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돌이반에서 꿈을 키우는 아이들”

원광종합사회복지관서 운영, 저소득층 대상 인성교육·학습교육 병행

등록 2003.07.29 14:48수정 2003.07.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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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숙
“학원 다닐 형편이 어려워 집에서 혼자 라면을 끓여 먹고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 우두커니 TV만 보며 밤늦게 들어오는 엄마를 기다리다 지쳐 잠든 아이…”

살림이 넉넉하지 않아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학원비도 여의치 않아 방과후 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이런 아이들을 모아 만든 '꿈돌이반'.

원광사회종합복지관에서는 지난 4월부터 저소득층 가정과 결식아동을 대상으로 방과 후 공부방인 꿈돌이반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5명이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다.

해마다 원광종합사회복지관은 하반영 화백의 도움으로 그림 전시회를 열어 결식아동을 도와 왔는데 일시적인 도움보다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도움을 주자는 데 의견을 모아 꿈돌이반을 만들었다.

모형숙
꿈돌이반은 방과 후 방치될 수 있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단계로 시작했지만 영양이 부족하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 지금의 운영체계를 갖추게 됐다.

꿈돌이반을 맡고 있는 김윤경 선생은 “아이들을 돌보는 차원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자신감이었다”며 “우선 아이들에게 제일 시급한 문제인 학습지도와 성장발달을 위한 간식지원, 정서적인 안정을 위한 개별상담 등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일에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방학 중에는 종일 반으로 운영돼 학습부터 피아노 교육까지 다양하게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또 한 달에 한번씩 요리 교실을 실시해 요리를 배우게 하고 있다.


박은정 선생은 “아이들이 혼자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누군가가 챙겨주기보다는 혼자서 이겨내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밥하는 법, 라면 끓이는 방법 등을 직접 가르쳐 주게 되었다”고 말했다.

모형숙
현재 원광종합사회복지관 연수생으로 있는 황호영씨는 “복지관 재정이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문제집을 복사해 나눠 봐야 할 때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그래도 아이들이 잘 따르고 언니, 누나처럼 생각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원광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교육이며 간식, 심지어 연필 한 자루까지도 무료로 제공하는데 그러다 보니 넉넉하지 않는 복지관 살림에 빠듯하기만 하다. 사실 민간단체인 복지관의 형편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나 교재를 대기에는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그래도 방학 때는 연수생들이 아이들을 개인지도 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인 형편이다.

세상이 갈수록 각박하다고 하지만 이렇듯 주위를 둘러보면 작지만 큰 힘으로 다가서는 희망들이 있다. 비록 적은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공부방이지만 아이들은 오늘도 씩씩한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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