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각 호족반의 다리오창석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다리는 가뿐히 솟아올라 운각에 이르고, 운각은 당초문(唐草紋)으로 굽이치며 상판(천판)을 버티고, 조선미인의 도톰한 입술 마냥 모서리를 에돌아나간 변죽은 상판을 부드럽게 감싼다.
운각에서 출발한 다리는 족대에 가까워질수록 바깥으로 벌어지는 ‘안오금’을 주니 옛 건축의 기둥 세우는 법과 다르지 않은데, 활처럼 팽팽한 가락지는 기둥끼리를 든든히 이으면서 영락 없는 서까래 노릇을 한다.
나주반은 현재 도지정무형문화재 14호 김춘식(68세)씨가 8.15해방을 전후하여 사라진 나주의 재래식 목물방 세 곳 중 ‘이씨방’에서 기술을 전승 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작과정에 쇠못은 사용되지 않고 모든 부분을 짜맞추는데 35개 이상의 대(竹)못이 들어간다. 제작도구도 톱이나 대패보다 칼을 많이 쓰는데 잔손질이 많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상판(천판)의 재료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를 쓰고, 기둥이며 운각의 자리엔 소나무를 쓴다. 풀은 아교를 서너 번씩 문질러 바른 뒤 굳을 때까지 끈으로 동여매 두는데 동갈민어의 부레를 최고의 재료로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