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진의 설명김나희
그리고 방송 전날인 30일에 다시 한 번 운영자의 설명이 올라왔다. “이번 주 네티즌 투표결과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방송에서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점 투표를 해주신 많은 애청자분들께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26일 월요일부터 한 네티즌 투표를 둘째날인 화요일 오전에만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3천여 건에 육박했습니다. 이에 제작진에서는 이상한 점을 느껴 인터넷 관리팀에 문의해 알아본 결과, 새만금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에서 일방적으로 투표수를 높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컴퓨터 네트워크마다 고유한 주소, 즉 IP가 있기 마련인데, 이 주소가 211.241.10.xxx로, 농업기반공사의 주소였습니다.”
31일의 방송에서는 ‘새만금 사업, 현지에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의 소주제로 강현욱 전북도지사와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주민들'의 신형록 전 대표가 의견을 밝혔고 청취자들이 전화연결로 찬반 주장을 폈으며 세민환경연구소의 홍욱희 박사와 서울대 해양학과의 고철환 교수가 각각 찬반 전문가의 소견을 제시했다.
방송 말미에 진행자는 비정상적인 인터넷 투표 결과와 그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을 밝혔다.
“아마 들어와 보신 청취자 분들, 저희 사이트에 들어와 보신 분들은 이상하다 싶으셨을 텐데, 월요일부터 예고했는데, 화요일 오전에만 계속 해야 한다 이런 의견이 3000여건을 육박했습니다. 압도적이었요. 저희 제작진이 뭔가 이상하다 느껴서 KBS 인터넷 관리팀에 문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알아보니까 새만금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 바로 농업기반공사입니다, 바로 이곳에서 일방적으로 투표수를 높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컴퓨터 네트워크마다 고유한 주소가 있어요. 아이피라고 하는데, 그 주소 211.241.10.253 이겁니다, 농업기반공사의 주소였습니다. 이거 엄밀히 따져서 불법행위는 아닙니다마는 일반 시민과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호도했다는 점에서 방송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그런 행위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그래서 농업기반공사 측에 경고 메일을 보냈는데, 바로 이튿날인 수요일 농업기반공사 쪽에서 저희 인터넷 팀을 방문해가지고 뭐 자료를 전달하면서 공정한 방송을 해달라 주문했다고 합니다. 과연 공정한 방송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참 의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래서 지난 일주일 동안의 투표결과는 방송을 통해서 공개할 수 없게 됐습니다. 물론 조직적인 것인지 몇몇 분들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자성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현재 저희가 택하고 있는 방식에서는 이런 일이 재발할 여지가 있습니다만, 일일이 로그인을 해야만 투표하도록 하는 방법을 택하면 청취자 여러분의 의사표시가 부자연스러워질 수가 있어서 일단은 지금의 방식으로 계속합니다. 다만 앞으로도 어떤 사안이든지 이런 식의 여론조작이 발생한다면 저희 제작진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마땅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씀을 드려두겠습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
농업기반공사의 여론조작 의혹은 계속 제기되어 왔던 것이다. 지난 3월 10일에서 3월 13일까지 중앙일보 사이트에서 진행된 ‘새만금 간척사업 계속해야 하나’ 토론에서도 초반에는 ‘중지시킬 이유 없어(찬성)’보다 ‘새로운 대안 마련해야(반대)’가 우세했으나 갑자기 찬성이 늘어났으며, 다음 사이트에 개설된 ‘새만금 갯벌보존 대 간척’ 토론방에 개설된 여론조사에서도 22일 저녁까지 공사 반대의견이 앞섰으나, 22일 오후 7시 정도부터 2∼3시간 만에 갑자기 ‘찬성’ 의견이 폭주해 결과가 뒤집어졌다.
공기업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국민의 세금으로 여론 조작에 힘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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