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존재가 구우일모(九牛一毛)일까?"

등록 2003.06.04 12:12수정 2003.06.0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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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의 불법부당한 매각행위를 밝혀라!" 라는 구호를 내걸고 단식투쟁을 시작한지 4일째로 접어 들었습니다.

처음 단식후 다음날에는 배고픔을 못이겨 눈감으면 뽀글뽀글 끓는 김치찌게와 방금 솥에서 퍼낸 따스한 이밥이 떠올라 못참겠더니만(한끼도 거르지 못하는 체질이랍니다) 이제 그단계는 넘어선듯 합니다.

무릇 인간이 갖고 있는 욕구 중에는 '식욕의 욕구' 가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면서 시급, 절대적인 욕구인듯 합니다.

생명을 유지하기위해 음식을 섭취해야하는 절대적인 명령을 스스로 거부하여, 원하는 바를 "공론화시켜 밝혀 보겠다"는 뜻으로 시작한 단식이기에 참을수 있을 때까지 참아서 버티어야 합니다.

어제(6.3)는 해태제과 매각 관계자 들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로 '삭발식'을 하였습니다. 아주 오래전 중학교에 다니면서 '빡빡머리'를 해 본 이후로 근 30여 년이 지난 지금 머리를 기계로 깍고 면도로 밀고나니 한동안은 본래의 내 모습이 아닌 듯 어색했답니다.

단식농성투쟁을 위해 입은 '간이 한복'도 윗옷 색갈이 승복과 비슷하여 흡사 '내가 스님이 되었나?'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모든것이 불편한 요즈음에 시간이 많아선지 많은 상념에 젖게 합니다.


"3년여에 걸친 투쟁을 이제는 끝내고 싶고, 끝내야 한다."는 각오로 시작한 단식투쟁이지만 "본인이 고사에 나오는 아홉마리 소 중에 한가닥 털처럼(구우 일모 九牛一毛) 정말 보잘 것 없는 버러지보다 못한 존재로 비추어 매각관계자들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생명이 다할수도 있지 않느냐?"는 스스로에게 하는 우문을 던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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