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를 해두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상대 업체의 담당자가 교체되고, 우리 또한 업무담당자가 변경돼 업무이관을 해 주면서, 그 전에 나누었던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다행히 메모가 남아 있어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새해가 되다보면 각 업체에서 제작한 수첩을 선물로 주거나 받는다. 그런데 받은 수첩을 내가 쓰기보다는 다른 동료나 친지들에게 선물로 다시 준다. 왜냐면 그 수첩안의 내용구성 등이 내 스타일하고는 맞지않기도 하거니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사카토 켄지도 하고 ‘메모의 기술’을 전해주고 있다. 그는 “수첩은 가능하면 같은 문구사의 같은 종류의 수첩을 사용하며, 표지와 등에 일련번호를 매겨 정리하면 편리하다”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메모의 7가지 기술은,
①언제 어디서든 메모하라
②주위 사람들을 관찰하라
③기호와 암호를 활용하라
④중요 사항은 한눈에 띄게 하라
⑤메모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라
⑥메모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라
⑦메모를 재활용하라
이다.
문방구에 들러 책상 위에 두고 쓸 용도로 주간일정을 볼 수 있는 기다란 수첩을 하나 샀다. 그리고 들고 다니는 수첩도 하나 샀다. 전화받으면서 메모도 하고, 혹은 주간 일정도 챙겨볼 요량으로 구입해서 쓰게 된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툼한 대학노트를 하나 샀다. 회의나 업무미팅을 진행할 때 쓸 생각으로 구입한 것이다.
얼추 그렇게 해서 적다보니 대학노트가 7권이나 되었다. 물론 꽉 차게 글을 쓰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이 노트는 책장에 꽂아두고 년도 표시만 포스트잇으로 해서 구분할 수 있게 했다. 나름대로 메모를 하고 적는데는 그래도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나의 방식도 괜찮다고 생각을 했는데 ‘잘못된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사카토 켄지는 수첩 여러 권을 사용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3개를 활용하여 쓰고 있기 때문이다. 수첩은 크기를 통일하고 일련번호를 매겨 정리하라고 또한 권한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그냥 어떤 것이 먼저 적어나간 것이고 나중인지 구분이 안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메모한 내용은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활용하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메모의 방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내가 혼자 보기위해 쓰는 메모가 있고, 또한 상대에게 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통해 전달해 줄 생각으로 건네는 메모가 있겠다. 단순한 전화메모가 있을 것이고, 혹은 회의 중에 옆사람을 통해 상대에게 전해 줄 생각으로 건네는 메모도 있다.
이러한 일상을 통해서 전해주게 되는 메모는 단순히 검정색 볼펜으로 적어 주는 것이 아니라 글자의 크기나 기호 혹은 색을 통해서 중요 부분을 더 드러나게 해줌으로 해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것이 메모의 기술이다.
메모는 특별한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카토 켄지는 몇 가지 기술들을 소개해 준다. 자신의 성격, 꼼꼼한 타입인가 아니면 변덕스러운 타입인가 등에 따라서 각자 적어나가는 방법이나, 활용을 달리하라고 또한 조언해 준다.
이 책은 메모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재활용되어야 하며, 또한 다시 읽어보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메모는 또한 강력한 무기라고 말한다.
“자신의 심리를 파악하고 자신을 위해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갖는 셈이다.”
회의나 세미나 같은 곳에 가서 열심히 적기는 하는데 그것으로 끝나고 묻어 둔 것들이 너무 많다. 활용을 못하고 있는 꼴이다. 앞으로는 흩어진 각각의 메모들을 수집하여, 정리하여 한 곳에 집중시켜나갈 볼 생각이다.
그리고 앞으로 책읽을 때도 주요 부분에 줄도 긋지만 여백이나 혹은 별도의 메모지를 끼워두고 책의 주요 내용을 적거나 혹은 느낌을 간략하게 적어둠으로 해서 다시 꺼내들어 볼 때, 그 때의 생각과 느낌을 고스란히 한번 챙겨보려 한다.
메모의 기술 - 끝임없이 상상하고 실수없이 메모하라!
이영호,
모든북(큰방),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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