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책은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익산 동화읽는 어른모임

등록 2003.06.25 17:28수정 2003.06.27 17:59
0
원고료로 응원
학원. 과외. 입시지옥. 학습스트레스…우리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단어들이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요?' 아이를 둔 부모들의 영원한 화두인 이 문제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잘못된 해법으로 인해 상처받고, 비뚤어진 방향으로 자라는 아이들이 많다는 현실은, 우리의 교육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동화읽는 어른모임'은 그 길목에 서있는 신호등이라고 할 수 있다. 한번 더 살펴보고 '가속을 해야하는지, 조금 멀더라도 돌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의 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

독서공부 외에 자원봉사활동도 활발히 참여

'동화읽는 어른모임'은 사단법인 '어린이도서연구회'의 지역모임으로 익산에서는 지난 2001년 7월에 결성되었다. 익산시립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자녀독서지도 1기 문화강좌를 수강한 어머니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어주고자' 마음을 모은 것.

익산 동화읽는 어른모임 회원들
익산 동화읽는 어른모임 회원들엄선주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선정된 책을 읽고 매주 목요일 익산시립도서관에서 정기모임을 갖는다. 책을 읽고 느낀 점들, 아이들에게 유익한 점이나 작가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며, 좋은 책들에 대한 정보나 경험담들을 토대로 한 육아와 교육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좋은 어린이책 고르기, 옛이야기의 비밀, 그림책 개론, 우리동시 바로읽기 등 어린이 도서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공부하며, 다달이 주제를 정해 읽는 '주제별 책읽기' 공부도 하고 있다.


자체 모임 외에도 둘째, 셋째 토요일마다 익산시립도서관에서 독서지도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희망공동체 시민연대'에서 이끌고 있는 벽화그리기 자원봉사활동도 자녀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

또한 익산시 삼성동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 추진되고 있는 어린이 도서관을 '작지만 함께 만드는 기적의 도서관'으로 만들기 위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작년 10월에는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독서교육 강연회'를 개최하여 자녀독서에 관심 있는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가 아닌 따뜻하고 올곧은 정서

'동화읽는 어른모임'의 올해 목표는 '학원 두 개 이상 보내지 않기, 학교 도서관 살리기 운동, 전쟁반대 평화구연'의 세 가지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에 다니느라 저녁에야 집에 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인 요즘, '학원 두 개 이상 보내지 않기'는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운동"이라는 이화춘 회장은 학원, 특히 학습을 위한 학원에 보내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대부분의 회원들은 실제로 피아노 학원 한군데 정도만 보낸다고 대답했다. 대신 이들은 '동화읽는 어른모임'의 회원답게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다. "소리내어 함께 읽으면 어려운 내용도 자연스레 알게 되며, 주인공들의 느낌도 훨씬 잘 살릴 수 있어 아이들과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성적을 위한 공부가 중요한가요?" 이들은 오히려 반문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풍부한 정서를 가질 수 있도록 부모가 돕는 것"이며 "그것은 '부모와 함께 책읽기'로 가능하다"고 경험에 의한 교훈을 얘기한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서경란 회원은 "아이가 밤에나 집에 오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어 책을 읽진 못하지만, 늘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한번이나마 책을 들춰보게 한다"고 말한다. 이어 "손을 뻗으면 읽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되는 독서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독후감 아닌 '독후활동', 또는 '독후일기'가 좋아

'어린이 도서연구회'란
아이들 위해 나쁜책 거르고 좋은책 권하는
'독서 환경 지킴이'

어린이도서연구회는 '겨레의 희망,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어린이 교육문화 운동을 실천하는 시민단체다.
어린이 책을 연구하여 좋은 책을 골라 권장하며, 어린이 삶을 바르게 가꾸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는 그림책 외국동화, 옛이야기, 독서지도, 과학환경분과 등 분야별로 '올해의 권장도서'를 선정하고 있으며, 공공도서관과 빈민촌 공부방에 책보내기 운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의 지역모임인 '동화읽는 어른모임'은 전국에 110개 모임 4,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동화읽는 어른모임'에 이어 '동화읽는 선생님모임'도 곳곳에서 생기고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 www.childbook.org
"독후감은 오히려 바른 독서의 걸림돌"이라는 이들은 '독후감' 대신 '독후활동'으로 대신한다. 책을 읽고 느낌을 그림이나 만화로, 혹은 춤으로도 표현할 수 있으며,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는 것도 좋은 독후활동이다. 또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독후일기'를 쓰는 방법도 추천한다.

한편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아이 수준에 맞는 쉽고 재미있는 것부터 보여주는 것이 좋으며, 엄마가 소리내어 읽어주면 책과 더욱 더 친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가끔 아이가 보는 동화책을 읽고 잔잔한 감동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본 경험이 한번쯤 있을 것"이라는 이화춘 회장은 동화책을 아이와 함께 꼭 보라고 재차 권유한다.

'아이와 하나로 이어주는 끈이 되는 동화책은 비단 아이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것이 '동화읽는 어른모임'의 생각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3. 3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4. 4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5. 5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