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전동록씨, 1주기 추모식 거행

참가자들, "역사와 민족 앞에 영원하소서"

등록 2003.06.06 15:27수정 2003.06.0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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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일하다 죽은 것이 아니고 우리 민족의 혼을 살리고 일깨워 주기 위해 먼저 갔다. 민족의 주체성과 자주권을 우리가 찾겠다. 너무 억울해 하지말고 편히 잠드소서. 역사와 민족 앞에 영원하소서."

a 참가자들이 "양키 고 홈"을 외치며 미군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양키 고 홈"을 외치며 미군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 김준회

노수희 ‘민족 자주평화 촛불대행진’공동단장은 고압선에 감전돼 숨진 故전동록씨를 이렇게 추모하며 억장이 무너지는 심경을 토로했다.

2001년 7월 16일 공사장에서 일을 하다 미 고압선에 감전돼 지난해 숨진 故전동록씨(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 1주기 추모식이 6일 낮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의 캠프하우즈 미 공병여단 정문 앞에서 거행됐다.

민주노동당 이승헌 통일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모식에는 김준기 민주노동당 상임대표를 비롯 진관스님 등 ‘자주평화 촛불대행진단’ 단원 5명, 故전씨의 둘째 아들 민호군과 대학 동료, 민주노동당 일산갑 지구당 유기수 위원장 및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사고 미군부대인 캠프하우즈를 강력히 비판한 뒤 “주한미군 주둔 이유 없다. 국민의 힘으로 몰아내자“며 미군철수와 함께 희생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추모식은 故전동록씨를 비롯 지난해 미 탱크에 희생된 효선, 미선양 등 미군 피해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a 캠프하우즈 정문 앞에서 추모식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캠프하우즈 정문 앞에서 추모식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준회

묵념이 끝난 뒤 전민호군은 아버지의 사고 경위와 투병생활을 설명하며 사과와 위로 없는 미군 측을 강력히 비난했다.

민호군은 또 “5·18 광주학살이 작전권을 가진 미군에 의해 자행됐다”고 주장하며 “미군이 아직도 우리를 조여오고 있다. 빨리 미군들로부터 해방됐음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준기 민주노동당 상임대표는 故전동록씨의 명복을 빌며 “한을 풀어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로 추도사를 시작했다.

a 미군부대 주변에 사는 한 어린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군부대 주변에 사는 한 어린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 김준회

그는 “자주권을 상실한 이 땅의 한을 풀 수 있을 것이라 믿었는데 어떤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대미 외교를 비판하고 “전 국민이 하나돼 한을 풀어 주겠다. 느긋하게 지켜봐 달라”며 위로했다.


진관 스님은 추모시를 낭독하며 ‘먼저 가신 님’의 명목을 빌었다. “우리 민족의 열사여! 민족의 스승이여! 당신의 죽음이 없었다면 어둠 속에서 깨어나지 못했을 것. 영원히 잊지 않으리. 그리고 다짐한다. 양키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겠다.(전문은 아니고 간추린 내용임).

a 추모식이 끝난 뒤 대치 중인 전경들 앞에서 미군부대를 향해 함성을 지르고 있다.

추모식이 끝난 뒤 대치 중인 전경들 앞에서 미군부대를 향해 함성을 지르고 있다. ⓒ 김준회

유기수 민노당 일산갑지구당 위원장의 추도사를 끝으로 일정을 마친 참석일행은 캠프하우즈 정문에서 통일로까지 평화 행진을 한 뒤 오후 3시에 있을 미2사단 집회로 떠났다.

한편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2개 중대를 캠프하우즈 미군부대에 배치했으나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故전동록씨는 지난 2001년 7월16일 경기도 파주시 뇌조리에 위치한 미군 부대 캠프하우즈 인근 공사장에서 일을 하다 미 2사단 공병여단이 관리하는 2만2900볼트 고압선에 감전돼 양팔을 절단한 채 투병하다 2002년 6월 6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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