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ellin Caillou
'얼레리 꼴레리~'
어렸을 적 단 한번도 놀림을 당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놀리고, 또 사소한 놀림에 눈물을 흘리던 순수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슬쩍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장자끄 쌍뻬는 안개 속 같은 어린 시절을 회상케하기 위해 삽화를 그리기도 하였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장점일까? 단점일까?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을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이라고 여기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남들과 다르다는 괴리감과 불안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꼬마 마르슬랭 까이유는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진다. 겁을 먹거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부끄러울 때만 빨개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 이유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다. 아무도 까이유의 고민을 들어주지 않으려 하고, 점점 까이유는 외톨이가 되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까이유에게 특별한 친구가 생기게 되었다. 그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를 하는 르네 라토였다. 둘은 각자 결점이라고 생각하는 은밀한 콤플렉스를 공유하면서 우정을 쌓게 되었다.
누구보다 서로의 상처를 이해할 줄 알고, 또 그것을 감추지 않고 서로에게 보여줌으로써 그 둘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 있을 수 있을’ 만큼 가까워진다.
저자는 까이유와 르네의 우정을 보여주며 단지 어린 시절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만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남과 다른 점을 이해하고 공유할 때 진정한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공식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이가 듦에 따라 순수함이 퇴색되고, 인간관계에서 많은 이해관계를 따지게 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마치 마른 흙에 내리는 촉촉한 단비 같은 책이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열린책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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