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경륜장 황금알 낳는 거위?

주민소득, 세수입 기대 의문

등록 2003.08.09 13:10수정 2003.08.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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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의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핵폐기물 폐기장' 유치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들이 일부에서 나올 정도로 나주지역경제의 현주소 대한 우려가 심상치 않다.

일자리 부족과 자녀교육문제로 사람들은 떠나고 있지만 인구 유입은 전무하다시피해 지역 경제를 위해서는 '찬물 더운물' 가릴 것 없이 지역에 도움이 되는 사업 유치를 시민들은 갈망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탓에 경륜장 유치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경제적 문제로 살기 힘들다 보니 경륜장 유치를 반대했다가는 자칫 매도되기 십상이다.

타 지역의 경우 시민사회단체들이 경륜장의 역기능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유치 반대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나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관망하는 자세로 이를 지켜보다 최근에서야 조심스레 경륜장 역기능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발맞춰 나주시는 경륜장 '이렇게 추진됩니다'라는 책자를 발간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의 경륜장을 견학 조사결과와 나주시의 경륜장 유치계획을 비교해 본다...<필자 주>


고용효과 의문...대부분 일용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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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나주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시민협) 회원들은 경륜장 유치에 관한 시민토론회를 앞두고 경륜장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창원경륜장을 들러보고 돌아왔다.


시민협에 따르면 고용창출 효과에 대해 창원경륜장은 총인원 503명 가운데 정규직은 71명(임원2명 일반직 60명 기능직 9명), 연봉 계약직은 42명, 일용직 390명(300일 18명 150일 372명)으로 고용인력의 대부분을 일용직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창출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 일용직은 경주권 발매원과 질서유지요원으로 주부와 대학생들이 고용대상이며 주 3일 근무를 통해 50-60만원 사이의 보수를 지급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따라서 전남도와 나주시가 주장하는 250명의 고용효과란 시민들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것으로 전남도와 나주시에서 경륜공단으로 파견되는 공무원과 경기운영과 방송 등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일용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소득, 세 수입 기대 의문

기본적으로 경륜장 안에 매점과 식당 스낵코너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경륜장으로부터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창원 시청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경륜장에 대해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시민협은 설명했다.

시민협에 따르면 2005년 돔형의 광명경륜장이 개장해 잠실경륜장을 대신할 경우 2005년부터는 이러한 특수도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2006년 개장할 나주경륜장 역시 경륜장 고객들로 인한 주민소득 유발이란 기대할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창원경륜장(2000년 말 개장)은 2001년 한해 동안 4186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창원시에 약 151억원의 세수입을 제공했다.(창원경륜장은 경남도와 창원시가 각각 50 : 50으로 투자해 수익 역시 50:50으로 나누기로 했지만 관련법규의 개정으로 실제 창원시의 수입은 50% 이하이다.)

또한 2002년에는 총 7967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창원시에 232억원의 세수입을 제공했다. 그러나 올 들어 지난해 대비 매출액이 20% 감소하고 있으며 올 10월 부산 금정 경륜장의 개장 등의 환경변화에 따라 매출목표액을 최고 40% 이하로 조정했다.

그러나 대전시와 광주, 전남이 경륜장 유치에 나서고 있어 2006년부터는 수도권에 광명경륜장 1곳, 중부권에 대전경륜장 1곳, 서남권에 광주 또는 나주경륜장 1곳, 영남권에 창원경륜장과 부산경륜장 2곳 등 전국에 5개의 경륜장이 권역별로 들어서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창원경륜장은 장외발매소(스크린 경륜장)의 설치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으며 대구시에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나주경륜장은 후발주자로서 초기 창원경륜장과는 전혀 다른 열악한 조건에서 사업을 시작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현실적으로 광주와 전남지역의 제한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나주시에 발표한 막대한 세수입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사행성 방지를 위해 나주시에서 배팅액 상한선(5만원)을 지키도록 하는 ID카드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하자 창원시의 한 관계자는 "경주가 시작되기 전 30분 동안 경주권을 팔게 되는데 경주권 판매과정에서 신분증과 ID카드를 확인하게 되면 판매시간이 5배 이상 소요돼 수익이 1/5로 줄어들어 결국 인건비도 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13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한 전남도가 과연 ID카드를 발급하는데 동의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50만명 유동인구...연간 200억 효과

반면 나주시는 연간 50만명의 유동인구의 유입으로 음식업, 숙박업 등의 특수가 기대되며 연간 200억원의 가량의 지역경제 효과가 발생한다고 경륜장 유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경륜은 매주 금, 토, 일 3일간 운영되므로 경륜이 없는 날에는 시민에게 문화, 체육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며, 경륜장 필드와 선수숙소, 그리고 부대시설 등은 주민들의 휴식 및 다양한 취미, 문화생활과 지역 문화, 체육행사 등의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안이다.

특히 나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전거도시 만들기 사업과 어우러져 자전거도시의 이미지 창출과 사업효과의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다.

경륜장 사업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시는 고객 개인별 ID카드를 발급(1인당 1회 배팅 5만원), 경주권 발매시 제시토록 하고 전산 처리해 경륜참여 빈도가 높은 고객을 특별 관리해 중독예방 및 후유증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경륜장을 나주시는 관광문화 홍보의 장으로 활용해 경륜장을 다녀간 사람들이 나주를 관광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륜장 주변에 농산물직판장과 지역특산물코너, 공예품 등 관광상품 판매장을 설치, 주민소득을 창출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민간부분에 210여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연간 수십 억대의 재정수입 확충을 개대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간의 의견이 상당부분 엇갈려 어느 쪽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지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지만 향후 시민협에서 이에 대한 토론회를 열 계획을 가지고 있어 경륜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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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에서 역사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정치,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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