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불법 주ㆍ정차 단속의 근본 문제

등록 2003.06.20 20:58수정 2003.06.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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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창원시는 "교통사고 줄이기와 불법 주ㆍ정차 없는 창원 만들기"를 발표하였다. 또한 각 가정으로 배달된 시민참여 협조문을 통해 반드시 불법 주ㆍ정차를 뿌리뽑겠다고 시민참여를 당부하고 6월 한 달간을 홍보기간으로 정하고 홍보에 열심이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18일 경남도에서는 김혁규 도지사 주재로 <불법 주ㆍ정차 강력 단속 종합계획>을 시달하기 위해 부시장ㆍ부군수 회의를 개최하고, 경찰과 합동으로 전 행정력을 집중하여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종합적인 질서개혁'을 위한 불법 주ㆍ정차를 강력히 단속하기 위하여 도 '행정과' 내 기존 '민간협력담당'을 '기초질서담당'으로 변경시키고 불법 주ㆍ정차 업무를 적극 추진시킴으로써 종합적인 질서개혁을 이루도록 했다고 하지만 도민들의 반대 여론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위 사항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한다. 교통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어 경남도나 창원시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불법 주ㆍ정차 문제가 도민, 시민의 잘못에서부터 비롯되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단, 도청 소재지인 창원시를 중심으로 그 문제점을 짚어본다.

창원시의 경우 계획도시로 넓은 광장이 있고 야외 공원이 많으며 14km에 달하는 직선도로가 있어 교통소통이 시원해 보인다. 그러나 주요 시내도로를 살펴보면 불법 주ㆍ정차가 극에 달했다. 특히 유흥업소 건물 신축이 극에 달한 신흥 환락의 공간 상남동을 살펴보면 가히 무법천지라 할 수 있다.

이곳에는 상남시장이 위치하고 있어 주변 전 지역은 주차금지구역이다. 상남시장은 최근 신축되어 지상 및 옥상주차장까지 있다. 그러나 시장 지상, 옥상주차장은 텅 비어 있는 상태이다.

주차장이 비어 있는 이유는 상남시장 번영회에서 운영하는 유료주차장이기 때문이며, 승용차의 경우 1시간당 주차요금이 2천원, 대형과 승합의 경우 1만원으로 대단히 비싸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상남시장 주변 도로와 상남시장 옥상 주차장의 모습니다.


창원 상남동 상남시장 주변 도로
창원 상남동 상남시장 주변 도로최현영
창원 상남동 상남시장 옥상주차장
창원 상남동 상남시장 옥상주차장최현영

이곳 도로 못지 않게 심각한 지역은 팔용동 삼성계열사 주변 도로이다. 대형유통상가가 들어서면서 통행량이 급증하여 최근 주차금지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는 지역으로 도로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난장판이다. 또한 이 지역에는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경남지부가 위치하고 있어 이런 상황이 연구원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창원 팔용동 삼성계열사 주변, 양방향 도로를 주차장으로 이용
창원 팔용동 삼성계열사 주변, 양방향 도로를 주차장으로 이용최현영

또 다른 시장이 위치하고 있는 반송동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는 반송동사무소와 파출소가 있다. 반송동파출소 앞에는 도로 확보를 위해 바리게이트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중주차 등 불법주차를 강력히 단속합니다"라는 안내표지판이 있을 뿐이다.


창원 반송시장으로 가는 도로, 청금길
창원 반송시장으로 가는 도로, 청금길최현영

위 사진은 창원시청으로 가는 주도로인 반송로에서 반송시장 방면의 도로 청금길이며, 좌측 바리게이트가 있는 곳에 반송파출소가 위치하고 있으며, 조금 아래에는 반송동사무소가 있다. 주차구역을 지난 곳은 장사꾼들의 물건과 시장을 찾은 사람, 주변에 볼 일을 보러 온 사람 차량들이 직각주차, 평행주차, 경사주차 등 제 각각의 모습이다.

지난 1년 동안 창원시와 경찰서에 교통시설 개선 건의 및 정상적인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요구하였지만 꿈쩍도 않는 곳이 바로 창원시청사와 성산아트홀 사이 도로이다. 이 도로는 창원시 도로 중 이면 도로에 해당하나 창원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오늘 모습 또한 여전 그대로이다.

창원시청 뒤 성산아트홀 사이 도로
창원시청 뒤 성산아트홀 사이 도로최현영

창원시에서는 이 도로를 주차금지구역으로 지정할 수 없는 지역이다. 문제는 창원시청 공무원 차량을 시 청사 내에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주차장 면 수와 차량 대수를 비교하여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10부제에 해당하는 경우 차량 피신처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창원시에서 주로 주차위반을 단속하는 지역을 알아보자. 지금까지 예로 든 상기 지역은 주차위반 단속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거의 틀리지 않는다.

창원시의 경우 편도5차로 광로가 창원대로, 중앙로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도청소재지인 창원의 일면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보아 주차위반 단속은 당연하다. 단, 창원대로의 경우 불합리한 도로 구조로 인하여 노상주차장을 설치하여도 무방한 곳도 있으나 모두 주차금지구역이다.

최근의 7월 1일부터 '5분 예고제 없는 불법 주차 단속'을 위한 사전 준비로 주차 위반을 단속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지역을 살펴보면 주로 외곽 한적한 도로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외동로의 경우 구간에 따라 단속은 달라진다. 경륜장이 인접한 용지사거리에서 자동차경주길 구간은 단속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구간을 지나 주택가 구간은 단속 대상이 된다. 다만 골프연습장이 위치한 구간은 역시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 외동로의 경우 구간에 따라 통행량이 많기는 하지만 위에서 차량 통행 자체를 방해하지는 않는다. 그러하였기에 지금까지 단속하지 않았던 지역이다.

창원 외동로, 우측이 골프연습장
창원 외동로, 우측이 골프연습장최현영
용지동 용지호수1길
용지동 용지호수1길최현영

이외 지역을 보면 용지동 5층 아파트 단지가 있는 곳으로 주간에는 주차차량이 거의 없으며, 야간에 그림의 좌측 아파트 쪽 도로에 야간주차를 하는 곳으로 차량 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특히 이 길은 용지공원으로 가는 길로서 용지공원 앞 도로는 1개 차로가 주차장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창원시에서 생각하는 차량 통행 방해 행위의 죄는 가혹하다는 생각이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로 창원시의 불법 주ㆍ정차 문제는 창원시민의 문제 이전에 창원시의 문제라 할 것이다. 그동안 창원시 홈페이지에는 주차 단속을 요청하는 민원이 수 없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답변은 언제나 똑같았다. 항상 단속 요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단속원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정확한 위치를 확인 후 우리시 교통행정과(불법주차) 및 건설과(노점상 단속)로 연락 주시면 최선을 다해 조치토록 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을 해왔다.

그런데 6월 지금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단속원이 생겼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꼭 필요한 지역은 단속하지 않으면서 한산한 지역만 골라가며 단속하는 것이 창원시의 가장 큰 잘못이다. 상남동, 팔용동, 반송동과 같은 지역에서 지금 같은 단속을 하였더라면 창원시민의 의식이 지금 이 정도까지 되었을까 묻고 싶다.

강한 자에게 약하고, 다수 민원에 약한 것이 창원시의 방침이었던가. 대형유통업체나 시장 상인들의 눈치를 보며 그동안 참았단 말인가? 한낱 개인에 불과한, 한적한 곳에 있는 불법 주차 차량만 눈에 보여 단속한 것이 지금의 이 지경에 이르게 한 것이라 감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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