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민주당 최고위원.오마이뉴스 이종호
강운태 의원 등 민주당 중도파가 제안한 '선(先)개혁 후(後)통합신당'의 중재안에 대해 구주류쪽에서는 수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오후 3시40분 정통모임의 대표인 박상천 최고위원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운태 의원의 중재안을 구주류가 수용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라며 "강운태 의원의 중재안은 신주류 강경파의 주장을 그대로 복사해 놓은 것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박 최고는 "우리(구주류)의 변함없는 입장은 민주당을 해체해서는 안되며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켜온 당의 중심세력이 인위적으로 교체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새로 들어설 때마다 새로운 당을 만들게 되면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5년 짜리 정당밖에는 존속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최대의 정당개혁은 신당을 안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최고는 "그 분들도 원한다면 진보정당을 만들 권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시기상 (진보정당을 만들 적기가 아닌 2가지 이유가 있다"며 "(지금 분당을 해서 진보정당을 만들 경우) 현재의 민주당이 양분된 상태에서 총선 때까지 국회 운영을 어찌할 것이며 진보정당으로는 총선에서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재안에 대해 "사실상 (당 지도부부터 국회의원 후보까지) 신주류 안에서 제비뽑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이 안 대로라면 신주류는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라며 "강운태 의원의 중재안은 더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는 신주류 핵심과 직접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최고는 "(중재안 대로라면) 전국적으로 비주류 지구당위원장이 10명 정도밖에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이런 중재안을 마치 구주류가 수용하는 것처럼 소문을 낸 것은 오는 2일 정통모임의 광주 집회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라고 발끈했다. 또한 그는 "알고 보니 중도파가 강운태 의원 혼자라고 하더라"며 불쾌해 했다.
박 최고는 "오늘(30일) 저녁 정통모임이 있지만 이미 대다수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봤기 때문에 내가 한 얘기가 정통모임의 결정사항이라고 봐도 된다"며 "만약 외곽 신당과 합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신당을 흡수할 때만이 의미가 있다"고 밝혀 사실상 리모델링 방안 외에는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내비쳤다.
다음은 박상천 최고위원이 밝힌 '중도파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강운태 의원의 중재안을 검토해봤다. 지구당별로 500명을 뽑아 당 지도부 선거인단을 구성하는데, 민주당 50%, 외곽 신당 발기인 50%로 하자는 것이다. 만약 외곽 신당 발기인이 250명에 미치지 못하면 민주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으로 하고. 이 (500명의) 선거인단은 또한 지구당위원장 직무대행과 집행(상무)위원들을 선출한다. 집행(상무)위원들은 복수의 국회의원 후보 선출 방식 가운데 하나를 결정한다.
이 안대로 할 경우에는 외곽 신당의 선거인단 50%가 신주류쪽인데다가, 기존 민주당원 가운데도 절반 가량을 신주류쪽이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비주류 선거인단은 1/4 정도밖에 안된다. 사실상 (당 지도부부터 국회의원 후보까지) 신주류 안에서 제비뽑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신주류는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다. 이걸 중재안이라고 내놓은 것이다.
어제(29일) 저녁 정통모임에서는 가급적 민주당이 쪼개지지 않는 방안을 찾으려고 했고, 그런 차원에서 중재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 국회에서 정통모임 소속 의원들에게 이 중재안을 설명했더니 다들 팔짝팔짝 뛰더라. 사실상 50년 전통의 민주당을 소멸시키려는 안을 중재안이라고 내놓은 것이다. 이런 안을 내놓은 사람은 신주류의 하수인이지 중재자가 아니다."
<1신: 오전 10시20분>
신주류, '선(先)개혁 후(後)통합신당' 중재안 수용
민주당 신주류가 30일 중도파의 '선(先)개혁 후(後)통합신당' 중재안을 '큰 틀에서'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합의에 따라 신주류와 중도파가 공감대를 형성한 통합신당이 대세를 이루게 돼 민주당 신당 논의도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전망이다.
신주류가 중재안을 수용할 뜻을 밝힘에 따라 구주류가 중도파의 중재안을 수용할 경우 민주당의 신당 논의는 중도파가 제안한 중재안대로 '선(先)개혁 후(後)통합신당'의 방향으로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구주류가 이를 거부한다고 해도 신주류와 중도파가 합의를 이룬다면 팽팽한 대결 구도에도 균열이 갈 가능성이 높다.
이재정 의원은 30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신당추진모임 회의가 끝난 뒤 "중도계열이 제안한 신당까지의 3단계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전향적으로 임하도록 했다"며 "이 안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당내 공식 입장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의원은 "모든 일은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공천 과정에 있어서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연다는 점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정치권에 진입하려는 분의 장벽을 낮추고 구체적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줌으로써 국민참여의 길을 만들자"고 국민참여경선 도입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중도파의 중재안을 모두 수용하는 것으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큰 틀에서 받아들이면서 이런 정신 아래 구체안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해, 향후 협상 여지를 남겨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중도파 중재안이) 아직 정확히 정리된 문서가 아니므로 그 안을 성의 있게 큰 틀에서 받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원기 신당추진모임 의장도 "중도에 있는 분들이 제안한 안이 아주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성의를 다해서 갈등과 분열을 막고 같이 신당운동에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폭넓게 수용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라고 수용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