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살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습니까”

간암 사투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 이식

등록 2003.06.01 21:05수정 2003.06.0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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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살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못하겠습니까.”

간암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던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떼어 나눠준 서동일(30·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연풍2리)씨가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함께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a 아버지 서원기씨와 동일씨(우측이 서동일씨)

아버지 서원기씨와 동일씨(우측이 서동일씨) ⓒ 김준회

동일씨는 지난 19일, 간암으로 병세가 악화돼 복수가 차는 등 고통을 겪고 있던 아버지 서원기(58)씨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받았다.

동일씨는 3년 전부터 간경화로 고생을 해 온 아버지가 1개월 전 병세가 악화돼 생명이 위독해지자 “간이식을 하면 나을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간이식을 준비해 왔다.

동일씨는 “아버지가 고통스러워 해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받고 싶었다”며 “평소 아버지와 서먹한 면도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가족의 테두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가족이 화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 부자(父子)는 6월 1일 현재 일반 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동일씨는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상태가 좋아 조기 퇴원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간수치가 높고 황달기가 남아있어 며칠 간 더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할 예정이다.

아버지도 동일씨 보다 오히려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며 건강을 되찾고 있어 한 달 가량 치료를 받으며 퇴원할 수 있다.


동일씨는 마을에서 효자로 소문나 있다. “부모 말이라면 일체 군소리 없이 따른다. 법이 없어도 살 수 있을 정도로 심성이 곱다”는 것이 마을 주민들의 평이다.

이 같은 동일씨의 아름다운 효행이 알려지자 주변에서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했다. 효자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며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동일씨는 서울산업대 도예과를 졸업했으며 컴퓨터 그래픽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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