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 동호회, 뺑소니차 잡다

뚝섬인라인 동호회-우리가 뺑소니차 잡았어요

등록 2003.08.08 01:01수정 2003.08.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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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밤 9시를 전후로 인라이너들이 뚝섬체육공원에 도착한다. 이들은 뚝섬인라인동호회(TTS Inline) 회원들로 올해 6월에 결성되어 현재 3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늦은 밤까지 인라인을 타는 열정파로써 돈독한 우애를 자랑하고 있다.

2003년6월19일 자유님 생일파티
2003년6월19일 자유님 생일파티이단아(장준용)

사건당일에도 마찬가지로 이들은 늦게까지 인라인을 타고 있었다. 밤 11시가 넘어 체육공원 앞에서는 경찰의 음주단속이 있었다. 인라이너들이 모이는 장소는 큰 길옆 주차장 한 켠에 마련된 인라인도로다.

2003년 7월6일 사고가 있던날 뚝섬체육공원 인라인도로 전경
2003년 7월6일 사고가 있던날 뚝섬체육공원 인라인도로 전경이단아(장준용)

뚝섬체육공원 지도
뚝섬체육공원 지도TTS


"어디선가 뻥! 하는 소리가 나서 그냥 무슨 사고가 났나하고 우리 모두 달려가 보았어요. 근데 한 흰색차가 공원 쪽으로 급하게 달아났죠." -TTS 운영자(버드/이봉규)

"조금 있다가 경찰이 나타나더니 방금전 차가 음주단속을 피해 오토바이를 치고 뺑소니를 쳤다며, 흰색차를 보았냐고 물었죠. 한 회원이 도망간 방향을 알려주었죠. 근데 끝내 경찰이 찾지 못했어요." - TTS 회원(오륜/김민석)

"그래서 우리 모두가 흰색차를 찾아 나섰죠. 인라인을 타고 공원 곳곳을 뒤졌는데, 한 회원이 흰색 EF 소나타였다는 걸 기억하고 주차장에 세워진 차의 앞부분(본네트)을 손으로 만지며 아직 열기가 식지 않은 차를 찾아냈죠." - TTS 회원(오륜/김민석)

그냥 뺑소니 사고로 처리되었을 수 있는 사건용의자를 인라인동아리 회원들이 찾아낸 것이다. 다행히 사고를 당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많이 다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회원들은 더욱 끈끈한 우정을 느끼며, 모두가 힘을 합치면 어떤 일이던지 잘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뚝섬인라인 동호회 회원들은 오늘도 인라인을 타며 밤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남을 도울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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