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식 LG 통신부문 총괄 사장LG제공
8일 오후 4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속개된 하나로통신 이사회는 총 11명의 이사진 가운데 9명이 참석, 투표결과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LG의 유상증자안을 통과시키고, 오는 8월5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를 최종 승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LG는 데이콤, LG텔레콤 등 유·무선 통신서비스와 파워콤의 인프라, LG전자의 장비사업까지 외형적으로는 국내 최대의 통신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 1일 정홍식 전 정통부 차관이 LG통신부분 총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내놓은 거대한 구상이 이제 꿈이 아니라 현실화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만든 것이다. 정 사장은 이날 하나로통신 이사회를 통해 비상임이사 후보로 추천돼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정 사장은 취임 당시 하나로통신, 데이콤, 파워콤, LGT까지 묶어 중복사업과 중복투자를 막고 인터넷, 유무선전화, 방송을 묶어 종합통신사업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LG의 꿈이 현실화 단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유상증자 안의 임시주주총회 통과가 남아 있는 데다 하나로통신 노조 또한 적극 반대하고 있어 최종 결과는 두고봐야 한다.
하나로통신 지분의 8.43%와 5.41%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독자생존 필요성과 외자유치 조건인 주당 3100원보다 높은 발행가 등을 요구하며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또한 "지금까지 LG의 통신사업이 걸어온 길을 보면 도저히 정사장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LG의 하나로통신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이날 하나로통신 이사회가 승인한 유상증자안은 주주우선공모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발행 주식 수는 2억주, 최저 발행가는 2500원으로 LG투자증권이 총액인수 방식으로 주간사로 참여하되, 실권주 발생시 LG투자증권이 전량 인수하는 조건이다.
따라서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이루어지면 하나로통신의 자본금은 7월초 현재 1조3천966억원에서 2조3천966억원(액면가 5천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이날 승인된 유상증자(안)은 액면가 이하로 신주를 발행하기 때문에 8월5일 개최 예정인 임시주총에서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임시주총에서 특별결의를 통해 LG의 유상증자안이 승인 받기 위해서는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참석과 전체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하나로통신 윤경림 상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그 동안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못해 진통을 겪었던 하나로통신의 자금조달 문제가 이제 첫 관문을 넘었다"며 "하나로통신에 애정을 갖고 투자를 희망했던 외국 투자자들에게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하나로통신 이사회는 윤창번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을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1신 8일 오후 6시> 하나로통신 어디로 가나...
“외자유치가 무슨 저울질의 대상인가!”
8일 하나로통신의 이사회에 참석해 AIG-뉴브릿지 컨소시엄의 재협상 안을 설명하기 위해 서울프라자 호텔에 온 AIG-뉴브릿지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푸념을 늘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