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어머니 학교가 개교 10주년을 맞았다김진석
글을 몰라 한평생 고통받았던 어머니들을 위한 공간. 서울 어머니 학교가 10번째 생일을 맞이하였다. 시민산악회 길벗과 사회개혁운동연합의 대중 교육 운동으로 시작한 서울 어머니 학교는 지난 93년에 개교해 무려 2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서울 어머니 학교는 1년이 한 기로 국어, 수학, 영어, 한문반으로 구성되고 11명의 자원 교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여성들은 교육에서 많이 소외돼 왔다. 남아선호 사상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빼앗긴 어머니들이 많았다.
배움의 기회를 잃어버린 어머니들에게 서울 어머니 학교는 문자 해독 능력 뿐 아니라 더불어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공동체 생활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또 교사들은 어머니들을 가르치며 동시에 그 분들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는 곳이기도 하다.
'교사가 지킬 일','학생이 지킬 일', '교가' 가 붙어있는 작은 교실에 낯익은 책걸상이 놓여 있다. 세 개의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는 교실 한 곳엔 초등학생이 보는 '쓰기', '읽기', '말하기 듣기' 교과서가 빼곡히 꽂혀 있다.
개교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20명가량의 어머니 학생들이 모였다. 앞에 앉기 싫어 뒤에 앉아 계시는 모습이나 지각을 해 선생님께 꾸중을 듣는 모습이 영락없는 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