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도대체 현충일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전 현충일이라는 단어가 정말 싫어요. 군대라는 말은 더욱더 싫고."
군사상자 유가족 연대(kmid.org) 사이트 운영자 故 이상훈 이병의 아버지 이정호(54)씨는 아들을 데려간 하나님이 싫다고 합니다. 2년 7개월 전 국군 철정 병원에서 아들 상훈이를 잃어버린 후 그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유가족을 돕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닙니다.
"전 하나님이 싫어요. 어떤 이들은 우리 아들이 착해서 하나님이 먼저 데리고 갔다고 그러는데. 그런 말 다 필요 없으니까 우리 상훈이 보내 줘요. 하나님이 있다면 왜 우리 아들을 살려 내지 못 했나요? 저한테는 우리 상훈이가 '하나님' 이에요. 100명의 하나님보다도 전 우리 상훈이 하나 있는 게 더 좋아요."
평소에 간이 안 좋았던 이상훈 이병이 훈련을 잘 소화해 내지 못하자 군에서는 그가 꾀병을 부린다고 오해를 했습니다. 철정 국군 병원에 입원했던 이 이병은 어느 군의관의 잔학한 폭행에 의해 순직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가해자는 무혐의 처리되어 여전히 의사를 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군에서 재판을 받을 때 군의관의 폭행을 실제로 본 목격자의 증언이 임의로 채택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에 대해 이정호씨는 포기하지 않고 대법원에 사건을 계류하여 일년이 넘도록 공정한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