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평 중고차매매시장에서 손님을 유혹하기 위해 나온 '호객꾼'들. 이들도 최근 경기 불황으로 인해 구조조정의 위기에 처해있다.오마이뉴스 공희정
“무슨 차를 원하세요? 이쪽에서 저희 업체가 내놓는 차량이 가장 확실합니다.”
“아~ 예. 저는 차를 사려는 사람이 아니고 기자입니다. 장한평 중고차 시장이 매우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왔습니다.”
손님이 아니고 기자라는 말에 그는 매우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장안평에서 10여 년간 호객행위를 해왔지만 지금처럼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고 했다.
“IMF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그때는 그래도 시장이 살아있었죠. 아무리 어렵다 해도 차는 필요하다보니 큰 차는 팔고 작은 차를 샀던 거죠. 또 트럭 같은 것은 없어서 못 팔았죠. 하지만 지금은 아예 거래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장안평 중고차 시장에는 64개의 중고차 매매상사가 존재한다. 64개의 상사에 소속되어 있는 직원 수는 무려 400여명. 10여 년 전만 해도 국내 유일의 중고차 시장이었던 이곳은 전국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한다. 하지만 각 지역마다 중고차 시장이 생기면서 쇠락기에 접어들었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점차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는 중고차 매매시장의 특성상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릴 시간 때다. 하지만 이제는 호객꾼조차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손님이 워낙 없다보니 호객꾼들도 구조조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특소세 방침이 전해지면서 시장이 완전히 망가지면서 에쿠스 같은 대형차는 가격이 400만원 이상 하락했습니다. 중고차는 신차 가격에 맞춰 가격이 형성되는데, 특소세 인하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신차 가격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깎인 가격으로 사려고 합니다.”
5년째 자동차 딜러를 하고 있다는 송광수씨는 이렇게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송씨는 “어려울 때가 기회라고 이제는 중고차 시장이 변해야 할 때”라면서 “과거의 소규모, 주먹구구식으로 매매하던 시대는 갔습니다. 거품이 사라지고 하나의 유통 서비스 산업으로 자리 잡은 만큼 사업자들의 마인드도 변해야한다”고 말했다.
“거품 빠졌고 이제는 적자생존 시대”
인터넷 판매를 중점적으로 하면서 장안평에서 가장 큰 중고차 매매 상사중의 하나를 운영 중인 카메가(www.carmega.com)의 임창용 사장은 중고차 시장의 쇠락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