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 1차 신당 워크숍에 참석한 김원기 고문(왼쪽)이 정대철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5신: 저녁 7시30분>
신당 논의, 수요일(4일) 당무회의로 '공' 넘어가
6시간 여 동안 열린 '마라톤 회의'에서도 신·구주류는 시각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론 없이 연석회의를 매듭지었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신주류쪽에서도 구주류를 껴안기 위한 몸 낮추는 모습이 역력했고, 구주류 또한 강경한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려 조만간 신당추진기구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감지됐다.
정대철 대표와 이상수 총장은 오는 4일 당무회의를 소집해 신당추진기구에 대한 논의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 신당 논의는 4일 당무회의 결과에 따라 급진전 될 수도, 난항에 빠질 수도 있는 '기로'에 서게 됐다. 정 대표는 결론 없이 끝난 연석회의가 부담스러웠는지 회의 직후 결론을 묻는 기자들에게 "나에게 물어보지 말고 양쪽에게 물어 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이날 연석회의가 끝난 뒤 몇몇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혁신당은 개혁세력만 있는 것이지만, 보수파와 중도파가 있어야 총선에 유리하다. 한나라당과의 협상에 있어서도 유리하다. 완전 개혁세력만 있으면 (한나라당과의) 타협도 어렵다. 노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것도 틀을 지키면서 해야 한다"며 민주당 해체 없이 보수·중도파를 아우르는 통합정당이 돼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박상천 최고는 리모델링의 세 가지 원칙으로 "첫째는 정당개혁이다. 실질적인 상향식 공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정치인의 개혁이다. 부패한 정치인들을 국민들이 싫어하지만 거기에다 무능한 정치인도 도태시켜야 한다. 아무리 깨끗해도 능력이 없는 사람이 나라를 이끌면 국민들로부터 비판받는다. 셋째, 여당 노릇을 해야 한다. 이거 하는데도 민주당 체제가 낫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최고와의 일문일답이다.
- 수요일(4일) 당무회의에 상정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내일(3일) 만나서 얘기할 것이다. 신당추진기구는 (신당의) 중심을 신주류가 독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신당추진기구 위원들을) 누가 선임하느냐 하면 당 대표와 신당추진위원장이 선임하기로 돼 있다."
- 그렇다면 신당추진기구에서 보수, 중도, 개혁쪽에 동등하게 지분을 보장하면 참여할 의향이 있나.
"그것은 내가 말하면 안돼. 그 문제는 논의할 의향이 있다."
- 앞의 세 가지 기조라면 상당부분 신당과 비슷하다.
"저분들이 저들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개혁조직세력과 결합하기 때문에 개혁신당을 포기 못한다."
- (신주류쪽과) 타협 가능성은 있나.
"신주류가 개혁신당을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국민정당을 만들면 된다. 영국은 블레어 취임 이후 국민정당으로 바뀌고 있다. 개혁정당을 만드는 것은 시대적 추세에 어긋난다."
<4신 : 저녁 6시10분>
신주류, 몸 낮추며 '구주류 껴안기'에 주력
신당 추진파들이 몸을 낮추며 구주류 안심시키기에 주력하고 있다.
2일 오후에 속개된 당무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는 신당파의 좌장격인 김원기 고문이 직접 나서 "신당 모임의 구성이나 추진에 있어서 당의 상처가 없이 온전히 나가길 바란다"며 "(범 신당 추진파의) 튀는 행동과 노선에 대해서는 나도 염려한다"고 밝히며 구주류의 불안감을 잠재우는데 주력했다.
김 고문은 이날 회의에서 "신당 추진 과정에 합리적이고 안정감을 주는 사람들이 앞장섰더라면 불필요한 오해가 깊어지지 않을 것인데 튀는 입장만 언론에 보도되고, 또 적절하게 오해를 해명하지 못한 데 대하여 죄송하다"며 몸을 최대한 낮췄다.
이에 앞서 김희선 의원은 "지난 세미나에서 인적청산은 극복된 이야기"라며 "호남인의 정치적 순정과 역사적 역할을 짓밟지 말자"고 '호남 순정론'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설훈 의원도 "우리는 절망과 희망의 기로에 서 있다. 플러스 알파를 할 때만이 희망이 만들어진다"며 신당 추진파들이 먼저 자세를 낮출 것을 요구했다.
구주류 의원들도 이에 화답하듯 목소리를 낮추었다. 정균환 총무는 이강래 의원의 박상천 최고 발언 비판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갖고 발언해야 한다"며 "누가 인적청산을 하고 누가 당하느냐는 얘기는 자제하자"고 말하면서 자기부터 낮추는 자세를 갖자고 주장했다. 김경천 의원도 "신당에 가라고 하면 가겠지만, 굳이 길을 버리고 산으로 갈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다음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전개된 연석회의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 요지다.
김희선 "호남인의 순정과 역사적 역할 짓밟지 말자"
이강래 "박상천 민주당 기득권 유지하자로 보인다"
김희선 의원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와 같이 바람이 불어야 한다. 그 바람은 지역주의 청산과 정당의 민주화라는 바람이다. 전국정당화는 기득권 포기와 당의 발전적 해체를 통해서 이룰 수 있다. 지난 세미나에서 인적 청산은 극복된 이야기이다. 호남인의 정치적 순정과 역사적 역할을 짓밟지 말자. 국민참여경선은 이미 국민이 보여준 바 있다. 국민이 인정하고 참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설훈 의원 회의가 생산적이지 못하고 소모적 싸움만 하는 것 같다. 우리는 절망과 희망의 기로에 서 있다. 이대로 선거를 치르면 수도권에서 참담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우리 모두 힘을 합치고 플러스 알파를 하면 수도권에서 싹쓸이 할 자신이 있다.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희망으로 가야 한다. 신당을 하자는 분들께 부탁한다. 참고 기다려야 한다. 같이 가자고 설득해야 한다. 플러스 알파를 할 때만이 희망이 만들어진다.신당 하려는 분들이 아직 그런 절박감을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위험하기 짝이 없다.
민주당을 고수한다는 분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배제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렇다. 함께 가겠다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노 대통령이 부산·경남 출신이기 때문에 정치를 무난히 한다면 야당 지지자나 우리 당 반대파들도 돌아설 것이다. 노 대통령이 5년 동안 묵묵히 정치를 잘한다면 다음 정권에서라도 지역갈등 구도를 깰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그런 의지를 갖고 정치를 한다면 수도권에서 효과를 충분히 볼 것이다. 신당 하는 분들이 자세를 낮추고 함께 가자고 해야만 윈-윈(Win-Win)이 될 것이다.
이강래 의원 우리 당 여론조사 결과에 국민참여신당의 지지도가 높은 것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국민참여신당을 진보정당으로 규정하고, 개혁정당하려면 나가서 하라는 박 최고위원의 발언은 유감이다. 두 번의 워크숍에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인위적 배제를 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는데, 박 최고위원이 그 부분도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박 최고위원의 주장을 종합하면 민주당 간판과 기득권을 유지하자는 것으로 보이는데 더 이상 비난하지 않겠다. 신당은 우리 모두 기득권을 포기하고 기회균등으로 가자는 것이다. 작년에도 백지신당 통합신당을 추진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신당은 정통성이 있고 왜 지금은 없는가.
정균환 원내총무 정확한 정보를 갖고 발언해야 한다. 당시 신당에 내가 앞장섰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주인과 객을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누가 인적청산을 하고 누가 당하는가. 그런 얘기는 자제하자. 자기부터 낮추는 자세를 갖자.
김경천 의원 대통령을 당선시켜 놓은 당이 5개월간이나 흔들리는 것은 세계 역사상 없을 것이다. 이런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지만 대통령에게도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자체가 개혁정당이고 전국정당이다. 비호남 대통령을 세워놓은 우리가 왜 지역정당인가. 3김 정치 청산 운운하는데 JP만 빼고 모두 정계를 은퇴하지 않았는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일성이 귀에 생생하다. '나를 찬성한 사람이나 반대한 사람이나 함께 가길 원한다. 내가 후보가 되지 않았으면 민주당 정통성이 염려스러웠다'는 말이다. 후보단일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민주당을 지킨 사람을 역적으로 보는가. 민주당을 뿌리 채 뽑자는 것은 온당한 행동인가. 광주·전남의 분위기는 민주당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신당에 가라고 하면 나도 가겠다. 굳이 길을 버리고 산으로 갈 필요가 있는가.
유선호 당무위원 얘기가 안 풀릴 때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하다. 논쟁을 할 때는 사실과 주장이 섞이거나 예상도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신당하자고 하는 사람이 다수인데 왜 신당하려면 당 밖에 나가서 하라고 하느냐. 다수결의 민주주의 원리를 존중해야 한다.
개혁신당을 통합신당으로 위장했다고 했는데 그 근거를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 신당은 민주당의 틀을 갖고 외연을 넓히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민참여를 견인하자는 것이다. 이런 지리한 논쟁을 하면서 오히려 분열양상으로 커지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신당추진기구를 띄워 (이견을) 통합해 나가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유용태 "나는 한나라에서 온 사람, 민주당과 끝장내겠다"
김옥두 "분당은 반대하지만 헤어져도 짓밟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