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대통령 위해서도 중도 필요"
김원기 "신당파 튀는 노선은 염려"

[민주당 연석회의] 4일 당무회의서 '신당추진기구' 논의할 듯

등록 2003.06.02 09:58수정 2003.06.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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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6일 1차 신당 워크숍에 참석한 김원기 고문(왼쪽)이 정대철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5월 16일 1차 신당 워크숍에 참석한 김원기 고문(왼쪽)이 정대철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5신: 저녁 7시30분>
신당 논의, 수요일(4일) 당무회의로 '공' 넘어가


6시간 여 동안 열린 '마라톤 회의'에서도 신·구주류는 시각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론 없이 연석회의를 매듭지었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신주류쪽에서도 구주류를 껴안기 위한 몸 낮추는 모습이 역력했고, 구주류 또한 강경한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려 조만간 신당추진기구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감지됐다.

정대철 대표와 이상수 총장은 오는 4일 당무회의를 소집해 신당추진기구에 대한 논의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 신당 논의는 4일 당무회의 결과에 따라 급진전 될 수도, 난항에 빠질 수도 있는 '기로'에 서게 됐다. 정 대표는 결론 없이 끝난 연석회의가 부담스러웠는지 회의 직후 결론을 묻는 기자들에게 "나에게 물어보지 말고 양쪽에게 물어 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이날 연석회의가 끝난 뒤 몇몇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혁신당은 개혁세력만 있는 것이지만, 보수파와 중도파가 있어야 총선에 유리하다. 한나라당과의 협상에 있어서도 유리하다. 완전 개혁세력만 있으면 (한나라당과의) 타협도 어렵다. 노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것도 틀을 지키면서 해야 한다"며 민주당 해체 없이 보수·중도파를 아우르는 통합정당이 돼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박상천 최고는 리모델링의 세 가지 원칙으로 "첫째는 정당개혁이다. 실질적인 상향식 공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정치인의 개혁이다. 부패한 정치인들을 국민들이 싫어하지만 거기에다 무능한 정치인도 도태시켜야 한다. 아무리 깨끗해도 능력이 없는 사람이 나라를 이끌면 국민들로부터 비판받는다. 셋째, 여당 노릇을 해야 한다. 이거 하는데도 민주당 체제가 낫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최고와의 일문일답이다.

- 수요일(4일) 당무회의에 상정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내일(3일) 만나서 얘기할 것이다. 신당추진기구는 (신당의) 중심을 신주류가 독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신당추진기구 위원들을) 누가 선임하느냐 하면 당 대표와 신당추진위원장이 선임하기로 돼 있다."


- 그렇다면 신당추진기구에서 보수, 중도, 개혁쪽에 동등하게 지분을 보장하면 참여할 의향이 있나.
"그것은 내가 말하면 안돼. 그 문제는 논의할 의향이 있다."

- 앞의 세 가지 기조라면 상당부분 신당과 비슷하다.
"저분들이 저들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개혁조직세력과 결합하기 때문에 개혁신당을 포기 못한다."


- (신주류쪽과) 타협 가능성은 있나.
"신주류가 개혁신당을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국민정당을 만들면 된다. 영국은 블레어 취임 이후 국민정당으로 바뀌고 있다. 개혁정당을 만드는 것은 시대적 추세에 어긋난다."

<4신 : 저녁 6시10분>
신주류, 몸 낮추며 '구주류 껴안기'에 주력


신당 추진파들이 몸을 낮추며 구주류 안심시키기에 주력하고 있다.

2일 오후에 속개된 당무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는 신당파의 좌장격인 김원기 고문이 직접 나서 "신당 모임의 구성이나 추진에 있어서 당의 상처가 없이 온전히 나가길 바란다"며 "(범 신당 추진파의) 튀는 행동과 노선에 대해서는 나도 염려한다"고 밝히며 구주류의 불안감을 잠재우는데 주력했다.

김 고문은 이날 회의에서 "신당 추진 과정에 합리적이고 안정감을 주는 사람들이 앞장섰더라면 불필요한 오해가 깊어지지 않을 것인데 튀는 입장만 언론에 보도되고, 또 적절하게 오해를 해명하지 못한 데 대하여 죄송하다"며 몸을 최대한 낮췄다.

이에 앞서 김희선 의원은 "지난 세미나에서 인적청산은 극복된 이야기"라며 "호남인의 정치적 순정과 역사적 역할을 짓밟지 말자"고 '호남 순정론'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설훈 의원도 "우리는 절망과 희망의 기로에 서 있다. 플러스 알파를 할 때만이 희망이 만들어진다"며 신당 추진파들이 먼저 자세를 낮출 것을 요구했다.

구주류 의원들도 이에 화답하듯 목소리를 낮추었다. 정균환 총무는 이강래 의원의 박상천 최고 발언 비판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갖고 발언해야 한다"며 "누가 인적청산을 하고 누가 당하느냐는 얘기는 자제하자"고 말하면서 자기부터 낮추는 자세를 갖자고 주장했다. 김경천 의원도 "신당에 가라고 하면 가겠지만, 굳이 길을 버리고 산으로 갈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다음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전개된 연석회의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요지다.

김희선 "호남인의 순정과 역사적 역할 짓밟지 말자"
이강래 "박상천 민주당 기득권 유지하자로 보인다"


김희선 의원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와 같이 바람이 불어야 한다. 그 바람은 지역주의 청산과 정당의 민주화라는 바람이다. 전국정당화는 기득권 포기와 당의 발전적 해체를 통해서 이룰 수 있다. 지난 세미나에서 인적 청산은 극복된 이야기이다. 호남인의 정치적 순정과 역사적 역할을 짓밟지 말자. 국민참여경선은 이미 국민이 보여준 바 있다. 국민이 인정하고 참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설훈 의원 회의가 생산적이지 못하고 소모적 싸움만 하는 것 같다. 우리는 절망과 희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대로 선거를 치르면 수도권에서 참담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우리 모두 힘을 합치고 플러스 알파를 하면 수도권에서 싹쓸이 할 자신이 있다.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희망으로 가야 한다. 신당을 하자는 분들께 부탁한다. 참고 기다려야 한다. 같이 가자고 설득해야 한다. 플러스 알파를 할 때만이 희망이 만들어진다.신당 하려는 분들이 아직 그런 절박감을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위험하기 짝이 없다.

민주당을 고수한다는 분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배제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렇다. 함께 가겠다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노 대통령이 부산·경남 출신이기 때문에 정치를 무난히 한다면 야당 지지자나 우리 당 반대파들도 돌아설 것이다. 노 대통령이 5년 동안 묵묵히 정치를 잘한다면 다음 정권에서라도 지역갈등 구도를 깰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그런 의지를 갖고 정치를 한다면 수도권에서 효과를 충분히 볼 것이다. 신당 하는 분들이 자세를 낮추고 함께 가자고 해야만 윈-윈(Win-Win)이 될 것이다.

이강래 의원 우리 당 여론조사 결과에 국민참여신당의 지지도가 높은 것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국민참여신당을 진보정당으로 규정하고, 개혁정당하려면 나가서 하라는 박 최고위원의 발언은 유감이다. 두 번의 워크숍에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인위적 배제를 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는데, 박 최고위원이 그 부분도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박 최고위원의 주장을 종합하면 민주당 간판과 기득권을 유지하자는 것으로 보이는데 더 이상 비난하지 않겠다. 신당은 우리 모두 기득권을 포기하고 기회균등으로 가자는 것이다. 작년에도 백지신당 통합신당을 추진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신당은 정통성이 있고 왜 지금은 없는가.

정균환 원내총무 정확한 정보를 갖고 발언해야 한다. 당시 신당에 내가 앞장섰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주인과 객을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누가 인적청산을 하고 누가 당하는가. 그런 얘기는 자제하자. 자기부터 낮추는 자세를 갖자.

김경천 의원 대통령을 당선시켜 놓은 당이 5개월간이나 흔들리는 것은 세계 역사상 없을 것이다. 이런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지만 대통령에게도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자체가 개혁정당이고 전국정당이다. 비호남 대통령을 세워놓은 우리가 왜 지역정당인가. 3김 정치 청산 운운하는데 JP만 빼고 모두 정계를 은퇴하지 않았는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일성이 귀에 생생하다. '나를 찬성한 사람이나 반대한 사람이나 함께 가길 원한다. 내가 후보가 되지 않았으면 민주당 정통성이 염려스러웠다'는 말이다. 후보단일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민주당을 지킨 사람을 역적으로 보는가. 민주당을 뿌리 채 뽑자는 것은 온당한 행동인가. 광주·전남의 분위기는 민주당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신당에 가라고 하면 나도 가겠다. 굳이 길을 버리고 산으로 갈 필요가 있는가.

유선호 당무위원 얘기가 안 풀릴 때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하다. 논쟁을 할 때는 사실과 주장이 섞이거나 예상도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신당하자고 하는 사람이 다수인데 왜 신당하려면 당 밖에 나가서 하라고 하느냐. 다수결의 민주주의 원리를 존중해야 한다.

개혁신당을 통합신당으로 위장했다고 했는데 그 근거를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 신당은 민주당의 틀을 갖고 외연을 넓히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민참여를 견인하자는 것이다. 이런 지리한 논쟁을 하면서 오히려 분열양상으로 커지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신당추진기구를 띄워 (이견을) 통합해 나가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유용태 "나는 한나라에서 온 사람, 민주당과 끝장내겠다"
김옥두 "분당은 반대하지만 헤어져도 짓밟지 말라"


김원기 민주당 상임고문.(자료사진)
김원기 민주당 상임고문.(자료사진)오마이뉴스 이종호
김원기 상임고문 신당추진모임의 책임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그간 신당논의에 대하여 극단적 대립 분위기를 안다. 인간적으로 보면 신당의 반대쪽에 계신 분들과 오랜 정치적 인연을 가지고 있음에도 화합시키지 못하고 국민에게 실망을 주어 덕이 부족하다는 절실한 생각이 든다.

4·24 재보선 참패 때문에 신당을 한다고 오해하는 분도 있고, 오해하도록 한 분도 있다. 신당은 그런 차원에서 논의된 것이 아니다. '국민의 정부'가 끝나고 '참여정부'가 시작되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아 새로운 정치 틀을 만들어 내지 않고는 정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신당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민주당은 타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보존해야 될 업적과 가치가 많은 정당인데 지역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정치 전문가들은 내년 총선에서 비우호적 세력이나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지 않으면 과반수나 제1당이 어렵다고 한다. 신당추진과정에 합리적이고 안정감을 주는 사람들이 앞장섰더라면 불필요한 오해가 깊어지지 않을 것인데 튀는 입장만 언론에 보도되고, 또 적절하게 오해를 해명하지 못한 데 대하여 죄송하다.

신당 모임의 구성이나 추진에 있어서 나나 정 대표가 중심 역할을 하는데 당의 상처가 없이 온전히 나가길 바라는 입장이다. 유시민이나 개혁정당의 민주당 비판 발언에 대해 여러분이 마땅치 않게 생각하는 것처럼 나도 마찬가지로 염려한다. 튀는 행동과 노선에 대한 염려도 된다. 신당논의에 있어 색깔논쟁이냐 진보냐 보수냐 하는 논쟁으로 몰고 가지 않기를 바란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섭섭한 감정이 있으나 이미 당 결의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후단협이 대선과정에서 더 열심히 뛰고, 더 열심히 득표 활동을 했던 것을 잘 알고 있다. 인적청산의 가능성도 없고 그런 시대도 지났다. 내가 덕이 부족하고 설득력이 부족해서 당내의 심한 갈등이 조성된 것을 반성한다. 같이 힘을 합쳐 나가자.

송훈석 의원 집권 초의 황금기가 흘러가고 있다. 국민들은 우리 당을 제대로 된 당으로 보지 않는다. 이번 주 안으로 신당 토론의 종지부를 찍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 신당 창당이 좋다고 본다. 민주당은 한계가 있는 정당이다. 지역적인 한계와 특정지역 출신이 지도부로 있는 인적 한계, 부정적 이미지를 안은 정서적 한계가 있는 정당이다.

이런 민주당으로는 전국적 지지가 개혁의 뒷받침할 수가 없다. 신당의 창당 조건으로는 합의에 의한 통합신당이어야 하고, 인적인 배제가 없어야 하며, 과거로 인해 상대를 공격하지 말고, 신뢰가 회복되어야 한다. 당은 지금 정신적인 분당 상태이다. 신당을 창당해서 수습을 하던지 아니면 포기하고 당 개혁으로 가던지 해야 한다. 이런 추세로 가면 한나라당에 뒤질 수밖에 없다.

유용태 민주당 의원.(자료사진)
유용태 민주당 의원.(자료사진)오마이뉴스 이종호
유용태 의원 신당을 만드는 순서는 노선과 이념을 천명하는 것이 순서다. 그런데 우리 당의 신당 논의는 당 개혁 얘기를 하다가 통합신당을 한다고 했다가 통합신당에서 국민참여신당으로 변해 왔다. 아직 신당에 대한 노선과 이념을 확실히 밝히지 않고 신당 추진하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그래서 신당에 대한 신뢰를 못 가지고 신당의 속내에 대해서 의구심이 팽배하다.

당을 지키는 것이 악이고,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이 선이라는 흑백논리는 안 된다. 나는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온 사람으로서 민주당과 함께 끝장을 내겠다. 민주당이 없어지면 선택할 정당이 없기 때문이다. 끝까지 리모델링과 외연확대로 잘못을 고쳐서 17대에 국민의 심판을 받는 정당으로 태어날 것이다.

김옥두 의원 노 대통령 취임 100일의 언론보도를 보면서 민주당 의원이나 당원, 국민은 무슨 생각을 할까 생각하면 통탄할 일이다. 정권재창출 이후에 화합으로 갔으면 노 대통령이 저랬을까. 호남의원들이 지역주의에 불질러서 의원이 됐다고 하는데 우리는 공천을 받고 심판도 받았다. 민주당이 왜 지역당이며 호남당인가. 16대 때 지역에서 96석, 비례 19석, 총 115석으로 15대 때보다 30석이 늘었고, 이것은 영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의석을 얻은 것이다. 더 이상 민주당을 밟지 말라. 분당은 반대하지만 헤어져도 짓밟지 말라.

<3신 : 오후 2시30분>
박상천-임채정, 신당 둘러싼 논리 대결


2일 오전에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의 하이라이트는 구주류쪽의 박상천 최고위원과 신주류쪽의 임채정 의원의 설전(舌戰)이었다.

박상천 민주당 최고위원(자료사진).
박상천 민주당 최고위원(자료사진).오마이뉴스 이종호
박 최고는 이날 오전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신당 추진 논리가 허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주류 모임과 당외 조직이 추진하는 신당의 목표가 '단일 개혁정당'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당무·국회의원들을 포섭해 세를 형성하기 위해 민주당과 같은 국민정당을 결성할 것처럼 '통합신당'을 위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최고는 "20% 정도의 개혁파 의원이 민주당의 둥지에서 민주당을 죽이고 신당 창당을 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용납될 수 없고, 그것은 '뻐꾸기 신당'"이라며 "옛날부터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난다'고 했는데, 떠나는 스님이 절을 부수어 다른 스님들까지 못살게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도덕 감정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당 추진파를 공격했다.

이에 임채정 의원은 "(박상천 최고위원이) 신당을 보혁구도의 계급 정당으로 규정하고, 그 위에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지역정당을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와 당 개혁을 통한 전국적 국민정당이 왜 잘못이냐"며 박 최고의 말을 반박했다.

이어 임 의원은 "민주당이 지금 과연 제대로 된 당인가? 반(反)조직적이고 반(反)민주적이고 반(反)정통성이며 반(反)당 행위 등이 당 내부적으로 정리된 적이 없었다"며 "이미 당의 내재적 질서는 깨졌기 때문에 신당을 만들어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전 연석회의에서 의원들의 발언 신청이 계속 이어지자 정대철 대표는 낮 12시께 정회를 선언하고, 오후 2시30분께 회의가 속개됐다.

다음은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요지다.

정대철 대표 분당은 재앙이다. 신당은 전국정당이 되어야 하고, 인위적 인적청산이나 당권싸움이 되어서는 안된다. 국민들이 걱정하기 시작한 만큼 신당 논의를 조속히 매듭짓자.

이재정 의원 신당 창당의 필요성에 대하여 전적으로 동감한다. 신당은 대통령을 위한 창당이 아니다. 21세기형 국민의 정당을 만드는 일이다. 박상천 최고위원의 페이퍼에 담긴 주장에 대해 몇 가지 반박하겠다.

신당은 위로부터의 창당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창당이 되어야 하고, 모든 권한은 당원으로부터 나오는 신당이 되어야 한다. 기존 민주당의 틀 위에서 신당을 만들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신당을 만드는 과정에 정치적 거래가 있을 수 없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논의를 추진해야 한다. 지분 문제는 사라져야 할 정치 흥정이다.

'위장'이라는 말을 써서 신뢰 관계를 흐트러 놓는 것은 잘못되었다. 신당이 사상적 잘못이 있는 것처럼 하는 말을 듣고, 박정희 때부터 수십년 간 아픈 색깔 논쟁에 희생돼온 우리는 같은 당 최고위원으로부터 색깔론 제기를 듣고 가슴 아프고 모욕으로 들린다. 신당은 호남 배제가 아니고, 지역주의를 극복해서 새로운 정치지평을 만들자는 것이다. 적어도 호남배제나 호남차별은 없다.

박상천 "떠나는 스님이 절은 왜 부수나"
임채정 "계급정당 규정은 비약이고 모략"


박상천 최고위원 신주류 모임과 당외 개혁세력의 신당추진이 '범개혁 단일신당', 즉 각 정당에 분산된 개혁성향 의원들과 정당 밖의 개혁세력이 하나로 결집된 '개혁정당'의 실현에 목적이 있고, 이를 실현시키려면 '국민정당'의 성격을 가진 민주당 해체가 불가피하다면, 민주당을 해체하지 말고 민주당을 나가서 신당을 만드는 것이 정도이다.

그 이유는 20% 정도의 개혁파 의원이 민주당의 둥지에서 민주당을 죽이고 신당창당을 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용납될 수 없다. 그것은 '뻐꾸기 신당'이다. 옛날부터 '절이 싫으면 스님이 떠난다'고 했다. 떠나는 스님이 절을 부수어 다른 스님들까지 못살게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도덕 감정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민주당은 반세기를 이어온 민주정당이다. 몇 사람이 마음대로 해체시킬 수 있는 정당이 아니다. 신주류가 끝내 민주당을 해체하고 신당추진을 강행할 때에는 전당대회 열어 당원들의 총의로 무효화시킬 것이다.

신주류 모임과 당외 조직이 추진하는 신당은, 각 정당과 당외에 있는 개혁세력들이 하나로 결집하여 '단일개혁정당'을 결성하는 이른바 '범개혁 단일정당'에 그 목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당창당의 편의상 더 많은 당무·국회의원들을 포섭하여 세를 형성하기 위해 마치 민주당의 성격과 같은 또 하나의 국민정당을 결성할 것처럼 '통합신당'이라고 위장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 민주당 지구당위원장들에 대한 '물갈이'는 아래 세 가지 요인 때문에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안할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첫째, '개혁신당'으로 가는 이상 비개혁 성향 의원들은 선명성을 위해 잠정적 대동을 넘어서 항구적, 공식적으로 수용하기는 어렵다. 비개혁 성향 의원들을 끝까지 수용하면 '개혁신당'이 아니라 '도로 민주당'이 된다는 말은 그 분들의 원칙에 맞는 말이다.

임채정 민주당 의원(자료사진).
임채정 민주당 의원(자료사진).오마이뉴스 권우성
둘째, PK 진출을 위한 '탈호남' '탈DJ'를 위해서는 동교동계 등 호남핵심의원들은 끝까지 대동하기 어렵다. 셋째, '후단협' 등 후보단일화 추진의원들은 감정상 수용하기 어렵다. 이 분들은 대선 승리의 가장 큰 원인인 후보단일화 성사에 기여했고 단일화 이후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으나 포용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물갈이는 없다'고 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순수 개혁성향 의원들이 20명 정도에 불과한 현실에서 지금 '물갈이'를 말하면, 민주당 해체를 통한 방법으로 개혁신당을 결성하는 것은 세를 잡지 못해 불가능하고, 금년 정기국회 운영이 더 어려워진다고 보는 것이다.

임채정 의원 박상천 최고위원의 신당 추진세력 규정에 대해 유감이다. 신당을 보혁구도의 계급 정당으로 규정하고, 그 위에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 언제 개혁정당, 국민정당, 민주당 정통성을 포기한다고 했나? 박 최고위원이 제기한 현실적 문제는 타협과 조정으로 함께 고민할 수 있다. 그러나 계급정당으로 규정하는 것은 비약이고 모략이다.

신당은 국민정당으로 나가야 한다. 개혁은 계급이 아니다. 진정한 국민정당은 지역감정을 극복할 때만 가능하다. 호남당이라는 인식에 대해서 반대한다. 호남이란 지역감정은 방어적이고 수세적이며 민주화를 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지역정당을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와 당 개혁을 통한 전국적 국민정당이 왜 잘못인가.

당 운영이 이래서는 안된다. 지금 과연 제대로 된 당인가? 반(反)조직적이고 반(反)민주적이고 반(反)정통성이며 반(反)당 행위 등이 당 내부적으로 정리된 적이 없었다. 당 지도부를 누가 인정하느냐? 이미 당의 내재적 질서는 깨졌다. 그래서 신당을 만들어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다시 출발하자. 특정인을 배제하지 말고 모두 다 같이 가자.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승부는 수도권에서 나는데 정통적 지지표와 개혁세력, 탈(脫)지역세력, 젊은 표로 구성된다. 우리의 전통 지지표를 분산시키는 어떤 논의도 반대한다. 우리 여당이 새 출발하지 못하면 집중 공격을 받을 것이다. 새로운 요구에 답변해야 한다. 그래서 신당을 해야 한다.

정균환 민주당 원내총무(자료사진).
정균환 민주당 원내총무(자료사진).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 낮 12시>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 신·구주류 '기세 대결'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도 예결위원장 및 예결위원 선임 건을 놓고 신·구주류간 기세 대결이 펼쳐졌다. 2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연석회의에서 신주류와 구주류는 이윤수 예결위원장 내정 문제로 맞서며 또 한번 신경전을 벌였다.

신당 논의에 본격 돌입하기 전 이해찬 의원은 이윤수 의원이 예결위원장직을 수행하기에는 정부, 당내 의원과의 대화 노력 및 역량이 부족하다면서 정 총무의 선정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잠시 격앙된 이윤수 의원이 발언에 나서려고 하자, 정균환 총무가 만류한 뒤 자신이 마이크를 잡았다.

정 총무는 이해찬 의원이 이윤수 의원의 인격을 모독한 점을 지적하면서 "위원장직은 조직이 내린 평가를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에 달려있지 개인이 아는 것을 중심으로 최고위 결정 과정을 평가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실질적으로 정치인은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만능인"이라며 경제학도만이 예결위원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선입견에 불과하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김경재 의원은 "일방적으로 언론에 예결위원 선임 결과를 보도해 놓고 다시 조정하면 이후 탈락한 사람의 인격은 어디가나"고 역으로 꼬집고 원내총무의 일반적 인사 관행이 당의 정서와 맞지 않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정 총무의 측근인 김윤태 전 국회 도서관장 임명건을 거론하며 "미국에서나 어디에서도 국회 도서관장은 그 사회에서 존경받는 대학자가 한다. 그럼에도 40살의 젊은 위원장을 선임한 적이 있다"며 자중자애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발언권을 얻은 이윤수 의원은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이 서울대 나와서 성군이냐"고 반문하며 자신의 내정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서울대 출신' 신주류측 의원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이해찬 의원을 향해서도 "본회의 때 통과시켜 달라"고 요청한 뒤 비아냥대는 말투로 "이해찬 의원의 지역구 예산문제는 특별히 신경을 쓰겠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다음은 연석회의 발언록 요지이다.

이해찬 민주당 의원(자료사진).
이해찬 민주당 의원(자료사진).오마이뉴스 이종호
이해찬 의원 언론을 통해 예결위원이 선정됐다는 보도를 접했다. 위원장에 존경하는 이윤수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봤다. 여당 예결위원장은 국가재정 전체를 총괄적으로 검토하고 50여명의 예결위원을 이끌어가고, 균형있게 판단해 선후와 경중을 잘 가려야 하는 상임위 중 매우 어려운 자리이다.

잘할 수 있다 없다를 미리 예단하려는 것은 아니다. 복잡다단한 사안을 정부와 의원과 이해관계자 등을 설득하며 조화를 이뤄가면서 예산결산을 마무리 해야 한다. 금년은 경제사정이 어렵다. 이런 경제 상황에서는 재정의 기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실물 자체가 좋은 선행지표를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의원을 선정한 점은 유감이다.

예결위원장은 정부와 대화를 잘 할 수 있고, 당내 의원들과도 대화를 잘 할 수 있는 분이 필요하다. 위원장에 선정된 이윤수 의원은 예결위원장 보다 다른 더 적합한 곳에 가셨으면 한다. 인사가 합리적이고 타당성 있고 이치에 맞을 때 당의 신인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지난 인권위원을 우리당이 추천했는데 부결된 적이 있지 않나. 우리당의 인사가 상식적 상궤에서 벗어난 점이 많다. 최고위원회의가 그런 정도로 인선할 때 우리를 바라보는 관료나 언론, 일반국민들은 어떻게 평가하겠나. (이 때 이윤수 의원이 한마디를 하려고 하자 정균환 총무가 만류).

김태랑 최고위원 더 이상 이 문제로 얘기말고 매듭을 짓자. 최고위 결정사항이니만큼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 한번 믿어 보자.

정균환 원내총무 의원을 인격적으로 모독하면서까지…. 이해찬 의원의 지적이 일부 타당한 면이 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적임자를 생각했다고 생각한다. 예결위원장은 대단히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예산도 알아야 하고 정부 계획과 가깝게 통과를 시켜야 하기도 하고.

이윤수 의원은 3선으로 경제분야에만 있었다. 훈련과 공부를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꼭 경제학도가 해야 한다는 것은 선입관이다. 이해찬 의원처럼 해박하고 정치적으로도 능력이 있는 분도 당이 어려움을 겪게 한 적이 있지 않나. 위원장직은 조직이 내린 평가를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에 달려있지 개인이 아는 것을 중심으로 최고위 결정 과정을 평가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그런데 정 대표가 궁극적으로 방망이를 치고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과정을 거쳐 내정된 분에 대해 당내에서 이렇게 나오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되도록 상처를 적게 입히고 참으며 말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정치인은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만능인이다. 이런 얘기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생각한다.

김경재 의원 결정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의결을 거쳐야 할 일이라고 본다. 내가 제기하고 싶어하는 것은 원내총무의 일반적 인사 관행이 당의 정서와 맞지 않다는 점이다. 조정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언론에 선임 결과를 보도해 놓고 다시 조정하면 이후 탈락한 사람의 인격은 어디가나.

지난 국회 도서관장 임명 때도 그런 적이 있었다. 미국에서나 어디에서도 도서관장은 그 사회에서 존경받는 대학자가 한다. 그럼에도 40살의 젊은 위원장을 선임한 적이 있다. 자중자애해 달라.

국회 예결위원장에 내정된 이윤수 민주당 의원(자료사진).
국회 예결위원장에 내정된 이윤수 민주당 의원(자료사진).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윤수 의원 별로 배운 것도 없는 사람이 중책에 지명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그런데 내가 정치판을 들어온지 45년이 지났다. 과거 국회에서 DJ 밑에서 많은 공부를 했다. 내가 3선이고 건교위에서 10여년을 했다. 예결위원을 3번을 했고, 예결소위도 2번을 했다. 서울대를 나온 훌륭한 분도 많다.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이순신 장군이 서울대를 나와서 성군이냐. 세종대왕이 서울대를 나와서 성군이냐. 비유가 맞지 않더라도 들어달라. 이해찬 의원이 나를 걱정하는 마음이 있는데 본회의 때 통과시켜 달라. 이해찬 의원의 지역구 예산문제는 특별히 신경을 쓰겠다. 여당에 들어와 직책을 한번도 맡은 적이 없다.

김경재 의원 언어를 순화하라.

이윤수 의원 김경재 의원도 조심해라.

이종걸 의원 예결위원의 선임과 지명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은 젊은 사람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입장이다. 분명히 해야 한다. 두분의 개인적 생각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1신 : 오전 9시55분>
민주당 신·구주류 '예결위 선임건' 놓고 또 감정싸움


신당 창당 문제로 대립 중인 민주당 신·구주류가 매 사안마다 이견을 노출하며 부딪히고 있다. 2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신·구주류 최고위원들은 예산결산위원회 위원 선임건 처리를 위한 회의 공개여부를 놓고 또다시 감정싸움을 벌였다.

민주당은 최근 국회 예결위원장에 이윤수 의원, 간사에 박병윤 의원을, 예결위원에 유용태, 최선영, 윤철상, 배기운, 김성순, 김희선, 박병석, 박상희, 이재정, 이창복, 이희규, 유재규, 조재환, 조한천, 전갑길, 최용규, 홍재형 의원 등을 임명한 바 있다.

이날 감정 대립의 발단은 정대철 대표가 "오늘 최고위원회의는 국회 예결위원장 의결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방향을 잡기 위해 긴급히 소집했다"며 우선적으로 예결위원 선임 건을 처리하기 위해 회의를 비공개로 하겠다고 발언하면서부터이다.

정 대표는 비공개를 제안한 것은 지난 30일 공개로 진행된 당무회의에서 이강철 대구시지부장 직무대행의 시지부장 임명건을 놓고 신·구주류가 극렬한 감정싸움을 벌여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점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균환 총무가 이의를 제기하며 "공개로 하자"고 제안했다. '중도파와 구주류 중심으로 예결위원을 선임한 것 아니냐'는 신주류측의 비판에 정 총무는 이미 불쾌감을 가져온 터였다. 이 때문에 정 총무는 예결위원 선임의 기준과 원칙이 적힌 두 페이지 분량의 문건을 미리 준비해 왔다. 이 문건에는 △미선임 의원 우선 △선수배려 : 초선 73.3% △상임위 배분 고려 △지역안배 고려 △기선임 의원의 경우 과거 예결위 활동시 회의 참석을 고려 등의 선임 기준과 각 위원별 선임사유가 적혀있었다.

원내 상임위 선임권을 가진 정균환 원내총무는 정 대표의 비공개 회의 제안 발언에 대해 "뒤로 가서 언론플레이를 하거나 헛소리하지 마라. 언론 플레이를 해서 일방적으로 기준 없이 했다고 보고하면 어떡하자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회의를 언론에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정 대표와 이상수 사무총장, 김태랑·이협 최고위원 등이 "인사문제이니 만큼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했으나 정 총무는 "그렇게 하려면 배석자 없이 최고위원끼리만 하자"고 역제안을 하며 자신의 소신을 좀처럼 굽히지 않았다.

결국 정 대표의 '비공개' 선언과 정 총무의 "대표께서 판단해 달라"는 발언으로 대립은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감정의 앙금은 채 가시지 않은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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