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美 협상태도에 우회적 불만 표시

등록 2003.06.18 12:27수정 2003.06.19 09:49
0
원고료로 응원
김진표 경제부총리.
김진표 경제부총리.오마이뉴스 이종호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김 부총리는 18일 국회 바른정치실천의원모임(회장 신기남 민주당 의원) 조찬모임에 참석, 하이닉스 상계관계 판정 과정을 소개하며 "IMF와 협의하면서 국제적 룰에 따라서 공적자금 투입하게 된 것이고 그래서 조흥은행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팔고 있지 않느냐고 (미국 쪽에)말했다"며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미국 쪽의 일방적 판정에 불만을 털어놨다.

이는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조흥은행·우리은행 등을 통해 하이닉스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을 두고 미국이 '보조금 성격'이라며 하이닉스에 상계관세를 물린 것에 대한 반론성격이다.

이어 그는 "그리고 하이닉스를 도와준 프로그램 자체는 시티은행이 가지고 있다. 정부가 인사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고 업무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미국 쪽의 상계관세 부과 판정을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또 "미국이 마이크론이라는 자국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고 한 오영식 의원의 지적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으며, 이어 "그렇다면 최대한 노력을 해서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해 내고 안 되면 WTO에 제소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마이크론이라는 제소자가 있으니까 무시할 수가 없다"며 부담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김 부총리는 '미국이 하이닉스 상계관세 협상 과정에서 조흥은행 매각 등을 요구했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요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가 보유한 은행 주식을 팔아 민영화해야 통상마찰이 안 생길 것 아닌가'라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라고 말해, 미국 쪽으로부터 부담스런 요구를 받았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노조와의 협상에 활용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음은 오영식 민주당 의원과 김진표 경제부총리의 공개 대화록이다.


오영식 민주당 의원 하이닉스 상계관계 판정이 났더라.
김진표 경제부총리 44.7%로 조금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남아있는 절차가 있다. ITC라고 해서 미 무역위원회이다. 미 상무부가 볼 때 정부 보조금 성격이 있는 지원을 (하이닉스가) 받았다는 판정에 따라 상계관세가 나온 것이다. ITC는 하이닉스가 과연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있느냐 차원에서 조사한다. 그것이 48일인가 기간이 있다. 거기서 최종 판정을 하면 그게 미국으로서의 최종 판정이 되는 것이다. 그 판정을 보고 업계 등의 주장을 판단해서 WTO 제소 등을 최종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미 상무부에서 문제삼는 것은 우리가 어려울 때 우리 금융기관들이 채권을 해소하기 위해 하이닉스를 죽일 수 없으니까 구조조정을 전제로 협조융자를 한 것이다. 이것은 어느 나라나 다 하는 것이다. 정부가 그런 은행들 즉, 조흥은행이나 우리은행에 지분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시비의 원인이다. 그래서 정부가 매각하는 중이고, 앞으로도 그것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시비가 된다.


IMF와 협의하면서 국제적 룰에 따라서 공적자금 투입하면서 어쩔 수 없이 반대급부로 그렇게 한 것이다. 그래서 조흥은행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팔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그리고 하이닉스를 도와준 프로그램 자체는 시티은행이 갖고 있다. 그것이 어떻게 정부…. 정부가 인사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 업무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오영식 그래서 마이크론이라는 자국 회사를 보호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지 않나.
김진표 그렇다.

오영식 ITC 조사 48일 동안 최대한 노력해서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해 내고 그래서 안 되면 WTO에 제소해야 할 것이다.
김진표 미국이라는 나라가 마이크론이라는 제소자가 있으니까 무시할 수가 없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2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3. 3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4. 4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5. 5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