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입은 상처로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권옹조수일
6월23일(월)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부산의 향토사단인 육군53사단 연병장에서 열린 6.25참전용사 무공훈장 수여식에 참석, 그토록 그리던 훈장을 가슴에 단 권수석(73,부산시 기장군 기장읍)할아버지.
1948년 우연히 본 신문기사에서 육군 모집공고를 보고 까까머리 고등학교 2학년을 중퇴, 18살의 나이로 자원입대한 권옹은 경기도 부평에서 훈련을 받은 후 육군 8사단 10연대 창설요원으로 군생활을 시작하였다.
"당시 복싱을 배웠지. 동네에서 싸움에 휘말려 몇 사람 손을 봐줬는데 그 중에 형님 친구가 있었던 거야. 형님이 알면 크게 혼날까봐 친구집에 피해있는데 신문에 육군을 모집한다는 거야. 그래서 뒤도 안돌아보고 입대를 하게됐지"라며 당시 사연을 웃으며 털어놓았다.
6·25발발과 함께 50년 12월에는 압록강까지 북진을 하였다가 인해전술을 앞세운 중공군의 기세에 밀려 눈물을 머금고 후퇴를 하였다.
"그때는 만주까지 올라가는 줄 알고 모두들 들떠 있었지. 그런데 중공군이 워낙 많이 밀려오는 통에 미군 부대가 후퇴하면서 일순간에 전세가 불리해졌어."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이듬해 2월 강원도 횡성지구 전투에서 중공군과 교전중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 한창 싸우다가 파편을 맞아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의식을 잃었던 것. 다시 눈을 떠보니 인민군 야전병원이었다. 왼쪽 고막이 터지고 오른쪽 눈으로 사물이 희미하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