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3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를 열고 민주당의 대선자금 선 공개를 강하게 비판했다.(왼쪽부터 박주천, 홍사덕, 이강두 의원)오마이뉴스 최경준
한나라당은 23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의 대선자금 공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 제안을 총선을 겨냥한 '신당 띄우기', '야당 흔들기'로 규정하고, 민주당의 대선자금 일부 선 공개 파장을 차단하기 위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홍사덕 총무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혼돈 속에 빠져있는 정부여당 대신 원내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경제살리기, 민생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여권과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도 "신당출범을 위한 작태를 보이는 국정현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전면투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총무는 이어 "내일(24일) 의원총회를 열어서 굿모닝시티의 범죄적 자금이 민주당 대선자금으로 쓰여진 것과 관련 그를 이용해 대통령이 신당 출범의 길을 열려는 최근의 모습에 대해 의원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오늘 대선자금을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아마도 선관위와 입을 맞춰 숫자 짜맞추기식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폄하한 뒤, "민주당은 대선자금이 아니라 불법적인 비자금을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또 "고해성사는 죄 지은 사람이 혼자 고백하는 것이지 물귀신처럼 야당까지 끌고 들어가면 안된다"며 "잘못 없는 우리당을 끌어 들어들이는 것은 신당을 만들기 위한 의도"라고 성토했다.
이 의장은 특히 노 대통령의 여야 대선자금 공개 제안을 "대통령의 신종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비리로 얼룩진 신당은 태어나자마자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주천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대선자금을 공개하면서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민주당의 대선자금 선 공개 파장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돼지저금통 같은 단순한 계산도 못하는 민주당이…. 오늘 갑자기 대선자금을 공개한다고 해서 진실이 바뀌겠나. 민주당은 오늘 이름뿐인 공개를 하고 나서 우리당에 압박을 가할 것이다. 우리는 선관위에 모든 것을 신고했고, 더 하거나 뺄 것이 없다."
박진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노 대통령의 일련의 행보에 내년 총선을 겨냥한 '신당 띄우기'와 '야당 흔들기'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며 "'여야 동시 공개' 주장은 정치권 전체에 누명을 씌워 비리집단으로 매도당하게 만들어 판 자체를 갈아 엎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항간에는 노 대통령의 신당 띄우기, 야당 흔들기를 위한 '그랜드 플랜'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며 "불법적인 대선자금모금 비리에 대해 잘못을 고백하고, 사죄하고 책임을 지기는커녕 야당 흔들기를 위한 정략을 도모하고 있다면 이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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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23일 오전 9시10분>
SBS-TNS 여론조사 "대선자금 여야 동시공개" 78.8% 압도적 찬성
지난 21일 노무현 대통령이 여야 정치권에 제안한 '대선자금 동시 공개'에 대한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BS가 지난 21∼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TNS(테일러넬슨소프레스)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야 모두 대선자금을 공개하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찬성 78.8%로 나타나, '여당의 대선자금 의혹을 모면하려는 의도라서 반대한다'는 의견 20.5%보다 훨씬 높았다.
또한 '민주당이 대선자금을 먼저 공개할 경우, 한나라당도 공개해야 한다'는 질문에 찬성이 91.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대선자금을 검증할 주체로는 중립적인 시민단체가 좋겠다는 의견이 37.3%로, 특별검사나 검찰이 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
'대선자금을 검증해서 위법 사항이 드러날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는 질문에 사법처리해야 한다는 응답이 65.9%,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 이번만은 문제 삼지 말자는 응답은 32.1%였다. 정치자금 제공자를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찬성이 72.7%로 반대 25.1%를 크게 앞섰다.
노 대통령의 민주당 후보 경선 비용을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선 자금의 일부니까 공개해야 한다가 52.5%로 조건부 공개나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굿모닝 게이트'에 대한 검찰수사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뇌물사건 수사라는 의견이 51.1%로 정치적 목적이 담긴 수사라는 견해보다 우세했다.
한편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대철 민주당 대표가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60.6%로 절반을 넘었고, 검찰이 정치권 외압에 굴하지 않고 수사를 잘 하고 있다는 평가가 67.4%로 검찰권 남용이라는 평가보다 훨씬 높았다.
이번 조사는 SBS가 TNS에 의뢰해 21∼22일 이틀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이다.
[해설]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최병렬 대표의 시도는 성공할까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최틀러'라는 별명답게,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자금 파문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에 던진 '공'을 강하게 받아쳤다. 최 대표가 이처럼 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우리에게 그런 엉터리 같은 것을 공개하기를 요구한다면 우리 야당은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일언지하에 잘랐던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보여진다.
우선 한나라당은 비교적 자유로운 반면 청와대와 민주당의 입장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는 '굿모닝 게이트' 사건이 아직도 국민들에게 '약발'이 먹히고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 또한 최악의 경우 한나라당에 대선자금 파문의 불똥이 튄다고 해도 그것은 최 대표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설령 대선자금 불똥이 튄다고 하더라도, '위기가 곧 기회'라고 친(親)이회창 그룹과 자연스럽게 선을 긋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로 보인다.
22일 오후 최 대표의 대선자금 관련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노 대통령의 제안을 '신당 부양 음모론'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대선자금 문제가 자칫 청와대와 한나라당간의 공방과 대립구도로 굳어지는 것을 막고, 민주당 내 신·구주류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술을 폄으로써 최대한의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노 대통령이)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마치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아 간다"며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과의 대립각을 새롭게 만들려 하고 있다.
이밖에도 최 대표는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 제안의 단초가 '굿모닝 게이트'가 불거지면서부터라는 점을 최대한 상기시켜 더 이상의 확전을 막으려고 시도했다. 이는 민주당 지도부의 엇갈린 대선자금 진술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국민들의 시선을 민주당의 대선자금 문제로 묶어두려는 시도이며, 대선자금 공개 요구와 관련한 한나라당의 '모범 답안'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최 대표의 이같은 강경 대응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더욱이 '최틀러'만큼이나 고집스러운 배짱을 갖고 있는 노 대통령과의 맞대결 구도여서 승부를 쉽게 점치기 더욱 어렵다. 다만, 대선자금과 관련된 국민들의 관심 어린 시선이 웬만한 '눈요깃거리'만으로는 쉽사리 거둬지지 않을 것만은 틀림없다. 결국 열쇠는 국민들의 손에 쥐어져 있다.
[네티즌 의견] "떳떳하다면서 왜 못 밝히나?"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전모 공개 및 수사기관 검증' 제안을 거부한데 대해 네티즌들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최 대표의 발표에 대해 상당수의 네티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한나라당도 대선자금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네티즌들은 민주당이 이미 오는 23일 대선자금 일부에 대해 공개할 것을 밝힌 상황에서 한나라당 역시 대선자금을 공개해 과거의 비효율적이고 음성적인 정치자금 관행을 청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글을 올린 '바운드'라는 ID의 네티즌은 "민주당의 대선자금 공개와 더불어 한나라당도 당연히 공개해야 합니다. 그것이 대다수 국민의 뜻일겁니다"라고 말하며 "여당, 야당을 가리지않고 불법을 처벌한다는 각오로 정치를 해 주십시요"라고 요구했다.
오마이뉴스 독자의견란에 글을 남긴 오민씨 역시 "한나라당이 굿모닝게이트 문제를 물타기위해 민주당이 역공을 취한다는 태도로 행여 이문제를 어물쩡 넘어간다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국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을 겁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에 있었던 불법적이고 비효율적인 정치관행에 대하여 모든것을 국민 앞에 겸허하게 고백하고 국민들의 양해를 구하여 새 정치를 구현하는 기회로 삼자"고 한나라당에 당부했다.
'어진구슬'이라는 ID의 네티즌은 "여당 대표의 비리가 일단 먼저 드러났다고 해서 자신들의 구린내는 감출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걸까"라며 한나라당이 오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야가 선거자금을 공개하고 잘못을 반성하여 그걸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실천을 하는 것"이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동의하며 대선자금 전모공개 요구는 비리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하는 네티즌 역시 적지 않았다. 조선닷컴에 글을 올린 석주형씨는 "대선자금 공동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비리사건의 은폐기도이다. 굿모닝 게이트 철저수사 운운은 현역 정치인들을 부도덕한 범죄집단으로 매도하여 자신의 코드에 맞춰 정치계를 물갈이하겠다는 의도이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대선자금 공개 논란과 관련하여 실시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네티즌들은 압도적으로 대선자금을 공개해야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포탈사이트 네이버에서 실시한 대선자금 공개 여론조사에서는 전체 참가자 11,517명 중에서 68%에 달하는 7,835명이 대선자금공개를 관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31.97%인 3682명이 반대의견을 보였다.
포털사이트 다음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이 먼저 공개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네티즌이 48.1%, '여야 합의로 함께 공개해야한다'는 의견의 네티즌이 49.5%를 차지해 무려 97.6%의 네티즌이 대선자금 공개를 주장했다. 반면 대선자금을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은 1.8%에 불과했다.
<2신: 오후 2시40분>
최병렬 "대통령이 전모 밝히고 사과하는 게 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