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샘방송 부회장 박건희군최한성
올해로 4년째 자신의 손끝으로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건희군은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작년까지 제작본부장으로 '꿈샘'을 이끌어왔던 건희군의 첫 작품은 <동화 만들기>다.
이 작품은 2001년도 청소년미디어대전에서 '한국방송진흥원상'을 받았다. 작년에는 장애인영화제 시나리오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이 당선되기도 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한 문제를 다루었어요. 사람들은 장애인들이 자신의 아픔이나 성격 때문에 사회와 단절되고 고립되어 간다고 봐요. 하지만 장애인들이 겪어야 하는 소외와 편견은 일반인들의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잖아요."
여덟 살 때부터 근육병을 앓고 있는 건희는 '꿈샘' 동아리의 맏형이다. 올해 상희에게 회장 자리를 넘겨준 건희는 수년 동안 동아리를 이끌어 왔다. 그래서일까. 4년 경력이 입증하듯 그는 촬영장 전체를 조망하는 시각을 갖고 있었다.
"아직 상희가 전체 친구들을 통솔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올해 제 역할은 상희가 회장으로서 바로 서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도 잘 따라주었으면 하고요. 아이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아프지도 않고, 지금처럼 열심히 같이 갔으면 해요."
동생들 얘기를 꺼내자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무엇이 아이들에게 타인을 품을 넉넉한 가슴을 준 것일까. 그들은 한 쪽 날갯죽지가 찢어졌지만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어두운 골방, 자신의 독무대에서 작아져만 갔던 아이들이 하나의 꿈을 향해 보폭을 맞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조금 늦더라도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내딛는 힘을 어느새 알아버린 것이다.
"웃음을 만들고 싶어요"
꿈샘 친구들은 그 나이 또래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와 사고의 깊이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자신의 일상을 통제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이미 너무 많은 세상의 단면들을 경험해서일까 아니면 장애로 인해 받게 된 차별이 주는 반대급부였을까. '영상이 자신들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다소 생뚱맞은 질문에 "영상은 자유 그 자체"라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꿈이 화가인 이옥동(18)군은 느리고 어눌하지만 야무지게 대답한다.
"자기표현이에요. 전에는 불만이 생기면 속으로 꾹꾹 눌렀는데 이제는 모든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됐어요. 머릿 속으로만 떠오르던 생각들을 다 풀어놓게 된 거예요.
영상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돈이나 명예가 될 수 있잖아요. 하지만 저에겐 그렇지 않아요. 무엇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내 속에서 하는 얘기를 꺼내놓기 위해서 제작에 참여하는 거죠. 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