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쓰레기 분리 수거에도 '인센티브제'

환경부, 절감 비용의 10~30% 범위 내에서 각종 인센티브

등록 2003.07.08 10:08수정 2003.07.0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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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incentive)'란 말은 '자극적인, 고무적인'이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로서 명사와 결합해서 다른 말로 사용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인센티브에 '제(system)'란 말을 더하여 '성과급제'라는 범용의 말로 사용한다.

쓰레기 줄이기에 이러한 인센티브제를 실시한다고 한다. 환경부는 지난 7일 지역단위 종량제 도입을 통해서 쓰레기를 줄인만큼 각종 혜택을 주겠다고 한다. 연말까지 관련 조례, 지침 등을 마련하여 내년도 1월부터 자치단체별로 전면 시행할 수 있도록 지침을 시달하였다고 밝혔다.

이러한 인센티브제는 추진기관별로 쓰레기 발생량에 대한 변동사항을 평가해서, 우수자치단체와 담당 부서에 포상과 청소 예산을 증액지원하고, 동별·아파트단지별에 대해서는 쓰레기봉투, 청소관련 장비, 음식물쓰레기 처리수수료, 음식물 수거용기 등을 무상지원 하거나 감면한다고 한다.

그렇게 하겠다는데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매립 쓰레기는 줄고 있으나, 재활용품이 아직도 많이 그냥 버려지고 있는데, 그러한 것은 비가정부문에서 많다고 한다. 폐기물 센서스 조사자료가 밝힌 작년의 매립쓰레기량은 년간 2만7577톤으로 94년의 4만9191톤보다 44%가 감소하였다.

재활용품 수거량은 2만992톤으로 94년 8927톤보다 134%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냥 버려지는 일반가정의 재활용품 배출이 종이류가 24.5%, 프라스틱류가 29.8%인데 비해, 비가정에서는 36.3%, 29.8%로 나타나서 재활용율이 11.8%와 8.4%로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 발생도 가정 부문이 1일 1인당 0.389㎏인데 비해 비가정부문은 1.415㎏으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종량제 봉투 속에 그냥 버려지는 재활용품의 비율이 20%를 넘어서서 가정보다 사무실, 상가 등이 아직도 분리배출이 정착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동네별로 쓰레기 분리 수거에 따른 경쟁을 통해서 실리적인 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에 얼마나 호응을 보일지는 모르겠다. 동네별로, 아파트 별로 경쟁이 생기고, 성취감과 거기에 절감액의 10-30%까지 주는 인센티브로 반사이익까지 생겨서, 매립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 같아 보인다.

범용으로 쓰이는 도급제란 어떤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그 일의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되는 계약이다. 무엇이든지 일을 시키면서 돈과 경쟁을 부치면 다투어 하기 때문에 성과가 매우 크다.


그래서 도급제라는 제도가 다소 일방적인 계약이 되어도 성행하고, 며칠이 걸릴 일도 단 시일 내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건설공사에 널리 쓰이며, 출판, 출연, 통역, 업무대행, 각종 서비스 등에 많이 사용된다. 그런 제도를 이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까지 채택하게 되었다.

6.25 전쟁 초기에 미군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도급제로 일을 주었다. 그런데 자기들이 며칠할 것을 죽을둥살둥 열심히 일을 해서 단 시일에 완성하는 것을 보고, 저러다가 죽으면 어떻게 할까 걱정이 되어서, 시간제로 바꾸어 보았더니 전연 반대의 현상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도급제로 환원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아무튼 인센티브제를 실시해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장점이 있기도 하나 자칫하면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원래 경쟁은 선의의 경쟁만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종전에도 그러한 제도들이 다른 분야에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그 실효성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하지만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율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보면 마다할 일이 아니다. 날로 파괴되는 환경을 보호하고 보다 안락한 삶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쓰레기를 줄여 나가야 한다. 서로 경쟁하듯 동네 일을 하고 반사이익을 얻으며, 환경도 깨끗해지는 결과로만 유도된다면 바람직한 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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