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있으나 교수는 없다

[인터뷰] 전북대학교 경기지도과 학생회장

등록 2003.05.26 07:49수정 2003.05.2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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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전북대학교에는 새로운 과가 생겼다. 스포츠 전문 지도자를 육성하는 '경기지도과'가 그것. 하지만 2003년 5월 21일까지 경기지도과에는 학생뿐이었다.

교수도 과사무실도 없이 학생들만 존재하는 과를 무려 3년 여간 유지해 온 것이다. 대학측은 과만 신설했을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과 학생들은 대학측을 상대로 과 육성을 요구하며 기나긴 싸움을 해오고 있다.

현재 이 싸움을 이끌고 있는 경기지도과 김용 학생회장을 만나 그간의 사정을 들어보았다.

경기지도과는 언제 신설되었나. 과를 신설한 배경은

김 - 과가 생기기 전에 특기생 수용법이 생겨 체육특기생은 체육관련학과에만 입학하도록 했다. 또 체육학부를 만들기 위해 체육교육과(사범대학)외에 과가 하나 더 필요했다. 그 결과 경기지도과가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체육교육과는 교원자격증을 주는 과이기 때문에 경기지도과와 합쳐 체육학부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다. 처음에는 체육학부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과 신설 후 대학 본부에서 어떤 지원을 했나


김- 2001년 신설과 지원금 명목으로 5천만원을 줬지만 당시 담당교수가 없어 예술대(현재 경기지도과의 소속대학) 5개 과가 나누어 가진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경기지도과에는 지원금이 없었다. 올해 들어 지원금 5천만원이 다시 나왔다. 학생회에서 계속 문제제기를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원금으로 컴퓨터 등 기자재 일부를 구입했지만 현재 컴퓨터와 기자재를 놓을수 있는 공간이 없어 모두 창고에 쌓여 있다.

5월 21일자로 교내에 걸려있는 학장님과 책임자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플래카드를 제거한다는 조건으로 교수님 2분을 발령받았다. 교수님들은 체육교육과 출신이며 이전부터 경기지도과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로 알고 있다.


현재 경기지도과에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김 - 과사무실, 전문 강의실, 학생회실등이 필요하다.

현 총장이 취임하면서 약속한 것과 이후 지킨 것은 무엇인가

김- 작년 9월 총장과의 대화때 요구사항을 해결해주겠다는 말돌리기식 답변만을 들었다. 당시 요구사항은 교수, 강의실, 과사무실이었다.

향후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아갈 것인가

김- 교수 문제는 조건부이긴 하지만 일단 해결했다. 또 앞으로 해결해 준다는 약속을 받았다. 우선 1주일 정도 더 기다려보겠다. 또 6월에 있을 교원 조정 때 자연과학대학으로 이전한다고 했다. 이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플래카드를 다시 걸고, 언론사(학내, 외부)와 접촉을 시도할 생각이다. 현재 외부 언론사의 경우 새전북신문사가 이 문제를 다루었다.

총학생회나 단대 학생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김- 총학생회는 너무 온건적이다. 말로 해결하자며 흐지부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학 본부 관계자 한 사람을 만나는데 도움을 주었을 뿐이다. 하지만 단대 학생회는 많이 도와주고 있다. 이번에 예술대에서 집회를 가졌다.

현재 체육관련학과의 상황은

김- 현재 체육교육과(정원 20명), 경기지도학과(정원 20명) 이렇게 2개 과가 있다. 하지만 축구, 농구, 배구, 테니스. 탁구, 역도, 육상, 체조, 수영 등 운동부는 많다.

경기지도과가 예술대를 떠나 다른 단대로 편입된다면 그 쪽 단대에서 반발하지 않나

김 - 다른 학교의 예를 보면 체육대학이 없을 경우 자연과학대학에 경기지도과가 있다. 또 과명칭이 바뀐다면 충분히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만약 학교 측에서 경기지도과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과를 폐쇄하려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김- 대학 측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학생회측에서 과 폐쇄를 요구할 것이다.

인터뷰를 끝낼 무렵 학내 방송국에서도 취재를 나왔다. 경기지도과 문제가 서서히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 경기지도학과 학생들은 그동안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도 아무 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

신설과를 만들어만 놓고 방치만 한다면 굳이 신설과를 개설할 이유가 무엇일까? 새로 과를 만들면서 뚜렷한 대책이 있었는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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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한겨레 하니리포터로 활동중입니다. 아직은 뚜렷한 활동분야가 없지만.. 생활속에 부조리를 보면서.. 이러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싶어 이렇게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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