있을 베이징 국제 피아노 콩쿨에 나가려고 준비중이었다. 서방에서는 테크닉의 과시 때문에 콩쿨에서는 메피스토 왈츠를 더 빠르게, 더 강하게들 친다. 그러나 그는 너무 안정된 템포로 (테크닉이 충분해 보였음에도) 풀어 나가는 스타일이었다.
나는 템포 이야기를 할까 말까 주저하다가 괜히 참관인들 앞에서 그쪽 선생님께 누가 될까 아무 말을 못하고 말았는데, 템포를 빠르게 해야할 것 같다는 말을 전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 그런 테크닉적인 곡은 대부분 1차 예선을 위해 준비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테크닉이 좋다는 것을 짧은 시간에 보여 주기 위해선 템포의 조정이 필수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축전기간 중엔 제일 예리한 비평가들이 된다. 곳곳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참석하고 누가 어떻게 연주했는지, 누가 제일 훌륭한 연주자인지 그 다음날이면 학교 안에는 소문이 다 퍼진다. 우리(재미예술단)가 참관을 갔을 때는 우리에 대해 벌써 다 파악(?)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오후에는 북의 조기예술교육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만경대)소년 학생 궁전 참관을 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