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1일 오전 11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논란이 되고 있는 대선 정치자금을 여야 모두 전면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다음은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문 발표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이다... 편집자 주
[MBC 기자] 지난번 대통령께서 간접적으로 여야 자금 공개하자 제안했다. 한나라당은 물귀신 작전이라며 거부했다. 앞으로도 변화 가능성 크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실효성 거두려면 민주당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은 한쪽만 하면 다른 쪽 할 정도로 (서로) 믿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혹시 여론의 힘입어 공개할 수 있을지?
[노무현 대통령] "우선 민주당 먼저 공개할지는 민주당이 결정할 것이다. 이래라 저래라 지시사항 아니다. 다만 내 의견은 민주당만의 공개는 실효성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만 특검 만들어 검증하는 것은 공평하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다.
결국은 공개 안 한다고 해도 돈을 준 사람들을..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람들도 더 조사해야 할텐데 따로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검증을 먼저하지 않는다면 검증 받기 전엔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검증은 꼭 이뤄져야 한다."
[중앙일보 기자] 지난 15일 문희상 비서실장이 대선자금 공개시엔 특별법을 만들어 면책 규정을 둘 수 있다고 했는데 오늘, 대통령께서는 검찰과 같은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기관이 수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사권이라 함은 기소를 전제로 하는데 자금 수입을 공개한 의원의 처벌범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한국의 정치문화로 볼 때 재계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라 하는데 이게 가능한가. 대선자금을 제공한 재계에 대한 면책 범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노 대통령] "결심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선거자금 공개하는데 지금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계까지도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다. 그를 통해 낡은 정치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렇게 한단계 높은 정치문화를 만들 수 있다면 협력해야 한다. 여론의 압력있을 때 결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대선자금 공개가 현실성 있는 문제라면 재계에 대해서도 그것은 현실성 있는 문제다.
그리고 면책의 문제는 국민들이 논의할 수 있는 문제다. 여론이 허용할 수 있다면 국회에서 면책을 전제로 한 법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국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처벌 각오하고 밝히겠다는 결의가 필요하다. 처벌의 문제는 여지를 두고 국민적 여론을 감안하는 게 필요하다."
[국제신문 기자] 대통령께서도 방금 모두 발언에서 민주당 책임 있는 인사의 실언이 빌미 돼서 대선자금 공개됐다고 말했다. 그 실언의 빌미 중 하나가 굿모닝시티 게이트인데 여당대표가 검찰과 대립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은 여야 같이 공개가 맞는다고 이야기했다.
야당은 동기와 시기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야당의 의구심을 떨칠 수 있도록 생각하고 계신 구상이나 영수가 만나서 논의할 생각 없는지?
[노 대통령] "굿모닝 문제에서 정치자금 문제는 없다. 그 문제는 따로 수사한다. 여러분 보다시피 검찰의 정치권 눈치 안 보는 것 같다. 여론 의식하는지 일반적 혐의 사실을 지나치다 싶을 만큼 공개하고 있다. 또 이례적으로 입장표명까지 분명히 하면서 한다.
그래서 검찰은 적어도 한발 더 나갔으면 더 나갔지 정권이나 여당의 눈치 안 본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야당 의구심을 말하는데 이 같은 제안이 정치적 목표 아닌가? 그렇게 본다면 정치적 목적 안 가진 정치인 발언 없다. 야당이 제기하는 것도 정치적 목적 가졌다. 다만 국민 앞에 떳떳한가 정당하게 평가될 때 힘을 가지고, 억지일 때 힘 못 갖는다.
이 문제에 있어서 검증 받자고 했는데 어느 쪽도 검찰이 편 안든다고 생각한다. 야당이 굳이 의구심 가질 필요없다.
특검이라면 국회가 결정 문제다. 국회는 야당이 압도적으로 다수다. 국민 보기에 심하다 싶지 않으면 자기들 원하는 방향 검증제도 만들 것이다. 의구심 가질 필요 없다.
여야 영수회담 제안했는데 개념 혼돈 있다. 난 여당 영수 아니다. 난 행정부 수장이다. 그래서 영수회담 하려면 민주당, 한나라당 대표가 하는 것이 맞다.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으면 좋겠다. 적어도 이 문제 가지고 긍정적 검토 가지고 회담 제의한다면 국회 대표 만나지 않을 이유 없다."
[SBS 기자] 대선자금 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정치자금 문제에 관해서 묻겠다. 대선자금은 당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경선자금은 대통령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차제에 경선자금도 함께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묻고 싶다. 또한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의미에서 성금을 보내준 후원자 명단을 공개할 의향은 없는지.
[노 대통령] "경선 시기에는 소액후원금이 아주 적었다.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쪽은 명단 공개 할 수 없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시기에 성금 내역은 전부 공개되어 있다. 대선시 성금의 총액은 72억인데 당이나 국참 본부로부터 보고를 받지 않았고 나 스스로 직접 홈페이지에서 들어가서 모금 집계를 보고 연설시 인용해 말해 왔다. 총액에 있어서도, 내역에 있어서도 공개가 되어 있다.
경선자금에 대해 말하면 지금 밝히기 곤란하다. 왜냐하면 경선자금은 제도가 없다. 후원금 범위 안에서 하라는 건데 후보등록 기탁금이 2억원이다. 그리고 실제로 경선에 들어가는 홍보비용, 기획비용 등등 도대체 합법의 틀 속에서 선거를 치를 수가 없었다.
민주당 경선 당시에 토론과정에서 이와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도 밝힐 수 없다고 정면으로 양해를 구했다. 경선이 끝나고 난 뒤에 그에 관한 자료를 뭐가 자랑이라고 보관하고 있겠나. 정당의 신고자금도 아니므로 관련 서류들은 이미 폐기되었다.
경선과정에서도 저의 선거 캠프에서 유권자에게 돈을 돌리거나 부정한 돈을 사용했다는 적발 사례가 없지 않나. 향응접대 등의 시비가 있었지만 나의 진영은 아니었다. 국민들은 알고 있다. 경선자금과 관련해 대강의 전모를 말할 수 있지만 일방적인 고백이 현명하지 않다는 것은 김근태 의원의 고백이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다 함께 밝히자고 하면 대강의 전모를 밝힐 수도 있다."
[충청일보 기자] 오늘 특별기자회견도 정 대표의 대선 자금 발언으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검찰 의혹 규명하는 과정에서 정 대표는 신당창당 때문에 미루고 청와대도 방관하는 입장인 것 같다. 국민들은 정 대표가 계속 미루므로 인해 의혹이 크게 제기되는 인상 지울 수 없다.
[노 대통령] "대통령이 비록 소속 정당이라도 대표가 출석하라 마라 하는게 공식적으로 적절할까? 만일 검찰이 대통령 눈치 살피고 미적거린다면 법무부장관에게 엄정하게 수사하라 그렇게 했을 것이다. 더 이상 안 나가는 게 좋겠다. 그 문제(굿모닝시티) 기자회견 아니다. 정치자금 일반에 대한 문제다."
[MBN 기자] 굿모닝 관련 한가지 더. 정 대표 외 대통령 주변인물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했는지? 대선자금 공개 뒤에 정치자금 공개했다.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 수순은 무엇인가. 민주당과의 절연, 탈당 문제도 보도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입장은 무엇인가?
[노 대통령] "선거 때 나를 도왔던 사람, 정치하면서 친근했던 사람, 비서실장 포함 풍문 있었다는 것 안다. 사실 아니라고 믿는다. 중요한 것은 수사 결과다. 그 누구라도 수사를 흐지부지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지난번 안희정씨 사건 검찰 수사 받았기 때문이다. 사정 안 봐주더라. 결과를 지켜봐라.
오늘 제안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직 모든 것을 결정 안했다. 결국 그런 거다. 정치개혁 등은 국민과 함께 하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 여론을 조성하고 그것 통해서 또 정치인들의 합의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해서 결국 이와 같은 것이 바로 잡아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일신문 기자] 대통령 말씀에 대선자금에 대해서 양당이 공개하지 않으면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검찰이 수사하는 것이 맞다고 한다면 이를 좀더 적극적으로 지시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노 대통령] "대선자금 공개의 문제는 수사의 단서에 관한 이론적 토대, 이론적 근거, 검찰의 실무적 판단이다. 이 문제를 수사하라 말아라 하는 게 적절한가. 대통령이 수사하라 지시한다면 검찰이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수사한다고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지 않을까.
국민들이 원한다면 법무부장관에게 지시할 용의도 있으나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대통령은 중립을 지키고 기다리라는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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